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 주토피아, 대니쉬걸

데드풀에서 괴상하다고 느꼈던 건 황량한 분위기입니다. 액션이나 그래픽도 요즘 나오는 액션물에 비해 모자르지 않고 등장인물들의 숫자도 앤트맨 수준은 되는 것 같은데, 영화속에서 주인공이 대놓고 언급하 듯 제작비가 모자르다는 느낌이 들었던 건 애초에 하고자 한 이야기의 규모가 컸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킥애스의 주인공이 똘끼가 가득한 영화 분위기에 비해 자신감이 모잘라 보이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원작의 깐죽거리는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보겠다고 다짐했음에도 주인공의 불우한 배경에 발목잡혀 어정쩡한 결과를 보여줬던 것에 비하면, 데드풀은 다 필요없고 캐릭터 마음껏 살리고 하고싶은대로 막 나가는 느낌입니다.

유머를 이해하는데 영미권 대중문화를 잘 알아야하는데 그게 꼭 웃음으로 이어지는지 의문입니다. 그저 무언가를 연상시킨다고 언급되는 것 보다 언급되는 대상과 함께 놀리는 게 웃음을 유발했던 것 같아요. 엑스맨의 한 멤버에게 에일리언3의 리플리라고 한 대사는 왜 웃어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적을 때리면서 림프비즈킷이 90년대 음악계에 한 짓과 똑같은 짓을 하겠다는 건 웃겼네요. 

브리티쉬빌런으로 출연한 에드 스크레인이란 배우가 잘 했고 잘생기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에서 처음 봤는데 트랜스포터 최근작에도 주인공이었네요. 


주토피아는 빅히어로6 이후에 나온 디즈니 작품인데, 자꾸 명작을 터뜨리네요. 포유류 통합정책 하에 운영되는 도시 주토피아의 이야기이고 짐작하시겠지만 현대사회에 대한 우화입니다. 홍보가 제대로 안되었던 것 같고 저 또한 사전정보 없이 포스터의 여우캐릭터 닉 와일드의 능청스러운 표정에 끌려서 보게 되었네요. 제가 여우나 너구리 같은 동물을 좋아해서 보는 내내 함박웃음을 지었네요. 유머도 좋은데 특히 나무늘보와 말론 브란도가 연상되는 보스가 재밌었네요. 이건 예고편에서도 나옵니다.


대니쉬걸은 중반까지는 흥미로웠습니다. 예술가다운 모험에서 시작되어 변화를 받아들이느냐 아니냐 하는 두사람의 관계에 집중 된 이야기인데, 그 이상의 고민은 별로 다뤄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초반에 시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남자는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지만 여자는 익숙하고, 에드 레드메인이 여장을 하고 나서도 쏟아지는 남자들의 시선에 대한 내용이 흥미로웠고 그런 성반전에 대한 또다른 부분이 다뤄졌으면 재밌었을 것 같은데 조금 아쉽더군요. 서서히 변화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던 중반까지 전개에 비해 후반은 아예 주인공의 고행길이 되어버리는게 의문이었네요. 관객들도 같이 고통스러워 하라는 의도인지 모르겠습니다. 세바스티안 코흐가 21세기에 더 어울릴법한 의사로 나오는데 그냥 의사이면 되는데 연기가 쓸데없이(?) 진중합니다. 엠버 허드는 키이라 나이틀리와 무척 닯게 나오는데 제작사가 원래 키이라 나이틀리를 원했는데 그게 잘 안되었나 하는 개인적인 망상이 잠깐 들었고요. 마티아스 쇼에나에츠는 그냥 반가웠네요. 

    • 대니쉬걸은 정말 결말부가... 연기는 다 좋았지만요.


      한스 역의 배우가 마티아스 쇼에나에츠군요. 좀 뜬금없지만 푸틴 대통령이 자꾸 떠올라서...
      • 푸틴. 으하하핫!!! 맞아요.
      • 앗 푸틴!!!!! 누군가 떠오르는데 그게 누구지 했더니 ㅋㅋㅋㅋ

      • 그런데 이 배우는 스윗프랑세즈에서 더 좋아요. 미세한 떨림류 선호하시는 분들을 만족시키는 연기
        •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 러스트 앤 본에서도 이 배우 좋더라고요 (저의 편견으로) 액션 연기를 잘 할 거 같은 외모인데 멜로 드라마 주인공 연기가 꽤 여럿 작품이네요? 스윗 프랑세즈도 봐야겠어요~
    • 앗. 주토피아의 나무늘보와 보스는 에고편에서는 대충 어떤 모습인지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이지 진가는 영화를 봐야한답니다. 이것저것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많으므로 추천해요.
    • 토끼 아가씨 너무 매력적이라 보러 가고 싶습니다

    • 에드 스크레인이라면 왕좌의 게임에서 바뀌기 전의 다리오네요. 지금 다리오가 더 제 취향이지만 ㅎㅎㅎ

    • '엑스맨의 한 멤버에게 에일리언3의 리플리라고 한 대사는 왜 웃어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적을 때리면서 림프비즈킷이 90년대 음악계에 한 짓과 똑같은 짓을 하겠다는 건 웃겼네요.'




      저랑은 반대시네요. 전 그 소녀가 머리모양이나 옷스타일, 분위기가 에일리언3의 삭발한 리플리 닮아서 웃겼고 후자는 음악을 잘 몰라서 안웃겼거든요.



      • 저는 언급하는 걸 넘어 같이 놀려야 웃기다는 이야기였어요 ~
        • 네가소닉의 반응때문에 저는 그 농담을 웨이드의 연식을 (작가가 관객과 함께) 놀리는 걸로 받아들였어요. 그래도 시너드 오코너 개그가 더 와닿았긴 했죠. 영화에서 제일 웃겼던 농담은 뭐니뭐니해도 T-렉스 개그였어요. 

          • 그 장면은 진짜 웃겼죠. 원래는 공룡은 이런 손을 가지고도 짱 세잖아.. 정도를 티렉스로 번역한게 창의적 의역이라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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