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 남깁니다

말이 안 통한다고 판단했을 뿐더러 더이상 구론을 진행해봤자 진전도 없을 것 같아 묵묵히 이런 얘기에 언제부턴가 끼지도 않았습니다만, 여러군데서 또 문제가 회자되다 보니 또 드는 생각이 있어 그동안 이곳 저곳 얘기되는 걸 보면서 느낀 제 소감을 얘기하겠습니다. 이후 가타부타 몇몇 유저분들이 뭐라 빈정댈 것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만 저는 그것도 그것대로 그저 존중할 테니 더이상 구론은 안 할 겁니다. 일방적으로 제 하고픈 얘기만 전달하고 말겠습니다.

일전에 댓글에서 간접적으로 저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 적이 있을 겁니다. 저는 모대학 대학원에서 부전공으로 gender studies 관련해서 여성문제에 대해 연구테마를 잡고 연구한 적이 있고, 그 전 학부생때도 학교 학풍이 워낙 진보적인데다 페미니즘 학계에서 굉장히 유명한 교수가 많아서 젠더 교육에 대해서는 서스럼없이 받아들이고 모르는 것은 배웠었습니다. 저 역시 한국에서의 젠더 문제나 사회적 불균형에 대해 통감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곳 몇몇 유저분들과도 충돌했지만 한국의 몇몇 여성단체의 접근방식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단체들이 지향하는 게 페미니즘의 정론처럼 되는 것 같아 화가 납니다. 제 입장은 분명합니다. 젠더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 제기 얼마든지 좋습니다. 그런데 21세기에 왜 반세기~1세기 전에 하던 걸 고스란히 답습하나요? 왜 대척하고 투쟁, 저항하냐는 겁니다.

지금 시대는 역행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진보가 더디더라도 사회적 인식은 바껴가고 있고, 서로 법제안에서 정책적으로든 교육적으로든 풀어나갈 숙제들이 남아 있죠. 젠더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젠더에 대해서도 슬금슬금 남성들도 귀기울이기 시작하고, 비록 여성 권익 향상이나 여성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개선방향이 특히 한국에서는 다른 산업선진국에 비해 다소 더디기는 하나, 지금 볼 때 여러모로 여성의 문제 제기와 우리 사회에서도 다시 돌이켜 보는 단계이며 같이 고민하고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화두를 바꿉니다. 머스큘리즘 학문이 대두된 건 여성계 쪽이었습니다. 페미니즘 학자들이 "젠더"라는 개념이 명확해졌을 무렵, 남성들도 젠더 구조의 피해자라고 역발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gender studies는 그래서 여성문제에 대해서도 얘기하지만, 남성문제에 대해서도 얘기합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을 보면 당장 징병 문제같은 불균형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여성들은 이에 대해 관심이나 가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부 여성계에서 모병제로 전환하면 되지 않느냐, 몇몇 의원이 발의하고 그러는데 당장의 현실성이 있는 건지 검토는 했나 모르겠고, 그리고 솔직히 문제의식에 있어서도 바깥 일 구경하듯 보지는 않나요? 한국 사회에서의 구조적 문제가 사실 이 군대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 상당히 크다고 보여지고, 이에 영향을 받은 사람뿐만 아니라 더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사례도 적지 않은데 여성들은 사실 여군 성폭행사례같은 여성관련 이슈에만 관심 가지지, 똑같은 젠더 문제로서 남성이 안는 문제는 얼마나 관심을 가집니까? 남성들도 군대에서 부지기수로 계급과 권력, 조직 분위기에 따라서 억압적으로 피해 받기도 하며, 여러 불가항력적인 사건사고와 위험에 노출돼 있죠. 이게 한국에서 멀쩡한 남성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받아들여야 되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하면 맥 빠지게 "뭐 그런걸로 쪼잔하게 그러냐.", "여자로서 안고 있는 문제에 견줄 수 있는 거냐?", "안좋은 걸 또 여성한테도 같이 동참시키거나 전가시키고 싶은 거냐?" 이런 반응밖에 더 있습니까?

제 할 말은 이미 다 한 것 같습니다. 상식적으로 말 통하는 사람끼리는 대화로 풀어나가면 됩니다. 서로의 고충에 대해서 말하고 이해하고, 토론할 건 또 토론하면 됩니다. 문제의식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며, 정당히 따질 건 따져야 됩니다. 그런데 미러링을 비롯 저항의식이랍시고 전개되는 작태를 보면 여성혐오 및 억압돼있는 한국의 젠더 구조에 대한 어떠한 허상을 두고 돌팔매질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성권익 향상과 젠더구조의 개선을 위해 움직인다기보다는 그냥 싸우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화풀이하는 거죠.

많은 옹호하시는 분들은 이것이 정당하고 불의에 대항하는 저항의식이라 보고 있으니 뭐라 설득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보고 있으면 예전 주사파 선배들 생각도 나고요. 일부 학자나 유명인사도 "이런 여성의 분노는 이제 시작에 불구하며, 앞으로 소리를 더 키울 것이며 변화가 일어난다"고들 하는데 저는 회의감이 듭니다. 저는 사회 및 시대 배경상 그런 저항의 움직임과는 괴리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 일이 그렇게 유의미한 진일보인지는 후대의 역사가 평가하겠죠. 말그대로 이 일이 옳은 시도였는지 그른 시도였는지는....
    • 징병 문제에서의 불균형에 대한 대안이 여성징집으로 가서는 곤란하다고 봅니다. 군대라는 조직 자체가 갖는, 훈육을 통한 순종적 신체의 양산을 더 확산시킬 것을 요구할 순 없죠. 그렇다면 대안은 징집의 축소와 군 관련 인권 현안에의 개입일텐데, 이 문제에 있어 여성들의 발언권은 (그들이 군에 다녀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매우 제한되어 있습니다. 일례로 예전에 양심적병역거부가 이슈화될 무렵 한 여대 총학생회에서 이를 지지하는 퍼포먼스를 했다가 디씨 햏자들에게 사이버테러를 당한적이 있죠. 군대도 안가는 것들은 군 문제에 입닥치고 있으라고요
      • 훈육을 통한 순종적 신체의 양산을 더 확산시킬 것을 요구할 수 없다는 것이 여성징집에 대한 반대 사유라면, 같은 맥락에서 여성 일방에 의한 병역의 이행도 고려해 볼 수 있는 선택지가 된다는 말씀이신가요? 아니면 여성 쿼터제 등의 방식은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물론 평균적 신체능력의 차이나 제도 변화에 있어서의 문제점 따위의 한계점이야 이 아이디어들에 얼마든지 제기할 수 있습니다마는... 병역이행의 범위 확대에 있어서 국가에 의해 자행되는 폭력의 확대에 대해 이야기하시니 드리는 말씀입니다. 병역이 결국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의무이고, 그것이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생물학적 성별을 기준으로 일방에게 강제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문제상황이 아닐까요. 군 인권 개선에 있어서도,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두 배 가까이 증가한다는 건 꽤 큰 개선의 동인이 될 수도 있겠죠.

        • 페미니즘도 여러 갈래가 있고, 님 생각처럼 동등한 시민권자로서 여성의 권리와 역할을 고민한 초창기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징집을 말하기도 했죠. 전 페미니즘이 군축과 병역거부권을 옹호해야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현재의 인권피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피해자가 두배로 늘어냐야 한다는 말은 좀 황당하네요
          • 그러면 이미 징집당한 사람들은 어떡할지 그런것들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죠. 그저 평화와 인권을 위해 군축, 병역거부권 허용을 하기엔 더 숙고가 필요해 보입니다.
    • 음? 21세기요?? 기차타고 두시간만 가면 아직도 여자랑 겸상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본인과 손님들은 대청에서 상차림 받고 부인과 딸은 부엌에서 따로 먹어야 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나라에 무슨 21세기요??? 글쓴 분 주변만 21세기라고 남들이 다 21세기에 사는 건 아니지요. 학도병 출신인 친척 어르신은 빨갱이 다 잡아죽여야 한다고 거품물고 네이버에 댓글 다시는 통에 가족들이 그거 말리느라 애먹는다는 얘기 듣노라면 6.25도 현재 진행형인 듯 합디다. 

    • 전 개인적으로, 남성이 갖는 문제는 남성이 먼저 나서서 따로 운동을 하고 그 다음에 페미니즘과 연대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징집 문제는 남성이 나서서 헌법재판소에서 해결해야지 그걸 여성에게 나서서 해결하라고 하는 건 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물론 남성들이 군대에 끌려가는 것을 손뼉치며 반기는 건 아닙니다. 아까운 2년을 군대에서 썩이는 게 안타깝고 그곳에서 벌어지는 인권 문제들을 생각하면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 그리고 지금껏 사회구조에 억눌려 살아오다 이번 일을 계기로


        페미니즘에 눈을 뜨고 자신의 주변을 보게 된 여자들도 있어요.


        모든 여자들이 다 페미니즘을 님처럼 공부하고 연구해왔던 게 아닙니다.




        지금은 그저 "내 목소리를 들어줘!"라고 외치고 있는 거죠. 


        머리로 공부해서가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감정이 터져나와서요. 


        전 그 흐름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누가 막을 수 있는 것도, 자격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 전혀요. 페미니즘을 비롯 젠더 문제는 비잔 남자의 것도 여자의 것도 아닌데 왜 여성만이 가지고 해결해야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제기하고 있는 문제는 남성들에게 있는 거 아닌가요? 그럼 남성이 해결의 주체가 되지 않나 싶네요.


          전 흐름을 막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게 어떻게 전개될 지가 그냥 걱정될 뿐이죠. 제가 아는 모 교수님도 흐름이 자연스럽다 보시는데, 왜 그렇게 보냐 물어보니까 여러 산업선진국에서 여성운동의 전례가 있었으니 한국도 발생하는 게 자연적인 수순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산업선진국은 대체로 68혁명 전후에 있었어요. 아무리 한국이 사상적으로 낙후돼있고 가부장적인 구시대적인 사회라 할 지라도 저고리 입고 다니지 않고 하이힐에 백을 매고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는데 포스트모던의 징조가 보이진 않을 거라 봅니다. 요즘 젊은 남편들 가사와 육아는 분담하다는 인식은 대체로 하지 않나요? 부르카 쓴 저쪽 동네나 아직도 여성할례와 조혼 같은 게 있는 동네도 아니고 충격을 얼마나 안겨주겠어요.


          위의 어느 분은 21세기에 겸상 안 시키는 본인 댁 어르신과 레드컴플렉스의 혈안인 어르신을 얘기하는데 이건 남성의 문제일지 세대의 문제일지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어디 남자친구나 남편이 "어디서 여자가 나랑 겸상을 해!" 이러진 않을 거 아니에요. 누군들 정신 나갔다 생각하죠.


          어느분은 십몇년전 햏자 얘기를 꺼내면서 군대 얘기를 꺼내는데, "양심적 병역거부" 자체가 그 당시에 표현부터 논란이 많았는데다 여대 총학생회에서 다짜고짜 폭력을 가르치는 군대 운운하며 병역거부 촉구하는 게 어찌 병역 문제에 대한 구체적 논의로 전개될 수 있는지 생각은 해보셔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그때 사고방식이 지금 얼마나 유연해졌는지 저는 해외 쭉 살다 와서 그런지 확 느껴지는데 말이죠. 한국도 십몇년전에 비하면 정말 많이 바꼈습니다. 저도 나라 뭐 같다면서 욕 엄청하고 해외갈 땐데, 그땐 해외도 뭐 같았죠. 동양인이라고 이상하게 쳐다보고...
          • 요즘 젊은 남편들이 가사와 육아를 분담한다고 인식한다고 생각하시는데 제 주변 사례만 봐도 딱히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실제로 어떤지 궁금해져서 한번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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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는 통계청 사회조사 2010, 한국여성정책연구원(성 인지 통계정보 시스템) 에서 조사, 정리한 것이라고 합니다. 


            젊은 남편이라고 하면 30대가 대종일 테고, 이른 경우에 20대도 포함되는 정도겠죠. 


            그런데 30대조차도 공평분담보다는 주로부인이 훨씬 더 높네요.


            사실 말로 공평분담이라고 해도 정말로 1:1 비중으로 나눠서 하는 집은 거의 본 적 없습니다. 


            전업인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맞벌이의 경우에도요. 


            뭐 그냥 그렇다고요. 본문 글이 전혀 틀렸다는 건 아닌데, 현 상황에 대한 이해는 저와 상당히 다르신 것 같습니다. 

            • 이런 자료가 나오면 아득해지기는 합니다. 사실 남유럽, 서유럽 남편네들 통계자료랑 대조군이 될 수도 있겠지만, 통계학적으로 말하자면 케이스 자체가 별로 없어요. 개선추이를 봐야 되는데 표본 크기도 작고요. 그래서 사실 가정 관련 통계는 아직까지 좀 협소하다고 보여집니다. 한국 학계가 아직 가족사회학이 그렇게까지 발달하지는 않은 지라... 그리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자료가 인용돼서 드리는 말씀인데, 그곳에서 출간되는 학술지나 보고서를 탐독하신다면, 제가 말하는 어조가 거기하고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제가 말한 걸 하나하나 다 딴지 걸면 마치 한국의 2~30대 남성의 8~9할 이상은 공동분담한다는 말로 치부하고 딴지 걸면 되니. 여기서 질문. 공동분담은 어떤걸까요?

          • 어느 분은 21세기에 겸상 안 시키는 본인 댁 어르신과 레드컴플렉스의 혈안인 어르신을 얘기하는데 이건 남성의 문제일지 세대의 문제일지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어디 남자친구나 남편이 "어디서 여자가 나랑 겸상을 해!" 이러진 않을 거 아니에요. 누군들 정신 나갔다 생각하죠.


            오독하셨는데 저희 집 얘기가 아니라 제가 직접 만난 어느 동네 유지의 일상이었습니다. 정신나갔다고요? 그게 그 지방에서 아직 일어나는 일이라니까요. 여자가 감히 겸상운운 하는게 정신나간거라 보는게 그 사람들 입장이죠. 21세기로 표현하신 평등한 미래 따위 남 얘기일 뿐인 곳이 아직 많다니까요.
    • 수직적으로 우선해서 향해야할 분노가 자꾸만 수평적으로만 나타나는것같기도 합니다.
    • 매우 동의합니다. 그리고 맞아요 다들 젠더 박스라는 거 벗어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치하게 군대니 임신이니 기계적인 평등이 아니라요


      알아서 갈라 싸워주니까 이때다 싶은 누군가 이 진영 논리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있겠죠.


      지금은 너무 감정적이라 이런 말이 들릴까 싶습니다만...

    • 메갈을 비난하지 않았다고 하여 살생부가 만들어지고 일에서 강판당하고 메갈은 칼로 배를 쑤셔버려야 한다는 덧글이 달리는 21세기에 걸맞게 저런 일들 당하면서 군 문제까지 고민하는 건 솔직히 말해서 저한테는 역부족처럼 느껴지긴 하네요. 앞으로는 당연히 생각해봐야겠죠. 결국 다같이 잘 살자고 하는 일이니까요. 저 죽기 전엔 21세기스러운 사고가 가능한 조국이 되어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 저도 상당부분 동의합니다. 전 사실 왜 페미니즘 측에서 군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지 항상 의문입니다. 백날 남자들이 미소지니가 사회에 만연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고 한탄할 이유가 없거든요. 병역의 차별적 부과가 가장 가시적이고 제도화된 미소지니임을 지적하면 그걸 이해하지 못할 사람이 존재할 것인가에 대해 저는 회의적이거든요. 게다가 반드시라고는 할 수 없더라도 사회운동의 흐름이라는 게 가시적이고 제도적인 것으로부터 비가시적이고 암묵적인 것으로 확장되어 가는 것이 효과적이라고도 생각하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미소지니는 차별적 병역이행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놔 둔 채로 비가시적이고 암묵적인 미소지니에 대해 이야기 해 봐야 결국은 미소지니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 남성들로부터 '군대나 갔다 오고 이야기해' 따위의 얘기를 듣게 될 뿐인데요.

    • 오히려 최근 2,30대 남성은 남성이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죠. 인식이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메갈리아가 돌팔매질하고 있는 게 허상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것 같고요.




      여성운동단체에서는 메갈리아를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기보단 한 현상으로 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저항의식에서 시작됐고, 성과도 있었고 그만큼 부작용도 많았고요. 어쨌든 이게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가 정말 중요한데, 그걸 누가ㅔ 컨트롤할 수 있는 방법은 없죠. 조직적인 단체가 아니가 아니라 자생적으로 생긴 곳이니까요. 그렇다고 모처럼 생긴 여성들의 분노와 조직을 다 배척하고 갈 수도 없는 거고요. 말씀하신대로 상식적으로 점차적으로 진보하면 이상적이긴 한데, 그게 현실적인진 모르겠습니다.

    • 페미니즘이 군대문제를 얘기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건, 페미니즘에 대한 공부가 부족해서라고밖에는 생각이 안 됩니다. 왜 그 목소리를 내 귀에까지 들어오도록 크게 내지 않느냐고 물으신다면,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가로 막히고 무시되기 때문이라고 답하겠습니다.

      관련 논의가 궁금하시다면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에서 나온 <페미니즘의 개념들> 중 "여성과 군대, 그리고 여성의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항목을 참고하세요. 구글에서 검색하면 본문 일부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왜 21세기에 한국 여성운동이 투쟁적인지 궁금하시다면, 페이스북 "여성대상범죄out" 페이지를 한 번 보시기를 권합니다. 사실 뉴스만 챙겨봐도 되긴 합니다만.. 페이스북 가신 김에 "김치녀2" 페이지도 함께 들러보세요. 한국의 상황이 한 눈에 보이실 거예요.
      • 페미니즘 학계에서 전혀 얘기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게다가 블라인드나 불균형 논문이 한국 학계에서 몇개나 있을까요 스콜라에 소팅해도 거의 전무한데-젠더구조에 대해 지적하는 여성분들을 지칭하는 거였고요. 남성을 비롯한 총체적인 젠더 문제에 관심이나 있는지 반문해 본 겁니다.
    • 예전 고종석의 엠마 왓슨에게 보내는 편지와 겹치는 느낌이군요. 다른 젠더를 고려한 페미니즘을 얘기했어야 한다는 고종석의 지적에 노정태가 지금 우리는 왜 다시 여성을 내세워 얘기하는지에 대해 답변을 했죠.

      님은 사회가 진보해가고 있는데 왜 운동은 예전 방식으로 답습하냐, 군 문제에 대한 고민은 해봤는지 모르겠다며 고종석과 비슷한 글쓰기를 하고 계세요. 뭐 님이 말씀하신 맥락 꿘들이 그거 예전에 했던 방식이다, 좀 새로워지라는 맨스플레인의 반복이고 여성들이 처음 들은 얘기도 아닐겁니다.

      그런데 어쩌나요? 지금 여성들이 느끼는 게 그렇다는데요. 제도가 개선되어도 인식의 갑갑함과 일상의 차별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느낀다는데요. 다시 한번 여성을 전면에 끄집어내고 전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느낀다는데요. 님은 지금 여성들이 허상과 싸우는 것 같다며 여성들의 체감을 평가절하 하십니다.

      어쨌든 페미니즘에 있어 중요한 건 남성의 체감이 아니라 여성의 체감 아니던가요? 사회 경제적 지표가 동등하고 정신적,물리적 폭력이 거의 그친 상태라 하면 그 체감이 과장이다 아니다 따져볼 수 있겠지만 지금 근처도 못 왔습니다.


      본인이 느끼기에 더 좋은 운동 방식이 있다? 그러면 그냥 실행하시면 되는 겁니다. 나는 이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광고도 하고요. 지금 트페미 및 메갈의 방식과 공존하지 못할 이유가 하등 없습니다.


      그리고 군성폭력에 대한 연구도 페미니스트들이 상당수 하지 않나요? 당장만 하도 권인숙씨 같은 실천가 이름이 떠오르는데 여성들이 그쪽에는 관심도 두지 않고 있다라...
      • 뭐 좀 거창하게 얘기하고 자기 맘에 안 들면 멘스플레인이겠죠. 이러니 권인숙 얘기가 나오고 그러네요. 더이상 구론은 안 하겠습니다.
    • 군대내 성폭력 문제를 젤 먼저 연구하고 사회문제로 환기시킨건 권인숙 선생인데요. 권인숙 교수 전에 대체 누가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걸 알고는 있었나요?
    • 윗분들이 지적한것처럼 페미니즘이 군대 문제에 발언하지 않는다고 보는건 페미니즘에 대한 무지의 소치 맞습니다.

      그리고 햏자테러가 10년전 일이라 한국이 많이 바뀌었을거라고 넘겨짚으시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더 악화된 것 아닌가요? 페미니즘 자체에 대한 공격은 더 심해졌고, 군 문제로 페미니즘의 입을 틀어막으려는 시도는 여전하죠. 10년 지났으니 나아쟜을거다는 전제는 막연한 진보사관이고, 그것도 큰 틀에서 보면 페미니즘이 싸워야할 대상이죠.

      스스로 나 페미니즘 공부 좀 했네 하는 사람들이 엄한 소리하는 것이 10년전보다 늘어났다면 늘어났겠네요.
      • 저도 윗분들한테 얘기한 걸로 대체하겠습니다.
    • 십여년전쯤에 들었던 여성학 교양강의에서도 남성 역시 젠더의 피해자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는데 그게 무슨 최근 경향인지 모르겠네요. 군 문제가 중요하고 같이 논의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게 가장 선결적으로 해결해야 하거나 중대한 문제는 아닙니다. 직접 그 문제의 심각함을 느끼는 사람이 주장하고 거기에 공감하는 사람이 연대해야지, 무엇을 주장하기 위해 왜 이것에 대해 침묵하느냐는 식으로는 문제 해결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 경향이라 한 적 없어요. 머스큘리즘이 나온 게 언제적 얘긴데, 마음대로 읽고 흠잡으세요.
    • 남자도 젠더 구조의 피해자라고 보는 시각에 대해서 저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남성 위주 사회에서 사회가 바라는 남성상이 되는 교육을 받고, 남성이라는 이유로 보이지 않는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군대문제가 없는 외국에서도 '남자로서의 역활, 가장으로서의 책임'에 얽메이는걸 피해자라고 하는 것 같은데요.


      저는 젠더 교육의 수혜자라고 생각합니다. 군생활 2년, 그것도 힘있고 빽있는 집안 애들은 안가고 여자도 안가고 가게 된 사람들은 스스로 '어둠의 자식들'이라면서 억울하겠지만, 그 2년만 버티고 나면 남자로서 보이는/보이지 않는 수혜를 평생 얻게 되거든요. 




      제가 이 (후진) 회사에 입사할때도, 남자라는 이유로 여자 지원자들보다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고, 입사후에도 저보다 똑똑했던 여자들은 결혼이다 출산이다 육아다 하면서 보이지 않는 압박속에서 퇴사할때, 똑같이 '육아때문에 칼퇴근' 하고, '아기 예방주사 때문에 연차' 막 쓰던 저는 버틸 수 있었습니다. '요즘 애들은 별나네..' 정도 취급 받으면서요. 여자였다면 '이럴거면 회사 그만둬라.' '이래서 결혼하고 애 낳으면 그만둬야돼' 같은 막말을 들었겠지요. 




      제가 몇년전까지 업계에 여자 '부장'조차도 없는 걸로 악명 높은 곳에서 일하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건지도 모르지만, 교사 성비가 이미 여자쪽이 더 우세한데 승진은 남교사가 더 빨리 한다는 기사를 보면 사회의 표준이 되는 공무원 사회도 그닥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성평등을 강제하기 위해 여성임원 할당제 나오는거 보면 유럽도 마찬가지고...  단지, 그쪽은 이 사회가 불평등하다는걸 인지하고 그걸 고쳐보려고 노력하지만, 이쪽은 '이미 평등함 아니 여자가 더 유리함' 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다는 게 차이일뿐. 









      • 그건 본인 생각이니 뭐라 얘긴 안 하겠습니다. 단 한가지 말씀 드리자면 간접적 피해가 군대문화로 인한 소위 사회생활을 지탱하고 있죠. 군대 관련 젠더문제는 파면 팔 수록 계속 나오는 봇물이라 저는 봅니다.
    • 글쎄요. 페미니즘에 정론이 있었던가요? 부전공까지 하셨다고 했는데 제가 느끼는 거랑 글쓰신 분이 느끼시는 게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요즘 영향력이 크고 특히 젊은 여성들한테 인기가 많은 Lena Dunham씨 발언 몇 개만 찾아봐도 "투쟁하고 대척, 저항"하는 것이 구시대적 양상이 아님을 알 수 있을텐데요.


      제가 얄팍하게 여성학 개론서로 공부하고 업데이트를 안해서 그런가요, 페미니즘은 여러 다양한 목소리를 포함하는 흐름 같은 것이 아니던가요? 저도 굳이 따지자면 말씀하신 남성도 차별의 피해자라는 자유주의적 여성주의쪽에 서 있습니다만, 남성을 적으로 상정하고 싸움을 붙이는 (?) 여성주의에 대해 자유주의적 여성주의자가 (글에 쓰신대로) 너네 잘못됐다, 이상적인 여성주의자는 원래 그렇지 않다고 할 수 있는 건지, 특히 요즘에 와서 많이 회의가 듭니다. 싸움을 붙이는 건 또 어떻습니까. 전 외국에서 트위터 타임라인에 가끔 리트위트나 보고 우리나라 분위기를 느낄 따름이고, 글쓰신 분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을 저도 봤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불필요한 싸움처럼 보이는 문제제기에도 유효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막연히 불편함을 느꼈지만 어디가서 말하지 못했던 부분을 누가 글로 쓰면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만약에 다음에 그런 일을 겪으면 항의든 발언이든 해야겠다, 그게 아주 조금이나마 내가 생활하는 사회를 바꾸는 방법이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아 그리고 서스럼-->스스럼.

      • 기본적으로 논조성을 띄는 글은 글 읽는 사람 마음이고, 오독을 낳은 작성자 잘못이라 깊이 잘못을 뉘우칩니다.


        지금 페미니즘이 왜 이렇게 핫한 지 봤고, 그 페미니즘이 뭘 하고 있고 어떤 결과를 낳고 있는지 한번 쭉 돌이켜 본 겁니다. 또 링크 걸기도 그런데 제가 이전에 여기 쓴 글 중에 젠더 어쩌고하는 제목의 글 보세요. 저는 올바른 페미니즘이나 무슨 딱 정형화된 게 있다고 한 적 없습니다. 메갈, 워마든지 하는 커뮤니티인지 단체들이 보이는 페미니즘 양상이 많은 사람들 인식에서 "저런게 페미니즘인가보다"으로 인식되는 게 짜증날 뿐이죠.
        • 이러면 또 오해하겠네요. 페미니즘은 젠더 문제를 끌어낸 운동이자 학문입니다. 여러 양상이나 사상기저를 가지고 있어요. 그러면 여러가지 면을 보여야 되는데, 한 면만 부각돼 있는 게 짜증난다는 것이죠.
          • 댓글 감사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여러가지 면을 보여야 하는데, 이러셨지만 안(못)보시거나 잘 모르시는 건 아닌가요? 글쓰신 분 입장의 여성주의 운동은 저 대학생때도, 아니 그 훨씬 전부터 면면하게 있었습니다. 다만 그런 단체에서 주장하고 피케팅하고 그러면 언론에서 보도를 안해줘서 문제죠;; 

    • 21세기에 왜 반세기~1세기 전에 하던 걸 고스란히 답습하냐면......그때에 비해서 나아진게 없어서 그렇겠죠.




      어떤분이 하신말이 생각나네요.


      알파고가 인류 최고의 지성을 이기고 있을떄, 한국에서는 "여자를 때리면 안됩니다"하고 있다고요.




      한글도 못깨우친 애한테 님이 아무리 세계고전명작 들이밀어봐야 뭐하겠습니까. 읽지도 못하는데 한글부터 가르쳐야지.


      다른집 애들은 영어도 하는데~~ 이래봤자 어쩌겠어요. 




      학론이 아무리 발전하고 있어도 사람들이 못따라가면 소용이없죠.


      우리나라는 지금 여성인식이 구석기 수준인데요. 남성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여자들도 마찬가지에요.


      페미니즘 하는 여자들이라고 남자들에 비해 더 선하거나 더 똑똑하겠습니까? 그저 약자의 입장에 있기에 더 가지기 위해 싸울뿐이지요.




      저는 학교 안에 있었을때는 남녀모두 군대에 가는것이 모두의 형평성에 맞고 평등을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도 제 머릿속 이상향인 어느 페미니즘 국가에서는 그러기를 바라지만)


      밖에 나가면 여자들이 맨날 맞아죽고 직장에서 잘리고 하는데, 헌법재판소가서 여자도 군대가게 해주세요 해야하나요?

      • 1세기 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지긴 했죠. 


        조부모 세대를 떠올려 보면 그 시절 여성 인권이란.. 지금 시각으로는 거의 믿을 수가 없을 정도였는데요.


        나아진 점은 있어요. 하지만 남녀의 시각 차가 분명하죠. 아직 바꿀 것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많은 남성들은 더 이상 성 불평등은 존재하지 않으며 역차별이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거죠. 조부모 세대를 직접 눈으로 봤으니 이만하면 좋아지지 않았냐고 생각할 법도 합니다. 그런 식이면 기성 세대가 요즘 젊은이들이 고생을 모르고 배부른 소리 한다고 비난하는 것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 그 시절에는 가축처럼 맞고 살았는데, 지금은 이혼이라도 할수있고 투쟁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러주는 걸 보면 대응도 발전하기는 했네요.

    • 전형적인 여권신장하려면 군대갔다와라

      듀게라고 바뀐것은 나는 모대학원에서 뭐뭐를 부전공하고 진보적인 학풍이 어쨌다저쨌다...
      • 다시금 설명하자면 군대 갔다 오라고 한 적 없고, 어떻게 독해했는지는 독자 수준을 알려주는 거겠죠.
    • 시대가 역행하는것이 불가능해서 필리핀엔 두테르테 미국엔 트럼프 영국은 브렉시트 아 한국엔 박근혜

      유럽엔 극우주의

      미국은 흑인의목숨도 소중하다 운동


      하하하 발전하는 우리 지구촌입니다 선진국만해도 이런데 필리핀제외)

      망해가는 시리아 이라크랑 Is 문제 및 제3세계는 제외
    • 이미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듯이 한국사회 전반과 여성운동의 내용 뿐만 아니라 페미니즘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신 거 같습니다. 이제 2세대 페미니즘이 한창인 한국사회와 이미 4세대를 논의하고 있는 서구 페미니즘의 운동방향과 목표를 직접 비교할 수 없고, 온건한 남성주의에서 표방하는 남성해방 과제 자체가 곧 페미니즘의 영역이기 때문에 각 사회의 성평등의식 발달단계에 따라 각각 다른 양상의 문제와 해결방안이 나타나는 것이 당연합니다. 다만 예로 언급하신 한국의 군역문제는 남성 뿐 아니라 여성 역시 차별의 대상이므로 어느 한 쪽의 성차별문제로 인식되어서는 개선되기 어렵습니다.



      • 그러네요. 다른 것 다 차치하고 이해가 부족해서 질문. 왜 소위 2세대 운동이 고스란히 한국에서 전개되는 걸까요? 그리고 2세대 운동은 어떤 형태와 접근법을 띄었나요? 그리고 원래 페미니즘이 1세대, 2세대... 이런 식으로 산업선진사회에서 순차적으로 도래하는 게 맞는 건가요?
    • 메갈리아가 맘에 안 들었으면 그냥 맘에 안 든다고 하고 가세요. 한국에 여성혐오 만연이 하루이틀이 아니것만 '허상을 두고 돌팔매' 라뇨.
      • 맘에 안 들어요. 저는 예전부터 얘기해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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