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래프트> 코미디 영화네요 (스포일러 많음)

러닝타임 내내 웃음이 터져 나오는데 다른 관객들은 진지한 거 같아 웃음 참느라 죽을뻔했어요.

각본이 완전히 이건 뭐 코미디입니다 코미디.


인간 세계를 지켜주던 위대한 마법사가 지옥마법이라는 강한 힘에 이끌려 타락했어요.

그래요 이건 뭐 그럴 수 있어요. 이해해요.

근데 이 마법사가 왜 호드 세계로 연결되는 차원의 문을 열어주죠...?

얘랑 이게 무슨 상관...???


그리고 이전까지 인간들은 오크들이랑 만나본 적도 없어요.

그런데 인간들에게 생전 처음 보는 완전히 낯선 생명체인 가로나는

인간들을 만난지 한 10분만에 인간 세계 왕의 최측근이 되어 있더군요.

모두가 그녀를 믿고 어디든지 함께 데려가고 막 뜬금없이 돌아가면서 서로 자신의 유년기 가정사까지 고백합니다.

도대체 왜....?

심지어 왕의 매형과 만나자마자 눈이 맞아 불꽃같은 사랑을 불태워요!!!

이걸 현실에 대입해보면 지구에 도착한 외계인이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뒤 그의 매형과 사랑하게 되는 것과 똑같은 겁니다!!


이런 개그 포인트가 한 두 개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가장 웃겼던 건 바로 언어 문제죠.

인간들끼리는 영어로 대화하고 오크들끼리도 영어로 대화해요.

근데 인간들과 오크들은 말이 안 통합니다!!!

오크들이 인간들과 만나자 갑자기 막 이상한 오크어를 쓰고 영어를 못 알아 들어요!!

얘네 3분 전까지 영어로 대화하던 애들인데!!!!


이 개그의 절정은 인간과 오크 대표들이 만나 협상을 하는데 중간에서 통역가가 통역을 해주는 장면입니다.

방금 전까지 영어로 대화했던 오크들이지만 어쨌든 인간과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설정을 지키기 위해

처음에는 오크어로 말을 해요. 그러면 중간에 통역가가 영어로 통역해줍니다.

그런데 오크가 좀 길게 말을 하는 장면이 나오기 시작하자 중간에 갑자기 아무렇지도 않게 영어로 말을 하고

통역가는 그걸 오크어로!! 통역해줍니다!!! 인간한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크가 영어를 하고 통역가는 그걸 오크어로 인간에게 말해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장면 저만 웃겼나요...? 극장에서 아무도 안 웃더라고요.

저 진짜 배 찢어져 죽을뻔했는데...


B급도 정말 이런 B급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개연성을 완전히 빻은 영화예요...


각본이 이렇게 구려서 그런 건지 연출력도 엄청 후달려 보입니다.

흐름을 1도 신경 안 쓰는 편집도 심각하지만 특히 프로덕션이 정말 구려요.

인간들이 입는 갑옷과 왕의 성 내부 세트 디자인, 벤 포스터의 특수분장같은 것들이 어찌나 촌스럽고 유치하던지...

약간 과거 일본 전대물 느낌도 나고 말이죠.


주연 배우들도 연기 되게 못 하고요. 안두인 로서와 카드가역 맡은 배우들..........

말도 안 되는 장면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와중에 자꾸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장엄한 음악들도 짜증을 돋궈요.


인물들은 많고 할 얘기도 많다보니 주인공이 누군지도 잘 모르겠고

오크들은 다 비슷비슷하게 생겨서 얼굴 구분이 안 되다보니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시리즈물의 첫 번째 편을 이렇게 만들어 놔서 앞으로 후속편들은 얼마나 더 안드로메다로 갈지 걱정과 기대가 동시에 되네요.


그래요. 저는 원작 게임을 조금도 몰라서 이런 거고

원래 이 세계관과 설정, 스토리를 좀 아시는 분들은 그래도 저보단 훨씬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거예요.

부디 원작 게임 시리즈의 팬 분들은 저처럼 돈과 시간이 아깝단 느낌은 받지 않으셔야 할텐데...

게임을 안 해보신 분들은 보지 않으시기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원작을 모르는 관객들을 위한 기본적인 설명을 전혀 해주지 않아요.


감독인 던컨 존스의 전작 <소스 코드>는 정말 잘 만든 영화였는데

그가 이런 영화를 찍었다니 믿을 수가 없네요.

    • 앜 이거 보고 싶네요.
      • 어이 없어서 웃긴 장면들이 많은데 극장에서 함께 보는 다른 관객들은 정말로 진지하게 보는 분들이라


        그 분들의 감상에 피해가 가면 안 되니 웃음을 참아야 해서 정말로 힘들어요...


        만약 집에서 마음 놓고 웃으며 볼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을 수도 있을 거예요.

    • 애초 워크래프트의 이야기가 영화에 적합한가. 하는 것부터..전 의구심이 들어요. 블리자드 게임들 스토리는 게임상에서 흥을 돋아줄 정도는 되지만 막상 완전히 분리해서 그 자체로 보면 그 이야기 원형들의 권태로운 짜집기고 유치하기 그지 없죠. 게임과 떨어질수 없는 구성이니 당연한거겠지만...,


      게임 워크래프트의 인기와 유저수를 등에 업고 제작된 영화다 보니 예술적인 재해석은 애초 없었을테고, 정말 순진하게 게임에서 펼쳐놓은 이야기를 고대로 따라가게 만들었을텐데...안봐도 비디오;;;




      근데 중국에서 대박이 났다하니 기획은 성공적이었나봐요.ㅜ.ㅜ 

      • 정말 온전히 게임 팬들만을 위한 영화라는 느낌이 아주 강하게 듭니다.


        실제로 제가 본 극장에도 젊은 남성 관객이 아주 많았어요.


        나올 때 보니 여성과 함께 온 남성 관객들은 영화가 끝나자마자 신나서 동행 여성에게 이것저것 설명하더라고요.


        미국에서는 폭망했다는데 중국에서 기록적으로 흥행해서 앞으로 이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후속편은 물론이고


        중국 타깃 영화 + 게임 원작 영화들이 꽤 순탄하게 계속 제작될 거 같네요.

    • 워크 팬이 아니시면 설명이 부족하고 불친절한건 사실이죠.


      그런데, 언어 부분은 좀 오해가 있으신듯 하네요.




      설정상, 인간언어와 오크언어는 다릅니다.


      가로나는 인간과 오크의 혼혈 (하프오크)라서 둘의 언어를 다 아는거고 (가로나에 대한 설정은 게임상에서도 매우 여러번 변경된 부분이 있긴 합니다.)


      영화상에서 둘다 영어를 썼다는건, 오크끼리 하는 대화를 할때 오크 언어로 하고 별도의 자막을 입히는 절차는 불필요하니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장면을 빼면 그냥 영어로 표현 한거죠


      다만, 이렇게되면 두 종족이 같이 만나는 자리에서는 문제가 생기니까,


      그때만 인간의 언어와 오크어를 분리해서 표현한거구요.




      워크팬으로서의 입장을 말씀드리자면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입니다만)


      이런저런 설명부분을 빼먹어 버려서 배경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점은 불만입니다. (편집과정에서 빠진건지, 애초에 각본이 허술했던건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런걸 고려하고 봐도 돈이 아깝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게임상에서 실제로 날아다니고 돌아다니던 장소들이 스크린에 구현된걸 보는것만으로도 흥분되더라구요.

      • <더 울버린>에 나오는 일본인들의 경우도 그렇죠. 필요해서 의도적으로 영어를 쓰는 때도 있지만 보통은 자기들끼리 일본어로 이야기할법한 부분에서도 영어로 하는 때가 있더라고요. 그렇다고 일본어를 영 안 쓰는 것도 아니고요. 최소한 관객들이 두 언어가 다르다는 걸 인지만 할 수 있다면, 상황에 100% 안 들어맞더라도 자막 등을 통해서 불편하게 전달하는 방식을 최소화하기 위한 영화적 약속 같은 건가 싶었습니다.

      • Polyester님이 지적하는 건 회담중 처음엔 '오크어'를 하던 듀로탄이 연출에 의해 '영어'로 말하는 걸 가로나가 레인왕에게 '오크어'로 통역해주는 부분일거에요.

        저도 그 부분에서 잘못 봤나?했거든요.

        통역을 하고 있다는 상황을 보여주기위해 정반대의 언어가 사용된거죠.
        • 가로나가 통역 도중 인간 왕에게 사용했던 영어 아닌 언어는 오크어가 아니라 워크래프트 설정상의 아제로스 공용어일 겁니다. 영어와는 별개의 언어예요. 글쓰신 분은 '영어가 아닌 생소한 언어 = 모두 오크어'라고 이해하신 것 같아요. 사실 영어는 영화 내에서 편의상 사용되는 언어고, 오크는 오크어 인간은 아제로스 공용어를 사용해요.

          • 아...?? 아제로스 공용어요??? 와 그런 게 있나요...??? 그렇구나 그럼 제가 말한 그 장면에서 듀로탄이 영어로 말할 때 가로나는 그걸 아제로스어로 통역하고 있던 거였군요!


            근데 이 잠깐의 장면을 제외하면 영화 상에서 아제로스어가 사용되는 부분은 없고 영화 내에서 사용되는 영어 이외의 언어는 오크어 뿐이라


            게임을 모르는 관객들은 대부분 당연히 그게 오크어라고 생각할 거예요...




            원작이 대단한 작품이라 이런 세세한 설정까지 다 만들어져 있다는 건 알겠는데


            원작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원작을 모르는 관객들은 거의 소외시키다시피 하는 영화라 쫌 화가 나요;;;


            3개 국어로 쓰인 대본 소화한 배우 폴라 패튼만 고생했습니다...

    • 그 마법사가 차원문 연 건 딸때문 아닌가요?


      노골적으로 가로나가 딸인 것처럼 굴던데...

      • 살게라스라는 신이 양측의 마법사를 꼬셨지요. (https://goo.gl/dUv79C)

        • 아 가로나가 메디브의 딸...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군요!! ;;;;


          둘이 만난 마지막 장면에서 풍긴 묘한 분위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겠어요.


          그치만 결국... 아닌 거죠...? 이런 설정이? ;;


          영화가 다 이런 식이에요... 악역이 나쁜 짓을 하는 동기라는 가장 기본적인 것조차 설명을 안 해주니


          원래 스토리를 모르고 보러 간 관객들은 답답하고 짜증만 납니다 ㅠㅠㅠㅠㅠ

    • 영화야 씹는 맛에 보는 거라지만 


      재밌게 본 사람도 많은데 너무 신랄한 비평이네요.


      원작 게임 팬까지 끌어오시는 건 너무 하신 거 같아요.

      • 어제 밤 영화를 보고 나온 직후 감독에 대한 실망과 돈, 시간 아까움으로 인한 분노 등등으로 아주 감정적인 상태에서 쓴 글이라


        지금 다시 보니 너무 거친 표현이 많이 사용됐네요. 죄송합니다.




        이 글에서 원작의 팬 분들은 이 영화가 원작을 모르고 그냥 판타지 영화 한 편 보러 간 관객들을 너무 무시한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해 언급되었습니다.


        제가 비판하고 싶은 대상은 원작 팬 분들이 아니라 이 영화의 제작진이었음을 밝힙니다.

    • 저도 게임을 전혀 모르는데 재밌게 봤어요 cg뿐인 오크에도 점점 감정이입되고 카드가는 꽤 마음에 들었어요 프로도와 강철 연금술사 엘릭 섞어놓은거 같기도 하고요

      언어문제는 오크들이 로뮬란어 같은거라도 쓰면 좋겠지만 이건 sf가 아니니까 하고 넘어가봅니다
      • 저도 오크 캐릭터들이 그나마 나았다고 생각해요.


        오크들끼리 벌이는 전투 장면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이 영화의 유일한 장점이라고 보고요.


        차라리 그냥 아예 듀로탄을 주인공으로 두고 플롯을 짰더라면 분명히 지금보다 훨씬 볼 만한 영화가 나왔을 겁니다.


        그는 영화의 주인공이 될만한 매력과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인물이에요.




        카드가는 배우의 외모가 적당히 찌질하여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지는 점이 괜찮았습니다.


        1편에서 보여준 비중이나 역할, 중요도 등을 보았을 때 안두인 로서에 맞먹는 주인공급이라


        앞으로 나올 후속편들에서도 큰 활약 보여주지 않을까 싶네요.

    • 게임 팬으로부터는 더 게임처럼 만들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왔어요. 호드의 탄생이라는 배경 소설을 읽으면 많이 이해가 됩니다. ( https://goo.gl/dUv79C )

      • 이 시리즈와 연관된 소설도 있군요... 정말 너무 방대한 이야기네요;;


        앞으로 나올 2, 3편도 1편처럼 개연성이나 감정선 등등은 깡그리 무시하고 사건 보여주고 이야기 진행시키기 바쁘겠어요 ㅠㅠㅠㅠㅠ

    • 제 주변에서는 원작이 되는 게임을 모르는 이들이 그냥저냥 적당히 볼 만한 오락영화로 봤다고 하고, 원작 게임 팬들이 오히려 불만이 많던...
      • 앗 그런가요? 제가 트위터나 왓챠 등지에서 찾아보니 원작 게임 시리즈 팬 분들은 대부분 재미있게 보신 것 같던데...


        제가 바로 그냥 저냥 적당히 볼만한 오락 영화 보러 갔다가 완전히 데여서 나온 사람입니다 ㅠㅠㅠㅠㅠ



    • 영화는 진짜 엉망진창이었죠.. 워크래프트가 아니었으면 욕하고 다시는 쳐다보지도 않을 정도로.


      전 10년동안 뼈속까지 블리자드와 월드오브 워크래프트의 빠순이인데요.


      영화를 욕하면서도 즐겁게 볼 수 있었던 이유는 그거같아요. 여태 게임으로만 진행되었던 스토리가 영상화 되었다는것.




      이 원작 시리즈는 누구나 느끼듯이 굉장히 방대하고 그만큼 깨알같은 요소들이 많아요. 


      그것이 실제 영화에서 일어났다는 것에 만족감을 많이 느낀것 같아요.


      게임에서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마법들이 이름이 다 있는데, 유저들은 그것들을 다 외우고 있답니다. 


      근데 영화에서 그런 마법을 부리면 저같은 관객들은




      오 방금 '변이:양' 이었어! , '우와 굴단이 생명력흡수 를 시전한다!' 하며 반가워 하는거죠. 




      전 영화 보는 내내 내용도 이상하고 애들도 이상하고 연출도 이상하고 ...


      거의 마지막에 가로나랑 로서랑 둘이 잡히는 신에서 이건 무슨 snl인걸까 하는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촌스런 연출을 보면서 경악하면서도 , 


      그리고 보고나서 느낀 첫 감정은 아주 굵은실로 얼기설기 대충 꿰멘 넝마이불 같다는 느낌? 이 들었는데도


      그치만...그냥 행복했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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