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혼자를 기르는 법과

1_ 타블릿으로 글을 쓸 때는 그림을 첨부하기 힘들어요. 그런 짜깁기를 하는데 좋지 않습니다. 그런걸 생각해보면 '바탕화면'과 거기에 겹겹히 깔리는 창들을 만들어내고 각각의 3차원적 범위에서 특정한 데이터를 물질적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넘길 수 있다는건 참 대단하지 않나요. 실제로 타블릿에서도 그림을 캡쳐한 후, imgur에 올리고, 그 HTML을 창으로 따오는게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몰라요. 그런데 하기 피곤하죠.


그래서 [혼자를 기르는 법]은 다음 번에 이야기하는 것으로 하죠. 일단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연재분 중에서 꽤 싸했던 4컷을 한 둘 찾아야 되고, 그걸 중앙 정렬로 글에다 옮겨 놔야 겠죠. 그리고 듀나님이 트위터에서 이 만화가 아마추어 연재할 때부터 좋아해서 가끔 링크를 올렸고, 내용을 보고 나서는 '흠, 듀나님이 딱 좋아할 스타일이네'라고 생각했다는걸 말 하는거죠. '듀나가 좋아할 만한 스타일의 웹툰'. 음.. 이 전에 웹툰 장르를 보는데 폐쇄공포증(세로로 긴 통로에 갖혀있는 기분이라고 했던가)이 느껴질 정도로 컷처리에 적응하기 힘들다면서 보질 않는다는 분이 시도를 조금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거죠. 아니면 취향에 맞춰서. 홀로 사는 사람의 이야기죠.


2_ 이미지 한 장 넣지 않고, 웹툰 이야기를 길게 한  이유는 저 제목이 이번에 이야기하고 싶은 바에 너무나 적절하기 때문이에요. 부모님과 따로 산 지는 꽤나 오래되었는데, 온전하게 홀로 산 지는 1년이 채 안 되었어요. 그건 상당히 다른 일이더라구요. 생각했던 것보다 다른 일이었어요. 제 인생에 특정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그렇게 예상을 벗어나 본 적은 없었어요. 군대에서 끔찍한 일을 겪는다거나, 지구 반대편의 나라에 방문한다고 해도 그렇게 놀랄만한 일은 없었던 거죠. 신교대 중반에 만화까지 곁들여서 농담처럼 써 보낸 편지에 아버지가 화내실 정도였어요. 군생활 전반을 걸쳐서 '울컥'했다거나 하는 경험은 없었다구요. 힘들기야 했죠, 감정적으로도 힘들고. 하지만 누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요. (어쩌면 아닐지도 모르죠. 저는 제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편은 아닌 것 같거든요.)


저는 따지자면 현실에 밀착한 인간보다는 관념에 치우쳐진 인간에 가깝죠. 그건 하늘 높이 날고 있는 연과 물레의 관계 같은 거에요. 굳건한 신체는 물레와 마찬가지로 땅에 고정되어 있는데, 정신은 저 먼 하늘에서 허우적거리는 거죠. 거대한 바람결을 대지보다 더 민감하게 느끼고 잠깐 연줄을 놓치면 하늘을 휘젓고 다니게 되요. 그러니까 바로 지금, 여기서 아침을 안 먹었고, 10분 후에 옷을 입고 나가야 되며, 30분 후에는 몇 가지 과업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은 무슨 옷을 입고 있고, 이런 게 아니라 빨리 흐르는 시간의 가성비를 늘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갑작스럽게 단순하게 웃겼던 어떤 꽁트적 형태를 떠올리고 그게 어떤 구조로 생각나게 되었고 다른 응용법으로 어떤 형태를 또 만들 수 있는지 같은 헛 생각을 한다는거죠. 현실에 강하게 밀착되어 있는 사람들은 전후 10분 내의 어떤 특정한 무언가와 연관된 것을 대답하거나 하죠. '상당히 추워지네요'라고 하면 '아, 옷을 두껍게 입고 왔어요 그래서' 같은 대화가 되는 거에요.


그런데, 몇 달 간을 아무도 없는 빈 방으로 돌아와 옷도 안 벗은 채로 침대에 누워있다가 적당히 몸이 데워지거나 피곤이 풀릴 때 쯤에 옷을 갈아입고, 저녁을 안 먹은 상태로 뇌를 영상과 기타 등등으로 씻어내버리며 잠들게 되면, 아무리 저라도 가까운 세계를 감각하게 되는거죠. 그러니까 누군가의 공간과 나의 공간이 뒤섞인 어떤 세계에서, 문을 여닫으며 들어온 정방형의 온전히 나의 것인 공간으로 꾸준히 들어오다보면, 아무리 둔탁한 저라도 그 공간이 나의 권리와 책임의 공간이라는게 촛점이 맞춰지듯 깨닫게 되는 거에요. 내 자신/신체를 포함해서 말이에요.


자신만을 위한 일. 그게 제 자신에게 얼마나 이상하게 느껴지는지 모를거에요 정말. 남에게 그 이상함을 설명하기는 정말 어려워요.


집안일이나 삶을 영위하기 위한 일들은 계속 해왔죠. 설거지나 빨래, 밥짓기나 청소 같은 것 말이에요. 그런데 그게 정말 한 톨도 남을 위한게 아니라 내 자신을 위한 일들이 된 거에요. 뚜렷한 내 공간과 함께 말이죠. 그걸 그렇게 의식해본 적이 없었다니. 학교는 대체 어떻게 다닌거죠? 하하. 물레가 다 감겨서 연이 물레에 딱 붙어서 바닥에 내려놓은 것 같은 그런 충격적인 일이에요. 정말 가끔 있는 일이고, 필요할 때만 잠깐 뜨거운 밥공기를 옮기듯 얼릉 손을 떼는 그런 상황인데 아주 길게 주시하게 되었어요.


3_ 위생에 대해서는 잘 이야기하지 않아요. 잠깐 인터넷 세계에 휙- 하고 바람이 지나갔는데 화장실에서 손을 씻지 않는 사람들 이야기였죠. 저는 손을 씻기야 하는데 그렇게 막 깨끗이 씻진 않거든요.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는 순간 와장창- 하고 호감도가 떨어지는거죠. 거짓말을 해도 되지만, 거짓말 안하려면 이야기를 안 하는게 가장 낫죠.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예 금기시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편집증적으로 위생적이지 않는한 누군가에게 놀림거리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잖아요. 평균 이하더라도 놀림거리가 되고 싶지 않은건 똑같구요.


어쩌면 위생은 요리만큼이나 가문내적인 전승 정보인지도 몰라요. 우리는 음식을 어떻게 만들어야 맛있는지 혹은 개성 있는지를 부모로부터 배우고, 올바른지 올바르지 않은지 알 수 없는 머리 감는 법이나 몸을 씻는 법도 부분적으로 부모로부터 배우죠. 그건 배우자/애인을 만나서 서로 발견하기 전까지 (굳이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담론을 꺼내지 않는한) 남에게 참견받을 영역이 아니고, 그래서 효과적인 치약량이나 샴푸량도 미지의 영역에 놓이게 되는 거겠죠. 1회 사용량이 20g이라거나 그런걸 꼼꼼하게 읽지 않는한 말이에요. 아, 여튼 저도 나갈 일 없으면 씻기 싫어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에요.


혼자 살지 않으면 영영 자발성 같은건 찾지 못했을지도 몰라요. 그건 매 번 들어도 깨달아지지 않죠. 내가 좋아하기도 하고, 날 위해서 해야겠구나 하는거요. 따뜻한 물에 샤워하는 것도 마찬가지죠. 남이 시켜서 하면 영영 남이 시켜서 하게 되는 걸 꺼에요. 직접 말하지 않더라도 함께 사는 존재가 수동성을 부여해주죠. 단 한마디 하지 않더라도. 그런데... 혼자 대략 10개월을 살아가는 순간, 자신을 기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거에요. 남에게만큼이나 잘해줘야 된다는 거죠. 


뭐, 근데 언제나 뒤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걸 고려하고 있으니, 그래도 놀라진 않을꺼에요.


4_ 보통, 사람들은 두 가지 방식으로 생각한다고 봐요. 내게 어려운 것/ 내게 쉬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모두들에게 어려운 것/ 모두들에게 쉬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요. 후자일 경우, 모두들에게 어려운걸 못하는건 당연한 것이고, 모두들 잘하는걸 못하는건 자신이 못마땅한 일이죠. 전자는 내게 어려운 것을 잘하는게 매우 칭찬 받을 일이고, 내게 쉬운 것을 안하면 자신이 게으른 거라고 생각하죠. 음... 저는 전자에 가깝긴 한데 후자를 그 위에다 다시 적용하는 꼴이라고 해야할까요. 그게 좀 문제였어요.


보통 말이에요. 밥을 먹는다거나 설거지나 빨래를 한다거나, 잠을 제 때 잔다던가 이런건 쉬운 일이잖아요? 방을 적당히 어지러진 상태로 유지를 한다거나 말이에요. 전 제가 그런걸 못 하는게 좀 못마땅해 보였죠. 근데 좀 생각을 바꿨어요. 모두들에게 쉽더라도 나한테 어려울수도 있다는걸 죄책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거에요. 혹은 그 이상이죠. 누구도 으른이 되었을 때 어려운 일에 어렵다고 말하면 '모두가 네 엄마인건 아냐'라고 말하죠. 아니? 하지만 혼자를 기를 땐, 내 자신이 엄마처럼 굴어도 되는 거에요.


설거지는 어렵고, 음식물 쓰레기를 정리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기 때문에 그걸 에베레스트 오르는 것에 비견하든, 테러단체가 횡행하는 곳에서 반군으로 참가하는 것에 비유하든 상관이 없는거죠. 그런 것을 크게 잡아서 자신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되요.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고, 일이었으니까요.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그리고 해냈죠. 아침, 저녁을 먹여냈고 잡다한 집안일들을 하나하나 처리한 거에요. 인간 한 명을 기르고 있다구요, 제가. 직접. 앞으로 꾸준히 못 하더라도 어때요, 그건 그만큼 힘든 일인데.


5_  넷플릭스에서 스탠딩 코미디를 6편 정도 봤어요. 아, 여기서 한 번 짚고 넘어가는건데, 제가 느꼈던 만큼 다른 사람들이 넷플릭스의 라이브러리의 방대함을 느끼진 않나보더라구요. 상당히 작고 초라하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혹시 제 과대평가를 보고 선택을 고려하시는 분들은 한 번만 다시 생각해주세요. 음, 여튼 스탠딩 코미디를 보는데 이래서는 누가 누군지 다 잊어먹고 하나로 뭉뚱그려 생각하게 될까봐 정리 좀 해 놓으려구요. 어차피 넷플릭스의 스탠딩 코미디들은 한 명당 많아봐야 하나 밖에 없어서 같은 사람 시리즈를 볼 수 있는 경우도 별로 없으니. (사실 그러니까 더욱 더 적어놔야 겠지만.)


제가 스탠딩 코미디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이름도 모르는 유명한 코미디언 때문이죠. 1. 초콜릿을 먹어 죽을 뻔한 개를 살린 후 원수가 된 이야기 2. 죽음이 임박한 친구와 성매매를 하러 간 이야기를 한 사람으로 스탠딩 코미디를 입문했죠. 입문해봐야 뭐하겠어요, 번역된 스탠딩 코미디가 많지도 않은데. 코난 오브라이언의 대학 졸업 연설을 마지막 메인 디쉬로 먹고 난 후에 입을 싹 닦는거죠. 입 맛을 쩝쩝 다셔봐야 말이죠.


[안사리 아지즈: 생매장], [안사리 아지즈: 매디슨 스퀘어 가든] - 평이한 느낌이에요. [마스터 오브 논]을 보다가 메디슨 스퀘어 가든을 봤는데 몇 가지 주제가 겹쳐서 아주 재미있진 않더군요. 젊다는(안 좋게 말하면 어리다는) 느낌이 강하고... 넷플릭스에서 첫 번째로 본 스탠딩 코미디라 처음에는 상당히 재미있었어요.


[젠 커크맨: 난 솔로로 죽을꺼야] - 여자 코미디언! (매우 성차별적 발언이라는건 알지만...) 너무 궁금해서 일단 봤죠. 한국에서 여성 코미디언이 1시간 동안 혼자 이야기하는걸 들을 기회나 있을까요? 무슨 이야기를 할 지 너무 궁금하잖아요. 육아에 대한 신랄한 관점이 장기화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비속어가 많이 자막에서 짤렸더라구요. 그리고... 저는 싫어하는 목소리가 별로 없어요. 걸걸하거나 째지거나 뭐 어쩌거나 나름대로 좋아하는데, 이 분 목소리도 좋았어요. 목소리가 사람을 만드는건 아니지만 사람을 상상하게 되잖아요. 걸걸한(?) 목소리 좋아요.


[존 멀레이니: 컴백 더 키드] - 넷플릭스의 별점이 뭘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후부터는 별점 높은 걸 골라 봤어요.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스탠딩 코미디가 어떤 건지 알고 싶었거든요. 존 멀레이니는 꽤 젠틀하고 깔끔한 느낌이었어요. 한 손으로 마이크를 쥐고 큰 걸음으로 좌우를 적당한 속도로 오가며 이야기를 하죠.


[안소니 제설닉: 생각과 기도] - 같은 사람의 다른 코미디를 다시 보고 싶다고 든 첫 번째 영상이었어요. 팬이 많은 만큼 안티도 많을, '죽은 아기 농담' 같은 농담을 얼굴색 하나도 변하지 않고 던질 코미디언이었죠. 피가 묻은 블랙 개그의 진수라고 할까요. 절대 꺽이지 않을 괴이한 신념이 사람을 끌어들이는 느낌이었어요. 남에게 추천하기는 그렇지만요. 트위터의 반인륜적 농담봇이 생각나기도 하고.


[캐빈 하트: 렛 미 익스플레인] - 처음에 너무 자기 자랑을 하는 영상을 길게 틀어서 '얼마나 웃기나 보자'란 생각이 들었어요. 10분간 월드 투어를 설명하는 영상을 넣어놓는 것은 뭐지?? 자기과시?? 뭐 그런 느낌이었습니다만, 제가 혼자 영상을 보면서 현실 웃음(...)이 처음으로 터진건 이 사람이었어요. 세상에, 안소니 제설닉 다음에 캐빈 하트를 보다니, 생각해보니까 정말 극과 극이네요. 오두방정이랄까,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이야기를 진행해가는데, 나중에 그게 효과적으로 먹히는게 느껴지더라구요. 후, 어떻게 유명해졌는지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행동 묘사의 변주는 여럿 기억에 남더군요. 이후,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공연을 하는게 그렇게 의미 있는 일인가? 하고 안사리 아지즈의 공연을 본 게 오늘이었어요.


이제 남은게 한 8 ~ 10개 남짓 되던데, 다시 여성 코미디언으로 넘어갈 것 같네요. 딱 1시간 정도라..


그냥 그런게 궁금하긴 하더라구요. 스탠딩 코미디는 어떻게 소비되는가 이런 거요. 아마 혼자서 보러가는 일은 거의 없겠죠? 1시간 단발로 보고 그 여러 소재들을 남과 나누지 못한다는 것은 뭐랄까 정말 낭비 같거든요. 애인이랑 같이 가는 경우가 흔하겠지, 아니면 부부 동반으로. 밥먹고 7시 정도에 보고 나서 어디 좋은 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몇몇 이야기들과 에피소드들을 나누는걸까? 그리고 서로 특정 대화를 재구현한다던가 몸짓을 따라한다던가 그러는걸까 싶더라구요. 음..


6_ 지난번에 의기소침해진 이유를 좀 알았어요. 마지막에 지나가듯 이야기했던게 가장 중요해요. '시간이 전보다 빨리 간다는 것'.


이건 꽤 많은걸 설명할 수 있어요. 제가 스탠딩 코미디를 보면 1시간이 지나갈 것을 알아요. 그리고 듀게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 평균 1시간, 많으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릴 거란걸 알아요. 그러니까 9시에 쓰기 시작하면 10시 쯤에 글을 마감하겠거니 좀 길게 그리고 다른 무언가를 붙여서 만든다면 2시간 걸리겠거니 생각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럼 생각해보세요. 집에 와서 식사를 한다고 하면 7 ~ 8시가 될 꺼죠. 고작 식사를 하고 씻었을 뿐인데 말이에요. 그리고 책을 읽거나, 영상을 보거나, 글을 쓰거나 하면 자야 되는 거에요. 그래서 [시간을 자각할만한 일을 하지 않고] 보내기 위해 머리를 비우고 누워서 방송을 보다가 잠드는거죠. 아무 것도 못한 채!


아직도 그다지 담담하게 받아들이진 못 했어요. 그냥 내가 통제할 수 없는 형태로 시간이 흘러가도록 놔두고 마취제를 맞은듯 시간 감각과 총체적 압박의 유령들이 안 보이는듯 헤매다 잠드는걸 다시 선택할 수도 있겠죠. 아무것도 변한 것 없이 하루가 다시 시작할 것이라는 게 무의식적으로 정신을 뒤흔들도록 놔두면서 말이에요. 듀게에 글을 쓴다고 해도 30분 짜리 글은 못 써요! 그건 턱없이 부족해요, 올릴만큼의 무언가가 되질 않아요. 제가 만족 못한다구요. 되지도 않은 반죽으로 부침개를 부칠 수는 없죠.


그건 자각과 회피의 대결 같은 걸 꺼에요. 회피하면 일단은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무의식적인 뇌경직이 (마치 어깨가 경직되는 것처럼) 우울감을 확대시키겠죠. 확실하게 시간을 자각하며 쓰면 시간이 흐르는 소리에 귀가 멍해지고 몸이 짜릿짜릿하겠지만 무언가 해내긴 하겠죠. 음, 그래도 전보단 나아보이는군요. 좋아요.


7_ 다음번엔.. 이라며 차기 광고를 하려 했는데 그냥 마려구요. 왠지 7에서 끝내니 누군가를 흉내내는 듯한 기분이네요. 그런 의도는 없었어요.

    • 혼자를 기르는 법 좋죠. 네이버보단 다음에 어울리는 웹툰이라고 생각했어요.

      '오늘도 중장비보다 오래 일했습니다' 컷이 기억에 남아요. 여자제갈량 작가가 '오늘도 목우유마보다 오래 일했습니다'로 패러디해서 더더욱...

      혼자 산지 6년이 되어가는데 처음 혼자 살 때의 충격이 잊혀지지 않아요.

      내가 일정 기간동안 휴지를 얼마나 쓰는지, 샴푸는 얼마나 쓰는지, 설거지나 빨래는 어떤 간격으로 하는 게 좋은지를 전부 다 알게 되죠. 쌀 한 톨조차 온전히 날 위한 거라는 게 정답이에요.

      아침밥을 먹고 나갔다가 저녁에 귀가하면 접시가 자동으로 세척돼있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을 때 난 정말 못돼처먹은 딸이었구나 싶었어요. 사람은 누군가와 살림을 합치기 전에 한달이라도 혼자 살아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혼자를 기르는 물리적 정신적 시간적 비용이 얼마인지 알기 위해서라도요.

      이시다씨는 혼자를 기르다가 햄스터도 기르기 시작하고 밀웜도 기르지만요.
    • 물휴지_ 전 그걸 생각해봐요. 혼자 산 기간이 길었던 사람이 얼마나 분포하는지 말이에요. 간단히 생각해보면, 과거에는 혼자 살기를 경험해보지 않았을 사람이 많지 않았을까 하구요.


      그건 그냥 제 추측일 뿐이지만 1인 가구의 숫자 같은걸 고려했을 때 말이에요. 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높긴 하겠군요. 가족-독립-결혼-노후 사이클에서 독립기간이 줄어들수록..


      보면 먼저는 대학을 먼 곳으로 가면서, 나중에는 직장에 들어가면서 혼자 살게 되는데 어떻게 되는지. 앞선 지식이 없다면 정말 새로운 문제를 맞닥드리는 거겠죠.




      저도 아주 느린 속도로 적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속도라면 한 3년 지나면 적당히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해요. (거기서 거기일지도)


      아직은 일하면서 다른걸 할 재간이 없는 거겠죠. 흠... 깨달음. 전 그 쪽은 정말 온전히 개개인의 것이라고 생각해서 모두가 같은 기제로 변화가 생기리라 기대하지 않아요.


      다들 자기에 맞는 충격 요법이 있는 법이겠죠, 아마도. 제가 이 영역에서도 예상했다면 또 (자기 자신을 용납 못하면서도) 심드렁했을 꺼에요. '이럴 줄 알았지..' 하며. 그게 아니라 조금은 다행이에요.

    • 아참 흉내내실 생각이었으면 4번을 비워 두셨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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