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싸움판을 보고 - 작가와 독자의 권력관계

메갈리아를 기준으로 전선을 통일해서 양쪽에서 줄 세우기하고 있는 현 상황을 보면 차라리 아무런 입장표명을 안하는 분들이 현명하시구나 하는 생각만 들어요.
스핀오프식으로 웹툰계에서 벌어지는 싸움판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끝장을 안보면 끝나지 않을것 같네요.

궁금한건 작가와 독자의 관계에 대한 생각이에요.
현재 독자들이 화내고 있는 부분이 작가들이 독자를 우습게 본다는 점같은데 이게 단순히 트윗의 태도에 관한 건지, 내용에 대한건지 모르겠어요.

독자의 권리도 작가의 권리도 옳다 가 정답이긴 하겠지만 어릴적 '농부 아저씨의 피땀 흘린 쌀을 감사히 먹어라'는 식의 교육을 받아온 저는 공급자 쪽으로 조금 기우는 편이거든요.
'독자 없는 창작자가 있을수 있냐?' 라는게 한쪽의 주장인데 그건 창작자의 노력을 무시하는 것같기도 하고 '그럼 너넨 재미없는걸 자비심으로 봐 왔니?' 하는 반론을 하고 싶게 만들구요.
'너말고도 볼 작가의 만화는 많아'라는 말은 자유롭게 하면서 그반대는 하면 독자를 무시하는 행위가 되는건 좀 불공평해 보여요.
여러분 성원에 감사해요 하고 울먹이며 1위 소감하는 아이돌 그룹을 볼때조차 '너네가 죽도록 노력해서 그런거지' 하는 생각이 들때가 많아요.

결국 '인기'라는 것을 예술가의 성과로 보느냐? 수용자가 부여하는 것으로 보느냐? 가 쟁점인것 같은데 저는 8:2 정도?

    • 르브론의 리얼월드 발언도 비슷한 맥락이긴한데 당시엔 심하게 욕먹었지만 시간지나고 우승도 세번하니 자연스레 쉴드가 생기더군요



      특정선수와 일반팬들(안티포함)과의 관계


      특정기업과 일반 소비자(그 기업제품 쓰지않는 사람 포함)와의 관계


      정치인과 일반 유권자(지지하지 않는 사람 포함)와의 관계도 비슷한 구도 인것 같은데



      본인이 성공한데는 본인능력도 있지만


      그 판을 만들어주는 일반대중들도 무시할 수는 없죠


      저런 발언은 다른걸 떠나서 전략적으로봐도

      바보같은 발언이죠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는거랑

      입밖에 뱉는건 전혀 다른차원
    • 자기랑 사상이 달라서 이 작가 작품 안보겠다 선언하는것 까지야 소비자의 권리니까 그러려니 하겠는데, 이 작가 사상이 마음에 안드니 잘라버리라고 회사에 압력을 넣거나 정부보고 강한 검열을 시행하라고 하는건 너무 나간 행동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독자라곤 해도 자기들은 죽기 싫으면 석고대죄하라느니, 강간하고 팔다리 잘라버리겠다느니 말하면서 거기에 대해 작가들이 공손한 태도를 보이길 바라는 것도 좀 이상하지 않나요.
    • 보이콧이야 할 수 있죠. 작가가 개돼지 발언을 한적은 없지만 워낙 심성이 쿠크다스라 지능이 떨어져 보인다는 지적을 개돼지 취급처럼 해석하는 것도 뭐 그렇다 칠 수 있습니다.

      그럼 그 발언을 한 사람들한테만 따지면 될 일인데 왜 김자연 성우를 지지한 모든 사람들을 한통속으로 묶어 저들이 작가를 무시한다며 예스컷 검열 운동을 하고 회사에 밥줄 끊으라고 압박을 놓을까요.


      창작자를 무슨 동일체로 여기는 것도 황당하지만 결국 작가가 독자를 무시했다는 건 핑계고 메갈의 존재를 지지하는 너네를 용서할 수 없다는 거겠죠.

      그 수단이 검열이고요. 참 대단들 합니다.
    • '그린 웹툰을 봐 주시는 게' 작가들이 엄청 황송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들 넘쳐 흐릅니다. 요일 웹툰의 경우 전날 11시에 일제 업데이트 되는 게 일반적인데 원고 송부가 늦어서 그 때 업데이트되지 않고 다음 날(맞는 요일)에 업데이트 되는 것 갖고도 '지각'이라면서 사과 안하냐고 난리쳤고요.([빵점동맹]이 대표적) 지금 한국 사회는 뭔가 갑질의 여지가 손톱의 때만큼이라도 있다면 갑질하는 걸 당연히 여기는 사람이 천지빼까리인 상태입니다. 가관이죠.

    • 그 좋아하는 미러링 한번 좀 비틀어서 적용해 봅시다.




      남양유업이 대리점주들 욕설하고 착취하는 일에 분노한 소비자들이 "니네들 유제품 안먹어" 하고 불매운동 들어갔을 때 남양유업 반응이 "우리가 대리점주들하고 부당계약을 하든말든 그건 우리하고 대리점주들 사정이고 소비자 당신들은 우유 팔아서 잘 먹었으면 우리한테 고마와해야지 무슨 불매운동이냐 먹지마 그럼" 이런다 칩시다. 소비자가 아이쿠 남양한테 잘못했구나 하고 쏙 들어갈까요, 뿔따구가 날까요?




      독자들이 결재한 캐시로 월급 받는 작가인 처지에  "그럼 보지마" 이렇게 나오는 작가라면 모욕받았다고 생각하는 독자가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저 작가 쓰레기다, 말려죽여야겠다 라고 반응할 거라는 예상은 하나도 안 든단 말인가요. 웹툰을 취미로 하고 물려받은 빌딩이나 과수원이 있어서 창작활동 안 해도 생계 방도가 있는 작가라면 또 몰라도 말이죠.

      • 근데 저는 넥슨에 성우 교체하라고 압력 넣는거랑 다시 성우 교체에 불매 운동하는거랑 뭐가 다른지 판단이 안서거든요.
        • 전자가 '내가 하기 싫은건 남들도 못해야 해!' 하며 남이 경험할 기회를 뺏는 행위라면, 후자는 '내가 하기 싫은건 내가 안한다!'며 영향을 자기 자신으로 한정시키는 행위이죠.
          • 나혼자 안할거면 방구석에서 가만히 있으면 되는거죠.

            불매운동이란 것도 결국은 '하지말자' 주장하는 거에요.
            • '하지 말자고 하는'주장과 '하지 못하게 하는' 강제성의 차이죠.

              책으로 바꿔 표현해보면 어떨까요?

              남초집단의 성우교체요구가 시장에 나온 책을 다 회수하라는 검열의 형태라면, 여초집단의 넥슨탈퇴는 그 책을 읽지 말자는 불매운동인거죠.

              이 차이가 아직 안받아들여지나요?
              • 넥슨의 입장에선 그 차이가 유의미한가요?

                '장동민 하차요구'와 '여혐방송 MBC 보이콧'의 차이정도로 보이네요.
                • 보통 기업의 입장에서도 아예 문제의 소지를 없애버리는 쪽이 필연적으로 더 많은 손실을 가져올테니 하차요구 쪽을 더 꺼리지 않을까요?


                  (실제로 그런 이유에서 장동민도 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방송할 수 있는 것일테고요)


                  사실 그래서 처음에는 이번 넥슨의 결정이 이성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 선택으로 인해 그동안 과금유도나 운영미숙, 정치권과의 거래 등으로 넥슨을 공격하던 이들이 전부 넥슨 옹호로 돌아서는걸 보면  넥슨 입장에서는 진짜 신의 한수였구나 싶기도 합니다.

      • 1. 위의 비틀어 제시하신 미러링에 대한 질문 좀 할게요.


        데메킨 님이 쓰신 댓글은 "독자들이 결재한 캐시로 월급 받는 작가인 처지에" "그럼 보지마"를 못하는 게 정상적이라는 건데,


        이건 남양유업과 같은 악덕! 웹툰 작가에게만 해당되는 발언인가요? 아니면 월급쟁이 일반에게 적용되는 건가요?


        세 번째 문단 내용만 보면 월급쟁이 일반에게 적용되는 상황인데(두 번째 문단이 없어도 충분히 성립하는 내용이거든요), 굳이 남양유업 얘기를 끌고 오신 건 어떤 함의가 있는 건가요? 


        2. 웹툰 작가 개인과 남양 유업을 같은 선에 놓을 수 있느냐는 차치하고서라도,(웹툰 작가 개인이 아니라 범 웹툰 작가군이라면 이미 위에서 지적된, 창작자를 동일체인양 하며 호도하는 상황이 되는 거고요)


        미러링을 다시 미러링하자면,


        현재 상황은 예컨대 남양 주식을 보유해서 남양 불매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 범 남양 관계자여서 불매에 영향을 받는 직원, 동종업계 종사자, 남양과 무관한 개인 등이 sns에 남양불매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남기자, 대중 다수가 그들을 직장에서 내쫓으라는 실력행사를 하는 상황 아닌가요? 이런 상황이 문제 없다고 보십니까? 저는 작금의 사태가 광풍같이 느껴지거든요. 사람들의 진보연하던 태도 이면이 드러난 것 같아서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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