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는 남자분들만 가나요? 저희는 그렇거든요. 다른 분들은 어떠세요?

23년째고, 중간에 군대간 거랑 외국에 잠깐 있었던 적을 제외하면 매번 갔고, 왕복 4시간 거리구요.

(물론 명절 시즌에 가면 차가 막혀서 왕복 5시간도 걸립니다.)


누나들이 갔거나 했던 적은 통틀어 딱 2번인가였던 거로 기억나거든요.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1번, 사위 인사할 때 1번)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실 성묘에 대한 부담이 커집니다.

물론 그렇다고 돌아가신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싶지 않다는 것도 전혀 아닙니다.


다만, 갈수록 괜히 일부 가족친척들과 그렇게 친하거나 호감이 느껴지지도 않는 것 같고, 지극히 형식적인 절차도 그렇고,

요즘엔 고속도로 공포증까지 생겨서, 조상님께 인사를 드리는 게 목적이라면 꼭 명절 때가 아니더라도 그냥 혼자 조용히 대중교통 이용해서 갔다 오고싶거든요.

(네, 물론 성정체성을 숨기며 결혼 압박 부담을 떨치고 싶어서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저 혼자 조용히 가서 인사드리고,

묘지 잡초 뜯고 흉한 나무가 있으면 톱질도 해야한다면 땡볕에 톱질할 의향도 있는데, 일에 지쳐 좀 쉬고싶네요.


아무튼, 문득 궁금한 거는, 성묘는 저희만 남자만 가나요? 다른 집은 어떠세요?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희 아버지 말대로, 딸들은 다른 집으로 갈 사람들이고 아들만 대를 이으면 그만, 이라서 그럴까요?

그 틀을 제 스스로 깨는 행동을 하고싶은데, 어떡하죠?


이성 혐오라거나 그런 뉘앙스는 아닙니다만, 궁금해서 그렇습니다.

    • 원래 성묘고 제사나 차례에서 절하는 거 남자들만 하죠. 요즘에 옛날분들과 생각이 다른 몇안되는 아버지들이 딸도 참여하게 하고 외가도 들르고 그러죠.
      • 네, 통상적으로 그러했죠, 그건 알겠는데, 이젠 그 틀도 깨어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 아, 여성분들도 가요? 깨어있네요.

        • 제사때만 가기도 하는군요.

    • 원래 유교 예법에 조상제사는 남성만 하는거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음식 준비부터 모든 걸요. 근데 일반 가정에서 그 예법을 안지키고 준비를 여성에게 미루고 남성이 할때는 간소했던 준비가 화려해지고 여성의 노동을 착취하는 방식이 되었다네요.

      성묘도 그런 맥락인거 같네요.
      • 저희는 음식준비도 저희 엄마만 해요. 누나들은 전혀 안 하고.


        사실 음식준비래야 요즘엔 과일이랑 말린 생선과 고기뿐이거든요.


        노동착취(씩이나)로 표현하기엔 성묘에선 남성의 움직임이 훨씬 많은데요.




        법이 바껴야 하는 좋은 예시를 직접 말씀해주셨네요.

      •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대를 잇지도 못 할 거고 이을 생각도 없을 듯 합니다ㅠ

        • 지금은 대를 잇는다는 개념이 전 같지 않치않아요?

          • 그렇죠. 뭐 근데 남성만 성묘 가야한다라는 취지가 어떤 조상을 이어가는 문화에서 비롯된 거 아닌가 싶어요.

    • 생각하시는대로 밀고 나가시면 되겠습니다. 저희는 어머니가 교회 다니셔서 결국에는 제사를 안지내게 됐어요. (한마디로 끝맺기에는 많은 일이 있었지만요.)

      성묘도 원래는 가족이 함께 다니다가 제사를 지내지 않으면서부터 아버지가 사촌오빠만 데리고 다니시더군요. 그러다가 오빠가 결혼하고 명절마다 처가에 가면서부터는 혼자 다니시고, 그런 아빠가 안돼보이셔서(...) 엄마가 같이 다니세요. 저는 따라갈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고요.. 집마다 다 다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집안마다 내려오는 가풍을 바꾸려 할때는 큰일이 생기더군요. 그래도 한 몇년 지나면 받아들여지던데 멀리보고 마음먹은대로 한번 해보세요.
      • 그렇구나. 남아선호사고가 워낙 강한 집에서 태어나서인지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아버지도 절반은 포기한 거 같긴 해요.


        이제 나이도 70이 넘으셨는데, 그렇게 먼 거리를 운전해서 가기엔 이젠 위험하지도 않나 싶네요.


        그냥 저희가 자발적으로 가고싶을 때, 같이 가고싶으면 같이 가고 싫으면 따로 가고, 알아서 가면 안 될까 싶네요.


        꼭 뭐 명절 때만이 아니더라도. 이번에 그냥 미친 척하고 개기려구요ㅠ 변화를 위한 어쩔 수 없는 반항이라고 생각합니다ㅠ

    • 제목만 보곤 '저희집은 부친의 엄마 아빠 뵈러 하루 꼬박 나들이 하러 가는 기분으로 가요'라고 적으려다... 산사람이 그렇게까지 소모적으로 지쳐가면서 해야만 하는 전통이란거 전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이란거 세월이 가며 바뀌기 마련이고
      •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게 뭐라고, 이런 댓글에 진짜 힘이 나네요.

    • 저희집도 저 어릴때만 해도 그랬는데 -이동거리는 다 똑같았죠 고향에 있는 할머니집으로 온가족 다 모였으니까 하지만 모여서 음식은 여자만, 제사때 절은 남자만, 밥도 남자상 여자상 따로먹음, 남자는 밤깎는거 말고는 리모컨돌리는거랑 고스톱치기 술먹기-요즘이야 자녀가 한둘인 집이 대다수라 아들들만 솎아서 어데 데려간다는게 ㅋ. 그리고 애초에 성묘 자체를 안하는 집도 많아졌죠. 저희집도 제사 다 없애버렸어요 성묘도 안가요. 그래서 전부칠 일도 없는데 엄마가 명절기분낸다고 조금씩 만들어서 싸들고 외갓집 나들이 갑니다. 살아계신분께 집중해야죠
    • 부모님 세대는 남자만 갔어요

      손주 세대는 여자도 가긴 했는데...

      남자 손주가 있는 집이랑 할머니랑 사이가 안 좋아서 명절에 참석을 안 했기 때문에, 여자 손주들밖에 없어서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죠.
    • 저희 집은 추석 1주일 전에 술하고 마른안주만 챙겨서 가족 묘에 찾아가 성묘하고 추석에는 온 가족이 펜션에서 바베큐파티를 하지요. 그러고 보니 추석이 두달도 안 남았네요.



    • 명절 성묘는 저희집은 친할머니 기준에서의 며느리까지는 다 따라갔습니다. 딸들이야 성묘시점인 당일 새벽에는 시댁에 있으니까요.

    • 결혼하면 이 제사 땜에 한바탕하죠. 며느리들이야 자기 조상도 아니고 특별히 추모의 정도 없는데 제수 흥정부터 해서 하루종일은 아니지만 더운 부엌에서 지지고 볶고 끝나면 설거지까지 아주 죽을 맛이죠. 남편들만 하는 행사로 축소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원래 제사가 남편들의 의식이기도 하고. 물론 며느리 중엔 남편을 정말 각별히 애정하여서 남편의 조상 추모하는데 서포트를 해주고 싶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하다 안하다 하면 또 왜 안하냐는 말이 반드시 나옵니다. 가정분란의 불씨가 됩니다. 제수준비부터 뒷마무리까지 며느리들은 참석못하게 해야합니다.
      • 아 저도 며느리까지 데려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전 할머니 성묘하러 가는데, 그래도 같이 보고 자란 저희 누나는 갈 수 있지 않나 - 그렇다고 음식을 준비하지 않는 - 라는 생각이 들었던 건데, 사실 전 여자도 가야한다를 말하고 싶었다기 보다는, 남자라는 이유로 반강제적으로 가야하나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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