커뮤니티 중심의 논쟁에 대해

 요새 저는 커뮤니티별 분위기나 특정 이슈에 대한 반응의 흐름 같은걸 살피는데 점점 관심이 없어져가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최근의 메갈과 계약 해지당한 성우분 관련 논란 때문인데 

플러스, 어떤 사건이든 커뮤니티별 세력 다툼으로 몰고가는 관점 자체에 질린 측면이 있어요. 


 특히 페미니즘과 관련해서 온라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 중 그나마 주목할만한 것들은 

(대상이 무엇이든)커뮤니티 정체성 분쟁과 관련되지 않은 것들 뿐이라고 여겨집니다. 

요새는 어딜가든 아주 개인적이고 구체적인 성폭력/성차별 경험담을 토로하는 글들을 부쩍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는데, 말하자면 이런 것들이요. 

또 리우 올림픽 중계에서 해설자가 하는 성차별적 멘트를 수집, 수정하는 아카이브가 생겼다던데 이것도.. 

제도나 정책 외에 언어적인 측면에서 페미니즘 이슈를 다루는, 이전에 한국에서는 흔히 찾아보기 힘든 관점인 것 같다고 개인적으로는 느꼈어요. 


 온라인 공간에서의 발언이나 소통은 오프라인 공간과는 아주 다른 특성들이 있는데

대부분 커뮤니티 단위로, 또는 중심으로 페미니즘을 다룰 때는 이런 차이점에 대한 진지한 고려가 없는 것 같아요.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양상이 또 전형적인 온라인 공간에서의 소통 방식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한 것 같구요.. 

온라인 공간은 끝도 없이 어그로 중심으로 폭주하는 경향이 있고 어떻게 보면 그게 전부랄만큼 다른 중요한 것들을 삼켜버리고 마는 측면도 있는 듯 해요. 


 이렇게 말하는 저도 예전에는 오유나 일베를 바라볼 때 이 하나의 커뮤니티가 상당히 통합된, 집단적이면서도 실체가 있는 집단인것처럼 느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메갈을 둘러싼 논란이 저에게 제공해준 '미러링' 효과로 위와 같은 생각을 상당히 버리게 되었습니다.

특히 일베나 메갈은 하나의 표현형식? 또는 극단적 소수일 뿐인데 중요도에 비해 너무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 우리가 공을 들여야 할 것은 일베의 일부에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는, 메갈의 일부에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는,

현재로서는 모호하고 혼합된 위치에 놓인 대다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진짜 욕구나 바람을 보다 분명하게 규명하고 공유하는 일이라고 생각되네요. 

극단성은 종종 어떤 사건이나 이슈의 발단/동기가 될 수는 있지만 그 뿐이라고 보는데 그에 비해 기승전 메갈 기승전 일베가 이제까지 너무 많이 남발되어온것 같아요. 


곰곰히 생각해보면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다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은데

(솔직히 말하면 저는 한국 사람들은 거의 천편일률적이랄만큼 비슷할 것이라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서로서로 반드시 어떤 극단에 속해있을 수 있다고 가정하는건 정말 망상 폭주 이상도 이하도 아닌것 같아요. 

 

    • 글을 쓰고 나니 정리된 생각을 보충해보면 온라인 커뮤니티가 분명한 실체를 가진 대상이라는 것을 의문시하는 관점에서는 '일베'와 '메갈' 또한 극단적 소수라기보다는 하나의 표현방식이라 보는게 더 적합한 것 같아요.

    • 온라인 커뮤니티가 실체는 있지만 생각의 집합체 정도 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정신/생각/의견은 있는데 몸은 없는 그런 형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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