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의 '굿모닝!'

의욕과 능률 떨어지는 월요일 아침이라 딴짓만 하게되네요.

+ 쓰다보니 반말투라 죄송하다는 말씀을 앞에 붙입니다.



한국인 동료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강남역 사건으로 주제가 넘어갔다.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끔찍한 사건이고.... 여성들의 공포에 공감하고... 여성혐오에 반대하고....'

등등 의례적이고 상식적인 대답을 했다.

대답하는 나나 그걸 듣는 여성 동료의 눈에 딱히 진심이 담겨있는건 아니었다.

그건 월요일 아침에 출근해서 웃으며 "Good morning." 하고 인사하는것과 다르지 않다.

예의의 문제일 뿐이다.


평생을 단 하루도 남성외에 다른 삶을 살아오지 않은 내가 여성의 공포에 똑같이 공감할리가 없다.

이성애자인 내가 동성애자로서의 삶의 어려움에 십분의 일도 알리도 없고 

돈없어서 굶어본 기억이 없는 내가 가난함을 진심으로 이해할리도 없다.


그래서 당신은 페미니스트입니까? 라는 질문에 자신있는 어조로 그렇다고 말할수 없을거 같다.

이건 단돈 몇 달러 차이로 매번 케이지에서 키운 닭의 계란만 사는 내가 동물의 권익문제에 동감한다거나

인질 테러 사건으로인한 교통통제 소식에 '불편해지겠네'가 먼저 떠오른 내가 희생자의 고통을 공감한다고 말하는것 같다.


진보주의자냐는 질문이나 아님 적어도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은 있는거냐는 질문에도 마찬가지이다.

간간히 진보적 법안을 내는 정당에 투표정도나 하고 

민주주의 체제가 이미 확립된 시대에 태어난 내가 가진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이래봐야 사실 보잘것없는 것이다.


'남자는 잠재적 가해자'라는 표현에 적절하지 못하다 댓글 달기도 했지만 사실 그건 틀린 말이 아니다.

통계적으로나 아님 내 자신을 되돌아봐도.

그걸 부정하든, 아님 트윗에 해시태그를 달든 상관없이 그건 내 인성이 바닥을 치는 그 상황이 와봐야 아는 일이다.




    • 이미 가진 걸 생각하지 마시고 앞으로 개선시키고 이뤄야 할 것을 생각해보세요. 그 과정에서 나는 말할 자격이 없다고 뒤로 빼는 건 결국 비겁한 행동이 될 것 같아요. 

      • 생각이나 말따위는 뭐래도 현상의 동인이 아니며 실제 행동이 개선의 원동력이다... 정도의 얘기였습니다.

    • 100% 가 아니라고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니까요. 여성혐오에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고 듣는분이 여성동료였다면 그 분은 감사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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