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바낭과 질문_부제: 지지리도 못 하지만 재밌어요
주절주절 적어서 깁니다. 거의 잡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름은 충동적으로 수영장에 가기 좋은 계절이죠.
지난 여름 동네 수영장에 발을 디뎠습니다.
한두 번 하고 자유형 발차기가 안 돼요 등의 징징거림을 담은 글을 듀게에 썼었지요.
여러 조언에도 불구하고 발차기는 계속 안 되어서, 동기들이 모두 성인 레인으로 간 그달에, 저는 어린이 풀장에서 등딱지(?)를 메고 킥판을 앞세우고 한달동안 연습을 했습니다.
뭐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힘도 없고 유연성도 없고 리듬감도 없으며, 수영도 처음배웠고 워낙에 몸치인 걸 알고 있었거든요.
한달 후 성인 레인으로 갔습니다. 등딱지는 여전히 멘 상태로... 등딱지를 떼고 해봤더니 앞으로 못 나가서 길막... 강사님이 얼른 메라고 하시더라고요.
길막할 때 민폐끼치는 부담감에 수영장을 그만 나갈까 고민했습니다. 어린이 풀장에선 거의 혼자해서 길막은 안 했거든요.-_-
그런데 어느날! 등딱지를 조심스레 벗어 봤는데 얼추 속도가 맞았고, 그걸 본 강사님이 킥판도 놓고 수영해 보라는 겁니다! 아니 등딱지 뗀 당일에! 등이 마르지도 않은 시점에!
신기하게도 앞으로 나가던 그 감격을 잊을 수가 없네요. 물론 25m를 가지 못하고 서서히 침몰 혹은 어푸어푸 구조요청을 했지만요. 아! 배영을 시도했더니 물에 뜨던 그 날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여름부터 네 달을 성인 레인 첫 번째 줄에서 보냈습니다.(주 3회) 수많은 동기들이 저희 반을 거쳐갔습니다. 그래도 지지리 못하지만 물에서 노는 게 재밌더라고요. 남들보다 부족하지만 난 매일 발전하고 있다! 하면서, 물론 물도 엄청 마시면서 평영까지 배웠습니다. 물을 너무 마셔서 편도로 한 번 가면 기침 혹은 트림이 밀려 올라옵니다.ㅠㅠ 속도는 뭐... 어떤 영법이든 느리더군요. 발차기의 한계인지 어깨의 한계인지ㅠㅠ
네 달째에 접영도 슬쩍 배웠는데, 자유형 배우던 날의 멘붕이 다시 한번 닥쳐오더군요. 전혀 감을 못 잡아서, 강사님이 물 속에 넣었다 뺐다 해주시는데 거의 물고문 당하는 빨랫감의 형국이었습니다.
주위에서 보던 동기 아주머니도 웃고 물고문하는 강사님도 웃고 옆 레인 사람들도 웃고 저는 웃프고ㅠㅠㅠㅠㅠ
그런데 다섯 달째, 강사님이 옆 레인으로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역시 초급반이긴 하지만.... 아니 첫 번째 레인에선 그래도 중박은 쳤는데, 여기선 여지없이 끝번입니다.
다시 접영을 배웠습니다. 자유형 팔 꺾기도 배웠습니다. 접영할 때 거의 제자리에서 어푸어푸... 강사님이 구조 요청하냐고 하더군요.ㅠㅠㅠㅠㅠ
그렇게 다시 길막을 시작합니다.
제가 접영을 완료해야 반대편에서 선두가 출발하는 시스템입니다. 민폐가 되지 않기 위해 출발할 때 벽 차는 힘으로 전진하고, 멈추는 시점에서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접영 타임은 걷기 타임이 되기 시작합니다. 걷기도... 건강에... 좋잖아요?
이번 달이 여섯 달째입니다. 아직도 접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옆 레인들에서 다이빙하는 사람을 선망하는 눈으로 바라보다가, 반대편에서 접영하며 오는 이에게 물따귀를 맞는 매일입니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오래-_- 자발적으로 지속하는 운동은 처음이에요. 지지리도 못하지만 재밌습니다. 겨울이지만 풀안에서 수영하다보면 춥지도 않고요. 네! 이 자질구레한 이야기의 목적 중 하나는 수영 약팔이였습니다!! 망설이던 분들! 지금 바로 등록하세여!!
두 번째 목적은 각종 질문입니다. 영법 관련 질문과 쓰잘데기 없는 질문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자유형과 한팔 접영 시의 팔 동작 관련 질문입니다. 오른팔(호흡하는 방향의 팔)을 회전할 때 왼팔이 평행하게 떠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제 왼팔은 평행 상태로 있지를 않습니다. 바로 가라앉는데요, 해결책이 없을까요?ㅠㅠ 왼팔이 자꾸 가라앉으니 물타기가 되지 않는 것 같아요. 한팔 접영 시에는 뻗는 팔이 자꾸 가라 앉아서 강제 양팔 접영이 되려는 형국입니다. 크흑...
2. 접영.. 어떻게 해야 앞으로 나갈까요?
일단 저는 벽 차면서 만세 상태로 출발하고, 발 차면서 머리가 들어갔다가, 팔을 아래로(허벅지 쪽으로) 밀며 몸이 수면에 가까워질 때 다시 발을 차고, 팔을 회전하여 다시 동작을 반복합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물속으로 깊이 들어가진 못하는 거 같아요. 두 번째 찰 때의 발차기가 수면에서 이루어지는 것 같아서 그것도 잘못하는 거 같은데... 잘못하는 게 맞는지도 궁금합니다.ㅠㅠ
결과적인 문제점은 앞으로 잘 안나간다는 것입니다. 원인은 모르겠지만요ㅠㅠ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앞사람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형국입니다.
3. 평영과 접영을 하면 허리가 뻐근합니다. 그래도 재밌는데... 계속하고 싶은데 팁 같은 거 없을까요?
4. 수영복이 닳은 듯해 가X 수영복에서 세미 선수용 수영복을 샀는데, 어머나. 일반용보다 노출 정도가 좀 있더라고요. 등판은 그렇다쳐도 가랑이(?) 쪽이 파여서... 소심해서 일반용 수영복 다른 걸 질렀는데요, 보통 어떤 걸 지르시나요?
5. 귀마개를 하지 않는데요,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 중에 어떤 걸 선호하시나요? 안 하니까 가끔 귀에 물이 들어가긴 하는데, 소리가 잘 안 들릴까봐 안 하고 있거든요. (안 그래도 강사님 설명 못 알아듣고 있는 중이라 크흑)
수영 전문가는 아니지만 오래전에 배운대로 대답을 하자면
1. 한팔 접영은 뭔지 잘 모르겠네요 전 안해본것같습니다. 가라앉는건 머리를 들고 몸을 너무 많이 돌려서 그런거 아닐까 싶은데요. 자유형 호흡은 가능한한 고개만 살짝돌려서 입만 간신히 수면위로 나오게 해서 하는게 최적입니다. 머리를 들어도 안되고 고개만 돌려서. 어느정도 가라앉는건 어쩔수없습니다.
2. 접영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상체와 하체의 유기적인 타이밍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힘이 필요한것같습니다. 뭔가 말로 설명하긴 어렵네요. 저도 힘들어서 관둔 영법.
3. 평영은 발차기가 90입니다. 정확한 자세로 다리로 물을 밀어내는 느낌을 익히시면 힘들이지않고 끝도없이 수영을 하실수 있게됩니다. 자신의 다리 모양이 어떤지 비디오를 찍어보는것도 좋겠네요. 허리는 원래 둘다 좀 무리가 많이 가는 영법인거 같네요.
4. 여자수영복은 아는바가없어서.
5. 귀에서 물을 빼는 요령이 있으시다면 굳이 필요없을것같습니다. 다만 귀에 물이 오래 차있으면 염증이 생길수있다 하니. 저는 안해요.
마지막으로 저도 질문이 있는데. 제가 나이들어 수영을 장기간 해본적이 없어서. 속설에 수영은 살이 안빠진다고 하잖아요. 정말 그런가요? 6개월간 열심히 하시면서 다이어트 효과는 어땠는지 궁금해요.
댓글 감사드려요! 저는 주3회여서인지, 슬렁슬렁해서인지 모르겠으나 체중에 변화는 전혀 없었어요.
1. 어떤 기능을 우리 몸이 습득하는덴 필요한 절대 시간이 있는 것같더라구요. 자유형도 접영도 아니 다른 운동 악기도 배우는건 대부분 그런거 같아요. 그 절대시간이 개인차가 있으니 그 시간에 도달하기 전까지 이를 악물든 마음을 비우고 즐기든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순간 " 어 된다"를 경험하게 되지요. 자유형이든 접영이든 발차기가 기본이고 그 발차기를 하면서 물을 타는 법을 몸으로 나도 모르게 체득하게 되더라구요. 지금까지 잘해오셨으니 포기하지말고 해보시면 그 어느순간이 옵니다.
2. 원래 접영은 물속으로 깊이들어가는것보다 님처럼 수면위에서 엉덩이만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게 맞는거에요. 잘하고 계신듯.
3. 맞아요. 허리 웨이브로 나가는거라 허리운동이 상당합니다. 물속이라 내가 잘 인지하지 못할뿐. 너무 무리하게 힘주진 마세요.
4. 수영복은 밖에서 입었을때 좀 꽉낀다 싶은게 물질하기엔 좋은듯.
조금지나면 늘어나잖아요.
5. 귀마개는 하지마세요. 원래 우리 귀는 기름성분이 있어서 물이 들락거려도 상관없어요 되려 귀후비면서 그 유성을 닦아내면 염증이 쉽게 생기는것. 머리 말릴 때 드라이어로 약간만 말려주세요.
6. 다이어트 효과야 대단하죠. 물질 한시간하면 완전 녹초가 되거든요. 이때 허기진다고 맥주 치킨 마구 흡입하는 것만 삼가면되요. 보통 수영장 닫을때 즘 하고 와서 갈증만 해소하고 그대로 쓰러져 잡니다. 그래도 수영복맵시는 말라깽이보다 적당히 살점있는게 보기 좋습니다. 실제 많이하다보면 그리되구요.
흐윽 댓글에 쓰신 대로 언젠가는 '그 어느 순간'이 오리라는 희망을 갖고 수영해 나갈게요.ㅠㅠ 감사합니다.
저는 지지리도 수영 못하는 글쓴이라 답변은 못 드리지만, 저도 언젠가는 바다 수영에 도전해 보고 싶네요. 멀리는 못 나가도 해변 근처에서라도 놀고 싶어여ㅠㅠㅠ
저는 아마 발차기도 안 되는 것 같아요. 처음에 접영 배울 때 발차기만 할 때도 전진이 안 되더라고요.ㅠㅠ 다리로 수면을 눌러주듯이!를 잘 기억해 보겠습니당. 감사해요!
아마 제가 팔이 가라앉지 않게 안간힘을 쓰고 있었나봐요. 힘빼기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접영에서 발차기 때 발이 힘없이 나부꼈던 것 같아요. 다리 모으고 차는 것에 더 신경써 보겠습니다! 감사해요.
저도 수영에 빠져 있는 터라 수영 얘기 반가워서 클릭했다가 글이 너무 재밌어서 쿡쿡 웃으면서 봤습니다. 저도 잘 못하지만 오명가명 님보다는 몇 달 더 수력이 있어서 어줍잖게 조언 해봅니다.
1. 왼팔에 힘을 줘서 누르시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힘을 빼고 물에 그냥 뜨도록 해보세요. 킥판 잡고 자유형 연습 많이 하시고, 킥판 없이 할 때도 그 느낌을 그대로 이어가도록 해보세요.
2. 제자리에서 구조요청하시는 분들은 너무 수직방향으로 내려갔다 올라오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입수 시에 각을 너무 크지 않게 앞쪽으로 내려가시구요, 그리고 팔을 아래로 밀며 몸이 수면에 가까워질 때 출수킥을 한다고 하셨는데, 그러지 말고 팔을 위로 뻗은 상태에서 손이 수면에 가까워질 때 팔을 아래로 밀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발차기를 해보세요. 고수들은 발차기 타이밍을 늦춰야 한다고 하는데, 그 타이밍 잡기가 쉽지가 않아서.. 초급 수준에서는 그냥 팔젓기와 출수킥을 동시에 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 출수킥이 수면에서 이루어지는 문제도 해결될 것입니다.
그리고 무호흡 접영을 연습해보세요. 앞으로 나간다는 느낌이 더 잘 올 겁니다.
3. 원래 평영과 접영은 허리에 무리가 좀 간다고 하더라구요.. 쉬엄쉬엄 하세요. ^^;
4. 하이컷을 사셨나 보네요. 수영복 살 때 선수용이라고 되어 있으면 하이컷입니다. 준선수용(미들컷)이나 일반용(로우컷)을 구입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예쁜 디자인은 대부분 하이컷이죠(...)
5. 귀마개 해본 적이 없는데 하시는 분들은 강사샘 설명 잘 못 들으시는 것 같더라구요. 귀가 특별히 안 좋거나 한 게 아니시면 안 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남들보다 진도가 쳐지는데도 꾸준히 하시는 거 정말 대단하신 겁니다. 올해도 계속 화이팅하세요!
앗 재밌으셨다니 감사합니다. 재밌게 쓰고 싶지만 늘 길게만 쓰는지라ㅠㅠ 접영에서의 발차기 타이밍 조언도 감사합니다! 무호흡 접영은 왠지 두렵지만 낼 한번 도전해볼게요!
오랜만에 수영글이라 로그인 했습니다 ㅎㅎㅎ
1. 자유형시 왼팔이 금방가라앉는다는건 아무래도 호흡할때나 반대쪽 손이 물잡고있을때 힘을 많이 쓰시는거 같습니다..
저도 아직 힘빼는 수영을 못해서 방법은 같이 고민해보도록.. 하는게.. ㅎ
2.접영을 배울때 일부러 깊이 웨이브하는걸 배웠는데 웨이브를 잘타야한다고하더라구요. 일부러 호흡을 길게해서 웨이브를 타거나 깊숙히 웨이브 타는법을 연습하시는 방법을 강사님들은 이야기 하시고..
좀 더 익숙해지면 두번이나 세번 정도에 호흡하면 좀 더 빠르게 속도가 나는것 같아요. 무호흡 접영을 하면 아무래도 깊숙히 웨이브는 안타도 앞으로 나가거나 속도가 붙는 느낌이 나실거에요.
저도 제자리에서 살려주세요 하시는 분들 보면 머리와 팔이 위로 올라오더라구요. 호흡은 고개를 아래로 보고 가도 충분히 가능하기때문에 굳이 고개를 위쪽으로 들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구 팔을 뒤로 쭉뺐다가 팔을 앞쪽으로 해야한다고 생각하시는데 그거보다는 팔로 올라오되 굳이 뒤로 쭉 뻗을필요는 없고 내려올때는 힘안쓰셔도 되고 엄지손가락이 먼저 떨어진다는 느낌이면 그래도 자세가 살려주세요까지는 안나올듯 해요.
3.접영도 평영도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갑니다. 특히 평영할때 호흡하러 올라오는 순간 허리 아픔이 가끔 느껴지더라구요. 항상 릴렉스하게 하심이~~
4.경기용은 가격도 일반 연습용보다는 비싸고 물저항을 줄이기 위해서 하이컷입니다. 보통 오래 입으려면 탄탄이 수영복을 많이 구입하시고 일반적으로 아x나 탄탄이를 많이 입으시더라구요.
일단 탄탄이 자체가 잘삭지않고 늘어나지않아요. 그래도 탄탄이 재질에 따라서 좀 더 편하고 쫀쫀하고의 차이가 있습니다. 본인 사이즈를 잘아시고 다른 브랜드 입어보셨다면 네이버에 있는 수미x라는 카페에서 개인이 파는 탄탄이 수영복 살펴보시는걸 추천드려요.
5.귀마개는 일단 하면 계속 끼셔야할거에요. 안하고 하면 들어가는거 잘모르는데 하다가 안하면 귀에 물들어가는걸 자~알 느낄수 있어요.
저도 귀마개하는데 귀에 물들어가서 중이염으로 아픈거보다는 안들리는걸 선택했어요..
강사님 목소리 안들리면 앞뒤분께 물어보거나 합니다 ㅋㅋ 아님 눈치껏따라가는편이에요.
수영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오래 꾸준히 하는 사람이 잘하게 되더라구요~~ 힘내시고 올해 열수영 하시기바래요!
아직 물잡다라는 용어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ㅠㅠ 힘은 확실히 많이 쓰고 있는 것 같네요. 힘빼기... 노력해볼게요. 평소엔 힘도 없는 주제에ㅠㅠ 오 접영 때의 여러 팁들 감사드려요. 고개를 아래로 보고 호흡 먼저 시도해 보겠습니당!
ㅋㅋㅋ 빨랫감에서 빵 터졌네요. 귀마개는 안 하는 게 좋아요. 완전 육지?보다는 얕은 물에서 귀가 아래를 향하도록 고개를 옆으로 하고 고개 숙인 쪽 발로 폴짝폴짝 뛰어 주면 쉽게 빠져나갑니다.
나름 노림수인 개그포인트였는데 웃어주셔서 감사해요ㅎㅎ 저도 노상 팔짝팔짝 뛰는 중입니다. 댓글 감사드려요!
헉 댓글을 이제야 봤네요ㅠㅠ 죄송. 아직도 접영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맨 끝 번에 있습니다.. 흑흑. 안 그래도 강사님께서 근력 운동을 하라고 하시는데, 변명이지만 다른 운동 할 짬은 나지 않아서ㅠㅠㅠㅠ 여름이라 수영장 가는 게 더 즐겁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