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 두렵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이 호텔업무가 제게는 맞지 않은 옷이라는 사실은 명명백백합니다.


지금도 제가 도저히 처리 못할 일들에 짓눌려 어서 빨리 후번근무자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분명 엄청나게 혼나겠지요.)


하지만 제가 이 일을 그만두기 힘든 이유는


물론 예전에 말했듯이 도망치듯 나오기 싫은 것과, 이 일을 하면서 나름대로의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요즘은 그 성장세가 미미하여 없다시피 하지만)


뭐 이런 이유도 있지만


결정적인 이유를 하나 뽑자면


이 일을 그만두었을 때 무엇을 할 수 있겠냐는 두려움도 큽니다.


제가 사는 곳은 인구수도 많지 않은 작은 도시라 일자리도 많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일 자체고 지극히 제한되어 있어서


다음 일을 구하기 전까지 얼마나 오랫동안 백수생활을 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 상황입니다...


제가 쉬는 건 주위에서 반기지 않을거에요. 부모님도 걱정을 많이 하실 거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혼란스럽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이 일을 못하겠는 건 좀 억울합니다.

    • 사람과 접하는 일에 적성이 아닌게 아닌가요? 일에 서툴고.. 1인으로 일하는 일을 찾으시는게 좋겠어요.
      • 제가 사람을 원래 어려워하는데 그것보다는 이 전산시스템을 다루는 게 너무 어려워서...그냥 머리가 안 좋은 것 같아요.

        • 프로그램 짜는 일도 아닌데 전산시스템이 너무 어렵다니 의아스럽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호텔 관리 시스템 아닌가요?

          뭔가 두려움을 갖고 시스템 사용을 멀리 하려고 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익숙하지 않으면 님 퇴근 이후에 남아서 좀 알려달라 그러고 익혀보세요.

          그 정도 전산시스템이 어렵다면 다른 일들도 마찬가지로 어려울 수 있습니다. 좀더 용기내서 부딪혀보세요.

          혹 들은 것을 안 적어두는 스타일은 아니신가요? 들을 때 적어두고 나중에 정리하고 미진한 부분은 다시 물어보면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일을 찾으신다면 옮겨갈 곳을 알아두고 관두는 게 정석입니다.
          • 아...근데 변명아닌 변명을 하자면...정말 지X맞아요 시스템이...ㅠㅠ 예를 들면 소셜커머스 다양한 온라인 여행사가 다 처리 방법이 각각 다릅니다...또 아침식사를 예약시에 결제하시느냐 프론트에서 결제하시느냐 식당에서 결제하시느냐에 따라 처리 방법이 다 다르고요. 설명하긴 애매하지만 진짜 복잡해서 배우다가 멘붕이 옵니다...

            • 저도 운전을 배울 때 제가 못할 줄 알았어요. 근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운전하는 것처럼 저도 하게 될 거예요.

              그 시스템을 다른 사람들은 잘 사용하죠? 그럼 님도 잘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제가 보기에 님은 각 경우에 대한 메뉴얼이나 설명 듣고 난 뒤에 정리해두지 않는 듯 해요. 그럼 들을 때는 알겠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죠. 그럼 또 묻게되고 이러다 묻기가 곤란하니 사용법을 모르겠고, 이런 건 아닌가요?

              한번 듣고나면 사진을 찍어서 설명을 달아서 정리해두시고 갖고 다니세요. 업무시간 외에도 안 바쁜 시간에 다른 근무자 옆에서 내가 좀 해보겠으니 잘 모른 부분 좀 알려달라, 이렇게 해서 익혀보세요.

              난 이런 것엔 원래 맞지 않으니까 이 정도로만 해도 돼, 내 능력에 맞는 다른 일들이 있는데 내가 찾지못할 뿐이야, 이런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있는 듯해요.

              그런데 그 정도의 일은 다른 곳에 가서도 있을 겁니다. 회사 전산시스템은 더더욱 복잡하거든요. 현재 그곳에서 최대한 버티면서 내가 잘해나갈 수 있는 방법이 뭔지 찾아보세요. 그리고 행동하세요. 그게 만약 다른 곳으로 가게 되더라도 자양분이 됩니다.

              님도 할 수 있어요. 긍정적으로 시도해보세요.
    • 거기 외국아닌가요?
      • 외국 아니에요...워홀 생각하고 있었는데 호주에 사건사고가 많아서 망설이는 중입니다.

        • 외국어 잘하시나보네요. 저는 영어 한마디도 못하거든요. 자신감 좀 챙겨보세요.
        • 외국어 하시나요? 전 한 마디도 못해서잘 하는 분 보면 존경스럽더라구요!
          • 유학생활을 5년 정도 했는데 실패라고 봐도 될만큼 영어를 잘하지 못합니다...음...의사소통은 어느정도 되지만...그리고 그나마 자랑이라 할만한게 토익 900점은 받았지만...


            스피킹이나 라이팅은 엉망진창이고(토플을 꿈도 못꾸는 이유) 리스닝도 시원찮아서 리딩밖에 믿을게 없어 이걸로 번역회사에 비벼봤지만 박봉에 여러가지 안좋은 일들이 있어서 퇴사...


            참...부끄럽네요. 부모님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 잘하실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다음 관련회사에 면접을 보시고 이직을 결심하시는 것도 괜찮을 겁니다. 너무 약해지지 마세요.

      • 음...ㅠㅠ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ㅠㅠ

    • 익명님글 쭉 봐왔어요.. 글쎄요. 그냥 제 느낌만 적을께요.

      적성에 안 맞는 일을 하느라 직장에 민폐를 끼친다고 과도하게 자학하시는 거 같아요. 특별히 자기만의 꿈의 직장에서 흥미와 소질을 가지고 멋지게 일하는 사람은 소수예요. 특히 지금처럼 어려울 땐 구직시기에 연이 닿은 회사에서 어리버리 좌충우돌 일배우면서 어느샌가 다소 능숙하게 업무를 처리하게 되는 거라고 봐요. 물론 적응속도와 능력의 차이는 있겠죠. 거기서 오는 자괴감 같은 거 안 느끼는 사람은 정말 몇 없을거예요. 첫 직장에서 '난 이 일이 딱이야' 하는 그런 사람이요.

      다른 직장 구하기도 쉽지않은 상황이시라니 지금 직장에서 최대한 버티셨음해요. 넌 이 일이 아니다, 나가라 고 회사에서 통보받기 전까진 한번 쇼부봐보자 하고 더 이악물고요. 예를 들어 전산시스템이 어려우신거면 근무시간 외에 회사에서 더 시간을 내셔서 습득해볼 방안을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일하시면서 상사나 동료가 날 고문관이나 민폐로 보든 말든 그건 신경쓰지마세요. 뭔 상관이예요. 돈주는 건 회산데요. 못주겠으면 회사가 알아서 자를거예요. 미리 걱정하지마세요
      • 동료들의 경멸어린 말투가 무서워요...특히 절 잘혼내는 선배(물론 자업자득입니다만)를 만나면 목소리부터 떨리고 손도 떨려요...ㅠㅠ...

    • 맞지않는 옷을 계속 입고있는건 꽤나 불편합니다. 갈아입으면 그만인데 옷갈아입기가 만만치않은 세상이니 벗고있어도 춥지않은 환경이 아니라면 버틸만큼은 버텨봐야죠. 아직은 그만두네 아니네 보다 되도록 빨리 익숙해질 방법을 모색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 한계야 결국 본인만이 알수있지만요.
      • 일단 최선은 다하고 있습니다...근데 할때마다 할때마다 왜 이리도 낯선지...

    • 님 너무안타까운데요 ㅠㅠ 복잡한업무가힘드시면 집에서 수제양초를만들어판다던지 하는건 어떨까요 꼭 이걸해라가 아니고.. 혼자하는 단순한일을생각해봐요. 님이 사람과대면이어려워서 사람과있으면 긴장해서 능률이더떨어지는걸수있어요
    • 다른 직업 얻기전까지 관두면 안되구요. 님처럼 사람 어려워 할 수 록 이 직업이 소중한 경험이 될겁니다.


      분명히 나중에 나갈 때 사람 대하는데 많이 익숙해짐을 느낄겁니다.


      그리고 적성과 직업은 사실상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가장 사람 다루는데 능숙해야 할 직업인 배우와 세일즈맨들중에 그것도 탑에 속하는 인물들중에 님처럼 낯가리고 내성적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내성적이라고 못하는게 아니라는거고 오히려 최고의 성적을 낸다는겁니다.


      그리고 직업선택에 자신 없으면 자신이 좋아하는거 하세요. 돈이나 가능성 보지말고 좋아하는거 하세요.


      좋아하는거 어떻게 잘할까 궁리하세요. 괜히 적성이니 뭐니 찾지말고 차라리 자기가 하고 싶은거를 따라가세요. 그러면 길이 보일겁니다.

    • 간단하게 현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현재 글쓴분에게 딱 맞는 정말 쉽게 편하게 잘하는 일같은건 아마도 세상에 없을 겁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글쓴분 자신조차도 무슨일을 하고 싶은지, 무슨일을 잘하시는지 잘 모르시는것 같아서 그럽니다.


      그러니 현상태로는 지금하는일뿐만 아니라 앞으로 무슨일을 하시던지 다 불편하고 못하는 일이 될겁니다. 


      그건 글쓴분의 재능과는 전혀 무관한겁니다 글쓴분이 재능이 없는것도 아닐겁니다. 


      다만 본인 자신을 모르시니 무엇을 해봐도 당연히 안맞을수밖에 없는것이지요. 


      사람이란게 무슨 zigsaw퍼즐 처럼 딱딱 정해진 자리에 정확히 들어가게 만들어진것은 아닙니다. 그런 정해진 자리, 정해진 모양 같은건 없습니다. 


      이런 모양도 되었다가 저런 모양도 되었다가, 그러다 잘 맞는곳을 찾으면 거기서 잘 지내다가 또 나오게 되면 다른 자리가서 다른 모양으로 변해서 또 살아가는것이지요.


      그러니 본인의 가능성을 믿어보시지요. 지금 있는곳도 맘만 다르게 먹으면 달라질수도 있습니다.

    • 가장 심각한 상황을 가정해봤자 해고밖에 더 되겠습니까. 글쓴님이 해고 당할 거라는 게 아니라 이미 그만둘 생각까지 하신 참에 뭐가 무서우신가 싶어서요. 저라면 그만두는 마당에 여기서 인간관계든 일이든 해볼만큼은 다 해보겠어요.

      제 생각엔 일이 맞지 않는 것보다는 스스로 긴장한 탓이 큰 것 같아요. 앞으로 다른 곳에 가더라도 여기서 그 문제는 이겨내고 옮기셨으면 좋겠어요. 같은 문제가 또 반복되어선 안되니까요. 일년 이상은 버티시길 권합니다.

      동료가 뭐라해도 상관하지 마시고 편안하게 자신을 드러내세요.(가장 드리고 싶은 말씀.. 젊익명님 일 못한다고 주눅들거나 자책하지 마세요. 겸손하게 배우는 자세만 유지하면 돼죠ㅠ ) 다른 사람이 뭐라하든 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집중하시고요. 여기에 글을 써서 토로하는 일도 줄이시고 선배나 동료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구하시거나 일을 배우는 것에 더 몰입하셨으면 좋겠어요. 일이 느려도 기다릴 사람은 다 기다려줘요. 옆에서 궁시렁 거리는 사람은 일을 잘하든 못하든 항상 있을거고요. 일희일비 하지 마시고 마음 굳게 먹으시면 좋겠어요. 여기서 신입으로서 갖춰야 하는 거 다 배우고 다음번에는 경력으로 가셔야죠. 저는 젊익명님에게 충분한 능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도망치듯 나오기 싫다는 말에서 어떤 근성도 느껴지고요. 그 감정을 좀더 키워보세요.
    • 처음보는 복잡한 시스템을 익히는데 시간이 걸리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어렵고 못하겠다. 이걸 못하는 나는 바보라고 생각하면서 할 때마다 긴장하고 당황한다면 실제 시스템 익히는데 들어갈 에너지가 없어질 것 같습니다. 동료들의 눈초리는 그냥 무시할 수도 있는 부분이고 내가 이걸 빨리 익혀서 그들에게 인정받고 더 나아가 큰소리도 치겠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도 싶구요. 혹시 처음 입사하실 때부터 굉장히 불안정한 마음으로, 예를 들면 나는 이 일을 못하고 반드시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입힐 것이다 같은, 일을 시작하셨던 건 아닌가요? 그것과 별개로 솔직히 처음 글을 올리셨을 때는 이분이 내일 일을 그만두시겠구나 싶었는데 상당한 시간이 흐르고도 일을 계속하고 계신 걸로 봐서는 그냥 쩔쩔매고만 있을 뿐 또 실제로 그만두실 마음은 없으신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드네요. 그렇게 버티고 계신 거라면 그건 그거대로 지지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 실수했던걸 복기해보세요. 그리고 다른 사람이 일을 처리할 때, 가르쳐줄 때 녹음기로 녹음을 해보세요. 메모를 하거나요. 화면 스크린 캡쳐라도 뜨거나. 아무튼지간에 발버둥은 쳐봐야죠.


      노오오오오력을 강요하는 사회에 저도 신물이 납니다만, 이건 '젊은이여 스티브잡스를 꿈꿔라.'가 아니라 <예약하는 방법하나를 잘 익히자>잖아요.


      우울하면 힘이 없고 집에 가서 일생각은 하기도 싫고 그러면 까먹고 내일 또 실수하고 혼나고 우울하고 힘이 없고 .. 고리를 끊어봅시다.
    • 저도 요즘 비슷한 것으로 마음고생 중인데 덕분에 각오를 다시 다져봅니다. 이런 글 올리기 쉽지 않은 일임에도 올려주신 젊은 익명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다시한번 노력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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