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에서 기차, 모텔, 그리고 잭 (스포)

영화 보면서 기차가 걸렸습니다 서점에서 소설을 보고 둘이 처음 만나는 장면부터 읽었어요 그런데 소설은 그냥 인형을 사더군요
영화 시작과 끝에 기차 경적 소리가 나오고 백화점에는 모형이 있죠 기차는 하드보일드한 세계를 제게 떠올리게 합니다
테레즈는 이 세계에 던져져 있죠 워낙 화면이 이뻐서 잘 드러나진 않지만 압박과 위험 한 가운데 있습니다
굳이 캐롤이 기차를 사는것으로 바꾼건
둘이 같은 상황이란걸 분명하게 하려고 한것 같습니다 물론 둘은 나이 계급에서 차이가 크지만요
하필 둘이 처음 섹스를 하는 장소가 허름한 모텔이란 것도 의도된 설정이겠죠
화려한 시카고의 호텔이 그 장소가 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호텔에서 테레즈는 캐롤의 하녀를 연기해야만 했죠 모텔에서 둘은 보다 동등해질수 있었습니다 단둘이 여행하는 어딘가 의심스런 여자들로서 말이죠 그리고 모텔은 하드보일드 세계와 잘 어울립니다 순진해보이는 외판원의 가방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 수 없죠
잭은 기차와 함께 처음과 끝에 나타납니다 탐정이나 형사같은 차림의 이 남자는 기차 경적과 함께 긴장을 불러 일으킵니다 물론 이 남자는 일종의 맥거핀이었죠 그가 다른 장면에도 나왔었나요? 빨갱이들이라고 농담하는 거리, 아니면 영사실에서? 아시는 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그러나 사소해 보이는 그가 서로 사랑에 빠진 두 여자가 얼마나 위험한 세계에 사는지 실감하게 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는건 아닐까요

서점에서 집어들고 읽었던 소설을 사진 않았습니다 영화 포스터를 옮긴 표지가 부담스럽더라고요 그래서 궁금했던것부터 보고 덮었죠 이후 며칠간 떠오른 상념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 저도 기차가 참 흥미로웠어요. 


      영화의 도입부가 고전 멜로영화 밀회(Brief Encounter)를 오마주 했는데, 밀회에서 두 주인공은 기차타고 만나고 기차역에서 연애합니다. 


      캐롤이 등장할때 백화점에서 잘 돌아가던 장난감 기차 레버를 실수로 건드려 기차가 멈추는데, 


      전 이게 죄(?)를 뉘우치고 각자의 가정으로 돌아가는 '밀회'와는 다른 결말을 내겠다는 선언처럼 보였습니다.




      +) 말씀하신 '하드보일드'한 느낌은 영화보다는 원작에 훨씬 잘 나타나 있는것 같습니다. 후반부에 두 사람이 탐정에게 쫓기는 내용이 많이 나와요. 안타깝고 흥미진진했어요. 

      • 캐롤이 기차 모형을 멈춘 장면이 있었나요..두 번 봤는데 헛 봤네요 ㅠ

        영화는 원작과 고전 멜로영화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춘거 같아요 토드 헤인즈는 좀 지나치다 싶은게 있었는데 이번에는 자제한 흔적이 보이네요 각색의 위력이 더 클지도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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