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을 위한 페미니즘 교육?

저는 중학교 사회과 교사인데요.

요즘 페미니즘 서적을 읽고 있어요.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여성혐오를 혐오한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나쁜 페미니스트를 읽고 있어요.

남학생은 피해의식에 빠져있어요. 여성가족부에 분노하고 있고요.
여학생들에게 물어봐도 여혐이 심각해서 암울합니다.

요즘 여러 사건도 있고 해서 시의적절한 교육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기말고사 끝나고 페미니즘 관련해서 토론 수업을 하려고 하는데, 교사로서 어떤 점을 언급하면 좋을까요?

여러분의 의견 하나하나 잘 수렴해서 학생들 지도하는 데 도움을 받고자 합니다.
    • 우와 얼른 뭘 강조해야할지는 생각 안나는데, 정말 좋은 생각인 것 같아요. 제가 페미니즘을 일찍 접했고 거기서 읽은 생각들이 성장기 내내,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힘이 되어 주었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에게 페미니즘에 대해 가르치려면 우선 구조와 개인의 차이를 밝히는데서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아니면 남학생들같은 경우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처럼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물론 구조 때문에 개인이 책임이 없는 건 아니지만 또 개개인이 모든 것을 책임질 수 없고 원인도 아니니까요. 여학생들도 가해자 개인들과 그 개인이 존재하게 만든 사회에 대해 함께 공부하는 게 좋을 것 같고요. 

    • 불평등에 대해 언급하는 것 좋은 것 같아요, 같은 일을 하는 여성과 남성이 공평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남, 여 교사의 비율과 남,여 관리자의 비율을 언급해도 좋을 것 같고요). 


      사회나 혹은 학교에서 여자와 남자의 권리가 동등하게 보장받고 있는지, 


      혹은 학교에서 여학생이기 때문에 제약받는 것이 있는지(학교는 사회보다 차별이 심하지 않은 것 같은데, 그렇다면 왜 학교에서는 차별이 크지 않은데 사회에서는 그 차별이 커지는지) 




      그리고, 


      표현의 자유와 혐오 범죄의 차이점에 대해 토론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일베나 인터넷에서 여성에 대한 혐오, 비하 발언을 표현의 자유로 볼 수 있는지.


      아이들이 사용하는 언어에서 여성혐오에 해당하는 말이나 행동이 있는지


      이런 행동을 어떻게 학급이나 학교가 규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토론해 보고 실제로 규칙을 만들어 본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이었는데, 


      강남역 추모광장에 남성들이 피켓을 들고, 그 앞에 몸좋은 남자가 센척을 하고 있었어요, 


      여자 편에 있던 약한 남자가 그에 대해 반발을 하자 남자들이 그 약한 남성은 조롱을 받았고요.


      그러면서 댓글들은 그 센 남성에게 겁을 먹은 약한 남성을 신나게 조롱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주변에서 그 센 남자들에게 소리치는 여성들도 조롱하고 있었죠.




      '정말로 이기는 것은 무엇인가?'


      그 자리에서 센척해서 상대방을 눌러서 조롱하는 것은 이긴 것인가, 




      아니면 우리 사회가 이 문제에 대해서 같이 성찰하고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이긴 것인가




      만약 이 일이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하는 남자들이 여자들을 힘으로 눌러서 조용히 만들었다면, 


      그것은 남자들이 이긴 것인가.




      게임에서 반칙을 했는데 심판이 보지 못해서 게임에 이겼다. 이것은 이긴 것인가?




      본인의 잘못된 생각을 고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우리 사회가 더 좋은 사회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면, 그것은 이긴 것이 아니라 진 것이다.




      센척하는 남자들이 이 문제를 별 거 아닌 문제로 만들어 버리는데 성공한다면, 


      그것은 본인의 잘못된 생각을 고칠 기회를 얻지 못해 남자들도 진 것이고, 


      남자들의 생각을 바꾸는 데 성공하지 못한 여자들도 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이기고 지는' 문제로 바라보는 남학생들의 시선을 바꿔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같이 이겨야 한다. WIN WIN. 이런 식으로요.

    • 허, 중학생 남자애가 피해의식이라고요? 대부분의 피해의식은 군대 경험에서 온다고 생각했는데, 사회적으로 학습되는 게 정말 큰가보군요. 

      • 중고등학생 남자아이들이 여성가족부를 싫어하는 건... 물론 다른 이유도 있긴 하겠습니다마는... 가장 큰 이유는 게임이랑 음란물 규제를 앞장서 하는 게 여성가족부라 그럴 겁니다. 때문에 어린 남학생들 사이에서 여성가족부는 거의 악의 축 취급을 받아요.
        • 게임 및 음란물이 첫번째긴 한데, 아직 이야기 수준이 죠리퐁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어요...
    • 저는 학원에서 고등학생을 지도하고있는데, 여자아이들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사회적 신분 때문인지 차별이나 혐오정서를 몸소 느끼지못했다고 생각하는것 같더라구요. 그렇다보니 제가 이런이야기를 꺼내는것에 대한 공감자체가 잘 형성이 안되는것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남자 교사여서 그런진 몰라도요. 적어놓고보니 도움이되는 댓글은 아니었네요;;;
    • 평등은 권리만이 아니라 의무도 함께 하는 것이라고 가르치면 됩니다. 페미니즘에 대한 분노는 의무를 외면하는데서 오니까요
      • 그래서 여학생들에게 여성도 군복무의 의무를 질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지는 것도 좋다고 가르치는 것도 괜찮다고 봅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군인이 되고 싶어하는 여성들도 많거든요. 이 참에 군대내 성폭력에 대한 실태나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교육도 같이 하는 것도 좋겠네요. 저는 학원에 있을때나 그룹과외를 할때 주로 중학교 남학생들을 가르쳤었는데, 이때 군대의 가혹행위와 성폭력에 대한 상황을 그대로 알려주고 -  이에 대비하는 자세와 방법에 대해 얘기하고 학생들과 토론하는 시간을 종종 가졌었습니다. 모든 남학생들이 장차 군대를 가야 할 텐데 이 일이 진짜 얘네들에게는 중요하겠다 싶더군요.

    •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선생님은 일단 한발 물러서셔서 남학생 여학생들에게 그저 토론의 장을 열어주시는것은 어떨까 생각합니다.


      중재자의 역할을 하는것이지요. 그들만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들어주시고 혹시 가열되면 식혀주고, 그리고 혹 그들이 잘못 알고 있는것이나 잘못 이해하고 있는것에 대해서 객관적인 설명을 해주시는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래도 일단 시작은 아이들이 알고 있는 페미니즘이란 어떤것인가를 먼저 파악하고 그 이후에 페미니즘에 관한 사전적인 정의와 선생님 개인의 견해를 알려준후에 토론을 시작하는것이 좋겠지요.

    • 역사적으로 접근하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죠. 각국의 여성참정권 인정시기를 조사해보는것이라든가 급여격차, 승진격차 등을 조사해보고 발표하게 해보세요. 더하여 평등의 대전제인 '같은것은 같게 다른것은 다르게' 의 의미와 이것이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도 조사하고 발표하고 토론해보는 것이 필요할듯.
    • 정성스런 댓글 감사합니다. 수업 후 후기도 올리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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