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어딘가엔 학대당하는 아이가 있겠죠.

원영이 이야기도 차마 읽을 수 없어 거의 제목만 봤는데도 견딜 수가 없네요.

쇠부엉이님이 쓰셨듯 굶기 직전에 탈출한 용감한 소녀 덕분에 학교에 이상하게 장기결석하는 아이들을 어디 있나 이제야 찾아보게 된 거겠죠. 저는 그 아이들이 거주지의 누군가의 눈에 띠었지만, 그냥 다시 그놈의 <부모>에게 돌려보내졌다는 부분이 가장 끔찍해요. 원영이는 사회복지사들이 이미 3년 전 보고를 했는데도 그냥 묵살되고 그 소녀도 처음에 도망쳐나왔는데 경찰이 다시 집 찾아줬죠(젠장젠장!!!!!).

저는 앞으로 피골이 상접한 아이나, 계절에 심하게 맞지 않는 옷을 입었거나, 구타당한 흔적이 있는 아이를 발견하면 무조건 제가 데려갈 거예요. 미친 유괴범 소리를 듣더라도 경찰이나 병원에 데려가서 자세히 검사를 받게 하고 제대로 된 보호자가 확인될 때까지 계속 붙어 있을 거예요. 원래대로라면 경찰에 인계하는 것이 의무를 다 한 것이겠지만 경찰을 믿을 수가 있어야죠. 공권력은 아예 대놓고 아이들을 학대하는 앞잡이가 되기도 하잖아요. 형제복지원 사건처럼요.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지하철에서 구걸하는 아이들도 참 많았어요. 못 본지 몇 년은 된 것 같은데.... 예전에 그 아이들을 보았을 때 저도 미성년자였지만 그렇게 지나쳤으면 안 되었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어떻게든 개입을 했어야 했어요. 지하철의 그 모든 승객들은 다 뭘 하고 있었던 걸까요? 그 아이들은 어떻게 자라났을까요?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역시 일어난다는 점이 좌절스럽습니다. 영화 룸의 토대가 된 사건은 더 끔찍하잖아요. 요제프 프리츠 사건. (널리 알려진 사건이나 극히 혐오스러우니 여기 자세히 쓰진 않을게요.) 그 사건에서도 도망쳐나온 피해자를 경찰이 집에 데려다줬죠. 오스트리아 경찰도 가루가 되도록 비난을 받았고요.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인류 역사상 아동 학대는 늘 있어왔고 이제야 조금씩 근절되어가는 노력이 시작된 것일 수도 있어요. 그 많은, 아이를 내다버리는 전래동화(헨젤과 그레텔, 백설공주....), 아이들이 굶고 추위에 떠는 창작동화(플란다스의 개, 성냥팔이 소녀..)가 괜히 나왔겠어요. 요제프 프리츠 사건을 연상시키는 당나귀 가죽 이야기도 있지요.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어딘가 아이들은 여전히 학대당하고 전쟁터에 총알받이로 내몰리고  아동성애자에게 입양되겠죠. 사실 멀리 갈 것도 없어요. 심한 아동학대를 하지 않는 부모들도 아이를 학원으로 학원으로 돌리다가 자살하게 만들잖아요. 아이들 수백명을 바다에 생매장시키고도 모른 척 그냥 진실을 묻어버리자고 하잖아요.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내가 지금 학대당하는 아이를 하나라도 찾아서 구하는 일을 하지 않고 뭘 하는 거지 싶어요. 대체 무슨 다른 가치있는 일을 한다고 시간을 보내는 거야?


하지만 내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직장으로 향하겠죠. 당장 그 일을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말이죠. 저 자신의 소시민성에 몸서리가 쳐집니다.

 


    • 아동학대의 가장 난점은 마땅한 대체 부모를 찾을 수 없다는 거라죠. 포스터 부모가 있어도 일시적이고 아이들은 좀 더 크면 학대하던 친부모에게 돌아가기도 하고요. 그 아이들이 다시 학대하는 부모가 되는 경우도...

      어쨌거나 님의 양심에 감동 받고 갑니다.
    •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정말.. 개개인의 선의와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뭔가 정책적으로 변화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 애를 낳고 키워보니 한사람이 살려면 한사람이 죽(을정도로 힘들)어야 하더군요.

      내가 무심코 한 행동이 아이 한사람을 살릴 수 있어요. 혹은 내가 친절을 보인 아이가 누군가를 살릴 수도 있고요....라고 자위해봅니다.

      그래서 부족함없어보이는 동네 아이들이라도 유심히 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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