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때 배웠던 페미니즘 교육
* 없었어요. 있을리가. 페미니즘이 뭐지. 먹는건가(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토론수업이란걸 했던 선생님은 계셨습니다. 행운이라면 행운이었죠.
다만 아쉬운게 있다면, 특유의 그 중립적인 태도랄까요.
학생에게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려는 그런 포지션이 그땐 참 멋져보였지요.
그러나 한편으론, 오히려 혼란만 초래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돌이켜보건데...사실 선생님은 잘몰랐던거에요. 내가, 우리가 그렇듯 말이죠. 그 분이 모든 사회현안을 꿰고 있는 현자는 아니었으니 당연한 얘기일겁니다.
'선생님'이라고 하지만 사실 우리와 별 차이가 없는, 적당한 편견을 가지고 있고 그닥 문제나 충돌 일으키고 싶어하지 않는, 그런 평범한 사람이니까요.
스스로 생각하는게 좋지만 세상엔 분명하게 옳고그름을 따질 수 있는 것도 있죠. 그런데 그런건 회피했었어요.
오히려 분명하게 문제삼을 수 있는 것들에 중립적 태도를 보여줌으로서 그것이 학생에게 어떤 방향으로 빠질 수 있는 빌미나 핑계를 제공하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합니다.
세상엔 절대악이 없다고 배웠지만 그 배움은 역시 잘못된 배움이었어요. 어떤 측면에서건 세상엔 절대악에 가까운 인물, 혹은 상황들이 아주 많았지요.
* 전 페미니즘을 오직 페미니즘-여성권리신장의 차원에서만 다룰게 아니라,
약자에 대한 차별이나 기득권들의 이기심의 차원에서 좀 넓게 다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기득권들이 자기 이익을 지키려는 행태들은 어떤 사회 현안을 봐도 비슷하게 나타나는 현상이거든요.
약자이 권리신장을 억압하고, 그 억압에 적당한 핑계를 붙이고, 껀수가 생기면 물고 늘어져 기득권의 차별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개인적으로 지극히 평범한 남자이며, 그런 평범한 남자들의 그룹에 속해있는 사람이기에 잘알고있어요. 아주 얕게, 혹은 깊게 깔려있는 여혐정서말입니다.
이런 정서들은 특별하게 콕찝을수 있는 원인이 사실 없어요. 여성부의 삽질? 남자의 돈만 보는 여자들? 항상 이기심에 쩌든 족속들?
아뇨아뇨. 그건 그냥 핑계에요. 혐오를 정당화하기위한 핑계. 그 내부엔 그저 아주 평범하고 흔한, 그러나 사회를 좀먹는 차별 마인드가 존재할 뿐입니다.
이 그룹식 표현을 빌리자면, 남자라서 잘 알죠.
시커먼 피부에 허연눈을 굴리며 범죄거리가 없난 찾아보는, 항상 품속에 흉기를 품고 다닌다는 동남아 외국인 노동자'들'.
혹은 추접스럽고 씻지도 않는 외모로 어떻게든 이득을 볼 궁리만 하는 조선족'들'.
그들을 본국으로 쫓아보내야 범죄가 줄어들고 고용이 안정된다는 얘길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 그 사람들이 한국의 노동시장의 구조에 별관심이 없듯 말이죠.
* 맥주에 안주를 먹고 있으니 졸리군요. 어제도 본의아니게 과음을 해버려서 무척 피곤하네요. 모두 굿밤요.
그렇죠 공통분모도 마찬가지고 따지면 편견 아닌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리저리 이해하며 살아야죠 이해한다 해봐야 얼마나 하겠습니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