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균형)
1.예전에 매력에 관한 글을 쓰겠다고 했는데 결국 안 쓰게 됐네요. 최근 이리저리 다녀 보니 매력만의 힘으로 편하게 사는 사람을 많이 봤어요. 까놓고 말하면 여기서 말하는 매력은 얼굴이죠. 자신감이 넘쳐보여서 보기가 좋다거나 주위를 밝게 해주는 에너지를 가졌다 하는 평을 듣는 여자들은 이상하게도 하나같이 예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요. 상당수 남자들은 인지부조화에 걸린 것처럼, 예쁜 여자와 그렇지 않은 여자가 똑같은 무례한 행동을 해도 예쁜 여자는 '밝고 활달하고 도전적인 사람'라고 부르고 그렇지 않은 여자는 '음침하고 싸가지없고 드센 사람'라고 부르거든요.
어쨌든, 그런 시선들을 극복해서 자신감을 내뿜게 되더라도 곧 알게 돼요. 사람들은 공정한 척 굴지만, 현실 세계로 오면 사실은 못생기거나 돈이 많지 않거나 유명하지 않은 사람이 허용된 것 이상으로 나대는 걸 싫어한다는 거요. 하지만 그런 사람들을 소외시킬 때는 반드시 다른 그럴듯한 이유를 대죠. 그런 걸 볼 때마다 'pc함이란건 인터넷에만 있는 거였군.'하고 주억거리곤 해요.
사실 회색 영역에 있을 때는 늘 헛발질하거나 비틀거리게 되서 그런 걸 볼 때마다 안심이 돼요. 이 세상의 모든 게 결국 대결이라는 걸 재확인할때마다 말이죠. 상황이 흑과 백으로 나눠지면 내가 뭘 해야할지 분명해지거든요. 그러면 나도 꽤 강력한 유닛이 되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아요.
2.그래서 말인데 친한 사람이랑 만나면 뭘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좋은 의도로 열심히 한 것도 나쁜 게 되버리거나 무성의한 게 되버리잖아요. 결국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는 거예요. 하지만 처치해야 할 녀석은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매우 분명하죠.
좋아하는 사람이 주위에 있으면 기분은 좋지만 불안해요. 해치워야 할 놈들이 주위에 있으면 짜증은 나도 안심은 돼요.
3.요즘 생각하는 건데 안전함과 자유가 사람을 돌아버리게 만드는 거 같아요. 위험구역에서 안전구역으로 이동하려고 노력하고 억압상태에서 자유로운 상태로 이동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 있을 때가 제일 나은 정신상태를 가질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높은 스트레스 상황이 아니라 딱 8부 능선을 넘어가는 정도의 상황이요.
그래서 대학 학부 시절이 좋았다는 소리를 몇 년에 걸쳐 반복하고 있는 것 같네요. 적절한 기대감과 낭만 속에 콘트라스트가 되어주는 약간의 짜증, 약간의 분노, 약간의 불안을 유발시키는 강제성이 있었거든요. 온탕과 냉탕을 번갈아 맛보여주며 각 상황의 소중한 면을 상기시켜주는 자극을 계속 받을 수 있었어요.
접할 수 있는 인간군상또한 내가 별 노력을 하지 않아도 파노라마처럼 다양한 인간을 접할 수 있었어요. 유쾌한 사람, 시끄러운 사람, 조용한 사람, 우울한 사람, 무뚝뚝한 사람, 비열한 사람, 꿈을 가진 사람, 현실적인 사람 뭐 이런 사람들이요. 사실 그런 사람들 중 누구와도 친하지 않았지만 그들 사이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생활하며 그냥 만화경을 바라보듯 바라보는 것만으로 재미가 있었어요.
4.휴.
5.대학 시절이 자동차에 타면 알아서 어트랙션을 돌아주는 기사 딸린 자동차였다면 지금은 자동차를 스스로 운전해야 하는 신세예요. 이건 비유하자면 혼자서 체스를 두는 것과 같은거예요. 내가 어떤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한 수를 두면 그 다음엔 누군가가 어떤 수든 둬줘야 하는 거거든요. 환경의 압박에 맞서 자신의 처지를 개선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돌아버리지 않고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오락실을 자주 가곤 했어요. 오락실을 매우 좋아했죠. 하지만 그 때의 인생에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미래에 대한 불안 뭐 이런것들이 없었다면 오락실에 가는 게 재미가 없었을 거예요.
만약에 갈 곳이 다 사라지고 오락실만이 남아서 오락실을 가야 했다면? 오락실에 가서 게임을 하며 '아 게임 전나 지겹고 재미없네.'라고 투덜거리면서 게임을 했을 거예요. 술집에 가서 '휴...오늘도...'하고 앉아있다가 자리를 벗어나 다른 고객들을 보면 퍼뜩 깨닫곤 하는 사실이 있어요. '사람들이 술집에 온다는 건 정말 놀 작정을 하고 놀러오는 거구나.'하는 사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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