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재밌는 그룹 같아요. 평상시 그렇게 유심히 보진 않는데, 하도 걸그룹 얘기가 많아서 보다 보니 재밌는 구석이 많네요.

다 하나같이 긴생머리에 똑같은 옷을 입고, 치마를 살랑거리며 춤추는 것부터가 눈길을 끄네요.

데뷔곡부터 해서 싱글 3곡을 들어보고 무대를 접해봤는데 느낀 점 (소감이라기보단 비평에 가깝네요)을 몇자 끄적이고자 합니다.



1. 유리구슬

편곡 구성, 안무를 봐도 대강 감이 오지만 소시 데뷔초를 보는 듯 하죠.

편곡을 SM의 유영진의 계보를 잇는 켄지식으로 했어요.

노트도 그렇고 후반부 싸지르는 애드리브같은 거나 전개도 SM의 그겁니다.

(아련히 들리는 백기타 사운드...)


멜로디는 극단적인 일본가요 음계같진 않지만, 일본에서 넘어온 그걸 쓰고 있고요.

톤도 거기 맞춰놨어요. 유주라는 메인보컬 친구가 본인 발성을 살려서 실력대로 부르지만

튠을 높여놓으니, 일본 느낌이 많이 나죠. 멜로디도 일부러 일본어 장음같은 거 처리할 때 쓰는

멜로디 작법이 들어가 있어요. '가라스다마(일본어 '유리구슬')'라고 표기해도 이상하진 않은 노래죠.



2. 오늘부터 우리는 (Me gustas tu)

여기서도 SM의 족적이 보이는 게, 이번엔 전자기타음이 앞에 배치돼서 나옵니다.

유영진, 켄지 외에 외주 작곡가들도 SM 커스터마이징으로 쓰는 일종의 트래이드마크.

스트링사운드 흘러나오면서 1-2킥이 탁탁 쳐주면 각 잡는 군무 나오도록 유도가 되죠.

비트랑 템포도 거기 따라 나오도록... 그러다 드러밍으로 임팩트 주고

확 화사하게 바뀌는 게 변주는 굉장히 센스 있게 마무리했습니다.

(뒤에 하이노트 지르고, 팡 터뜨리는 것 역시 레퍼런스가 많이 보이죠.)


멜로디나 톤은 전술한대로, 일본 아이돌 스타일 그대로 차용하고 있습니다.

일본 아이돌 노래는 템포가 빠르거나, 느려도 구성이 심플합니다.

인스트의 소스를 보컬 합쳐도 많게 잡아야 10개 정도 될려나요.

하지만 이 노래는 구성이 풍부해서 알차게 들리네요.



3. 시간을 달려서

점점 곡 난이도가 높아지네요. 이 노랜 라이브에서 육성으로 부르라고 만든 노랜 아닐 겁니다.

가만히 서서 부르기도 힘든 노랜데, 이걸 춤추면서 제대로 부르는 건 굉장히 힘들 겁니다.

당연히 이들은 라이브를 보컬도 일정 녹음된 더블링에 맞춰 조금씩 따라부르는 정도로 하고 열심히 춤출 거예요.


하지만 멜로디가 일본 아이돌이 쓰는 노트라기보단, 아니메(저패니메이션) OST에 어울릴 법 하네요.

분위기도 그렇고요. 난이도가 그만큼 높다는 겁니다. 곡구성이 점점 정성에 정성을 거듭하는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이기, 용배가 이단옆차기 이후로 특색 없는 작곡가라 보여집니다.

이 사람들 작곡한 곡들 보면 일관성은 거의 없어요. 그런데 작곡능력에는 장인정신이 엿보이네요.

요즘 미디 작법으로 일렉트로닉은 아마추어도 뚝딱 만드는 시대인데, 저 정도 작곡력이라면...

과연 명품 작곡이라 봅니다. 어디서 딴 레퍼런스를 잘 활용하고, 샘플도 간간히 쓰는데 재치가 있어요.

그리고 동아시아니까 나올 수 있는 저 파쇼적인(?) 가무와 컨셉트도 보고 있으면 감탄이 나오긴 마찬가지네요.

여러모로 여자친구도 이기, 용배도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 봅니다.

    • 시간을 달려서


      노래를 듣다 보면 마치 오케스트라 반주를 듣는 듯한 풍성함이 느껴져요.


      클래식 느낌이 난다는 건 아니고 정말 빈 틈이 없다는 느낌.

    • 노래가 소시 다만세 느낌이 강하게 나죠

      이그룹 어느정도 팬덤은 있었지만 이번에 확뜬거 같더라고요

      비슷한 시기에 나온 대형기획사 가수 트와이스와 레드벨벳과의 경쟁이 매우 재미있을거같네요
    • 소속사 대표가 SM 임원 출신이라죠 이전 기획팀의 흑역사에도 불구하고 여자친구로 성공한 거 보면 사람일 모른다 싶기도 하고...


      아무튼 SM의 지원을 받는다는 드립(이번에 태연하고도 붙었는데?)이 따라 붙을 정도로 유사전략을 따르고 있는 것 같아요.


      덕분에 다만세로 소시에 빠졌었다 Gee무렵엔 지쳐 떨어진 저같은 덕후는 옛것이 좋은 것이여 라면서 유리구슬 때부터 응원했고...


      이번에 빵 터져서 기쁘면서도 나만 알던 거 이제 다 알겠구나 아쉽기도 하고. 이번 활동이 있기 바로전에 제주에서 촬영했던 프로그램에서 보면


      젊은 친구들 빼곤 알아보는 시민들이(라고 해봤자 대부분 젊은 축) 별로 없더군요. 이젠 그럴 일도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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