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감정과 사랑

연애감정과 사랑이 다르다고 하면 여러분들은 수긍하실까요, 아니면 이런 사고 방식을 싫어하실까요?


지금껏 인생을 살아오면서 수많은 이성에게 호감과 연애감정을 가져왔고, 그 중 소수와는 직접 사귀어 보기도 해왔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사랑했다고 제 마음에 떳떳하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딱 한 사람 뿐이었고...이 사랑은 결국 외사랑으로 끝났습니다.


아마도 성취하지 못한 사랑이라 미련 때문에 더 미화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듭니다만.


전 외로움을 지독하게 잘타고, 애정결핍도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누군가의 사랑을 갈구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연애를 잘 못하는 이유는, 첫째로 제가 서툰 것도 있지만, 둘째로 사실 의외로 연애자체에 큰 관심이 없는 걸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해요.


둘이서 만나 영화를 본다던지, 밥을 같이 먹고, 카페에 가서 얘기를 한다던지...술을 함께 마신다던지하는 일련의 행동을 '데이트'라고 칠 수 있다면,


전 이 첫 데이트까지의 승률은 그리 낮지 않습니다.(물론 여성분이 이걸 '데이트'라고 생각하실지는 또 다른 문제이긴 하죠.)


그렇지만 그 데이트 이후 상대에게 '나 당신에게 관심이 있고, 호감이 있어요'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전 대단히 어려워합니다. 왜냐하면 호감은 있지만 상대에 대한 관심이 그렇게까지 생기지 않더라구요.


그렇게 지속해서 소통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것에 대한 피로감이 매우 큽니다. 제가 서툴러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지만요.


그래서 제게 어느정도 호감을 보인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서 소원해지고, 결국 썸으로 가기전에 서로의 감정이 식습니다. 


혹은...그 피로감을 다 이겨내고 상대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있는 '척'하다가 연애에 성공하게 되고...잠깐의 행복 뒤에 서로 상처만 입고 끝났죠.


제가 생각하는 결정적인 연애감정과 사랑의 차이점이라는 건 그거 같아요.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생기고 그 사람이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누가 물어보지 않아도 늘 궁금하고 생각나는 그런 감정이 사랑이 아닐까...


이 글은 순전히 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라 객관성이 많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 우선 양해바라구요.


아니면 처음에는 별로 관심 없더라도, 서로 노력하다보면 없던 관심이 생기고 연애감정이 사랑으로 업그레이드되는 그런 일도 있을까요?


전 도무지 잘 모르겠습니다.

    • 이 글 보고 바로 생각나는 인용구가 있어서 남겨요. 출처는 정희진의 어떤 메모. 200번 300번 동의하는 문장들이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호감, 데이트 수행, 섹스, 정념, 친밀감, 사랑 등은 정말이지 제각각으로 다른 카테고리인 것 같다고 생각해요. 어떤 하나가 다른 하나로 연속되거나 발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장 중요한 사랑의 조건은 너를 알고 싶다 혹은 그것을 알고 싶다는, 대상에 대한 앎에의 의지이다. 알고 싶은 마음. 권태는 더 이상 알고 싶은 것이 없는 상태고, '밀당'은 '안 알려주겠다'는 시간 낭비고, 사랑의 끝은 질문이 없어진 상태다. 영원한 사랑은 성실한 인생들, 끊임없이 갱신하는 인간의 대화가 지속되는 '천국'이다. 그래서 "당신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어요. 물어봐도 될까요?", "제발 그래줘요."....이런 대화는 어지러울 만큼 관능적이다." 

      • 헐 제 부족한 언어로 표현하고자 했던 것을 멋지게 표현해주셨네요...저도 동의합니다. 좋은 인용 고마워요!

      • 인용속의 인용, 뒷부분에 인용된 대사는 영화 '캐롤'의 대사인데 덕분에 그 대사의 의미를 되새김해보게 되는군요. 감사~

    • 실제에서 단련되어야 순수한 감정이랄 수도 있고 꼭 그렇지 아닐 수도 있고.


      연애도 해본 사람이 잘 하고 잘 안하는 사람은 상상연애만 하고.


      꿈이면 어떻고 생시면 어떠냐 옆에 없어도 그런데로 살만하다 할수도 있고.



    • 배 부른 소리네요... 위에 댓글을 인용하자면 제 인생의 모든 여자들이 저에게 향한 반응은 일관됩니다. '안물안궁'


      저 정도면 제법 재밌고 흥미롭게 사셨네요. 호감.. 풋.. 그거 뭔가요. 먹는 건가요?

    • 전 연애를 해 본 적이 없어서 부러운 고민으로 보이는데요.

    • 살다보면 간혹 그렇게 너무나 궁금하고 늘 알고싶은 사람이 생기기도 해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그렇다고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한 번쯤 해 볼만한 경험인 것 같긴 합니다. 

    • 사랑이란건 어찌보면 상대방에게 부여하는 면책특권이라고도 생각을 합니다.


      당신때문에 내가 상처 입어도 상관없다.(물론 물리적이 아닌)  


      그게 아니라면 일시적인 단순한 호감이 아닐까 생각을 해봐요.

      • 와와.. 공감되네요 이거

      • 물론 물리적이 아닌... 괄호 안 문장 없으면 큰일나죠.
    • 저는 연애뿐만이아니라 사람모두에게 그래요. 별 호기심이안생기죠. 심심한 시간만 같이잘 보내고나면. 그닥
    • 오랜만에 로그인하네요.. 나름 알콩달콩 연애중이라고 생각했는데 돌연 잠수를 타더니 나는 너랑 '연애'를 하고 싶은데 너는 나를 '사랑'하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는 메일을 보낸 아주 옛날의 누군가가 떠올라요; 그때 전 연애감정을 막 키워가던 중이었는데 뭔 뻘소린가 싶더군요; 덕분에 저도 덩달아 연애감정과 사랑의 구분이 확 지어졌는데, 첨부터 사랑을 하는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요? 연애감정이 깊어져서 사랑으로 가는거지..
    • 강렬한 짝사랑만큼 완벽해 '보이는' 사랑은 없을 거 같아요.


      가슴이 터질 것 같고, 그 빛나는 얼굴을 목도하기만 해도 존재가 통째로 흔들리죠.


      반면에 첨엔 그정돈 아니었는데, 보다 보니 없으면 안될 것 같고, 사랑한다는 말이 스멀스멀 목구멍을 간지럽히는 연애도 있고..


       


      타오르는 설레임도, 편안해진 사랑도 그 정체가 무엇인지 한마디로 정의하긴 힘들 것 같아요. 내내 마음고생만 하게 한 거 같은 사람이 되게 애틋하게 기억나기도 하고..


      다만 한가지 확실한 건 연애는, 그리고 이성은(애정의 대상은) 그냥 놓아버리기엔 자꾸 곁눈질 하게 되는 요망한 놈이라는 거..

    • 연애하고 사랑이 별개라면 연애 왜 하나요. 귀찮게
    •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을 좀 줄여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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