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아이들과 노트북 그리고 일행

어제 아는 분들과 모임때문에 음식점에 갔습니다. 


술잔이 몇 번 돌고 화장실을 가는데 어디선가 애들 만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이상해서 보니까 아이 보호자가 노트북에 아이들 보라고 만화를 틀어놓고 그 분들끼리 이야기를 나누시더라구요. 그 분들도 이야기 나누실 수 있는 거고 아이들도 만화를 볼 수 있지만 격세지감 (?) 뭐 그런걸 느꼇습니다. 


제가 어릴때는 만화 보면서 밥 먹으면 습관 나빠진다고 TV끄고 밥 먹게 했거든요. 그런데 얘네들은 만화영화 보면서 밥 먹더라구요. 제가 일행도 아니고 뭐라고 할 수 없어서 그냥 넘어가지만 '내가 어릴때랑 지금 크는 애들때랑 어떤게 잘 되는 걸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편하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왜 그 일행은 아이들 놀이터가 없는 곳에 갔는가?" 부터 갈 수 있지만 그건 지금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벗어나니까 안할 뿐이죠. 


그걸 보고 나니 원초적인 궁금증 부터 시작됩니다. 식당에서 노트북으로 만화 보게 하면서 밥 먹게 하는 집이 많나요? 아니면 제가 아주 특이한 경우를 목격한 건가요? 아니면 그런 현상은 사회 전체에서 보육 인프라가 부족해서 생긴 현상인가요? 이런걸 글로 올리는 제가 흔히 이야기 하는 꼰대인가요? 


육아의 세계란 이방인 (?)의 시야로 보기 시작하면 참 복잡 다단합니다. 

    • 밖에서 밥은 먹고 싶은데 애들 컨트롤 자신 없으면 아이패드 하나 꺼내놓고 뽀통령 틀어주면 부모도 좋고 아이도 좋고 식당 주인도 좋고 인터넷에 '00맘이 또...' 후기글 안 올라오고 여럿이 좋죠.
      • 사회 전체에서 '저출산 탈출'을 입으로 만 외칠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혹은 법으로 어린이를 위한 인프라가 필요하군요.

    • 노트북은 아직 못 봤고, 핸드폰으로 뭐 틀어주는 사람들은 무지 많더라고요.
    • 어른들+아이 1 구성인 경우 어른들끼리 대화하는 동안 아이에게 핸드폰이나 태블릿을 쥐어주더군요.

      그 사람들 교육관은 관심 없지만 공공 장소에서 아이에게 동영상을 틀어줄 거면 이어폰을 쓰게 하든지, 그게 싫으면 폰이 아닌 장난감을 쥐어주든지 해야지 않나 싶어요.
    • 그거 싫어하는 사람 아무도 없을겁니다. 안과의사도 좋아할 겁니다. 저는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무섭지만요.

    • 남의 집 교육 방식이야 관심도 없고 간섭하고 싶지도 않지만, 공공장소에서 동영상 재생할 때에는 이어폰을 쓰든가 자기 일행만 들릴 정도로만 소리를 키웠으면 좋겠어요.

    • 저 서른 넘었는데 어릴적부터 티비 보면서 밥먹었어요 ㅋㅋ
    • 우리 때는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했는데 요즘은 다 하네 즛즛.. --> 꼰대(O)


      우리 때는 이걸 못해서 아쉬웠는데 요즘은 이것도 하는구나 다행이다 --> 꼰대(X)

      • 저도 "내가 꼰대가 아닐까?" 생각중입니다. ^^ 그런데 아이들이 무섭지 않다는 것은 희소식이네요. 감사감사

    • 저렇게 또 공공장소에서 이어폰안쓰고 동영상보는 무개념이 재생산되는군요.
    • TV나 컴퓨터, 스마트폰을 보면서 식사하면 살찔 확률이 높아집니다.

    • 와.. 진짜 뒷북 리플이지만 답답해서 리플 답니다. 저는 부모의 입장인데요. 아직 어린 아이들의 경우 가만 놔두면 아무리 부모가 계속 단속해도 결국 떠들게 되고 장난치게 되고 울기도 하고 옆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니까 가장 좋은 방법으로 그 시간에만 잠깐 동영상 틀어주는 겁니다. 저는 집에서도 어디서도 아이에게 그런 기계 안 들려줘요. 하지만 식당에 어쩔 수 없이 가게 되면 옆사람들에게 피해 안주려고 선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그거에요. 장난감을 쥐어주라구요? 장난감 들고 뛰어다니고 웃고 울고 소리치며 노는 게 아이들이에요;;; 정말.... 아 말이 안 나오네요. 저는 영상 틀어줄 때 소리 거의 안들리게 해서 옆사람에게 피해 안주려고 노력해요. 최대한 여러분들 같은 분들 배려하려고 선택하는 방법이 그 순간에만 영상 잠깐 틀어주는 건데 이게 또 이런 욕을 먹을 줄은..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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