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꼬인걸까요.

연애관련 글이지만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상대방은 저와 한살 혹은 몇 달정도의 나이 차이밖에

나지 않는 남자이고 직장은 다닙니다. 굳이 학교 왜

안나가냐 졸업은 할거냐 같은 이야기를 묻지는 않았습니다.

예전 지인입니다만 아무리 같은 이름이어도 아니라고 우깁니다.

왜 지인이냐면 "X학년 X반 옆반의 N반 ㅇㅇㅇ"라는 식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금방 (1달 반 정도요) 전학가서 졸업앨범에는

없습니다. 우리는 그 때에 모두 어렸습니다. 만화책 대여점 앞에서

싸웠던 일이 기억이 납니다. 대략 그렇습니다.


어디서에서인가 제 전화번호였는지 카톡이었는지로 연락했습니다.

그래서 봤습니다. 그게 5월 아니면 6월이었고요. 얼핏 괜찮게 생겼습니다만

좀 괜찮게 생겼다고 말투나 옷입은거나 너무 성의도 없고 진짜 사랑

앞에서면 이런 식으로 안 굴 것 같아서 좋지 않게 말을 했고요

그 때 이후로 안 만났습니다. 카톡이나 전화는 오고갑니다만 그렇게

순탄하고 아름다운 상황은 아닙니다.


매일 과거의 기록 (어제도 과거입니다) 인 카톡들을 봤습니다.

보고 또 보고 카톡에 걸어놓은 셀카도 보고 하다 보니 혼자서

이 남자를 좋아하나? 싶었습니다. 카톡을 보내보았지만 답장이

늦기에 미안한데 나 마음접게 나 좀 차단하라고 했습니다. 차단

안 할 거라고 그런거 아니라고 답장이 왔었습니다.


혹시 다른 여자 있나? 싶어서 물어봤습니다만 부인합니다. 사실

지금도 별로 안 믿습니다. 왜 믿습니까.


어느날 전화로 저 좋아한답니다. 그래서 저 보고 좋아하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했더니 쉬는날 언제냐고 묻습니다. 안 볼 거라고 했습니다.

영원히 안 볼 거냐고 묻기에 그게 왜 나쁘냐고 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냐고 하기에, 영원히 그 자리에서 예쁘고 병들지 않은 상태로

시들지도 상하지도 않은 상태로 남아달라고 했습니다. 남들 결혼할 때

좋은 사람 나보다 최소한 너에게는 이득되는 사람 찾아서 가고

결혼식장에 지인으로 참가할 수는 있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웁니다.

우물거리면서 말을 제대로 못합니다.


아직 카톡이나 전화는 합니다. 저는 분명히 그를 이상하리만큼 좋아합니다.

하지만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다고 생각해서 필요없는 노력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어차피 제 것도 아니고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어서

한 번도 제 것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습니다. 그가 알아서 자기 자리를 잘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사귀면 뭐 하지?라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습니다.


잘 생각해보니 이상하더군요. 인조적인 것 같기도 하고요.

제가 꼬인 걸까요. 왜 이러는 걸까요.


아 저는 못생기거나 순박해 보이지는 않지만 너무 인상없고 평범한 외모인데다가

키가 그나마 작지는 않은 것 외에는 특색이 없습니다. 말주변도 별로 없고요.

어차피 상대방이 자기 레벨 생각해서 이러는것도 아닐 것 아닙니까.

    • 최소한 '이런 상황에 놓인 나', '이런 감정을 느끼는 나'에 취하신 건 맞다고 생각합니다.
      • 제가 어떻게 해야 이런 댓글이 안 달리게 주의할 수 있을까요?

        • 그런 댓글이 달리도록 행동하지 않으시면 됩니다. 본인이 유도한 답변이 안 나온다고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나오시는 걸 몇 번 봤습니다만, 마음에 드는 답변만 받으시려거든 블로그에서 다중이놀이를 ㅡ
          • 글이 끊겼습니다.

            ㅡ다중이 놀이를 하는 편이 낫습니다.

            저도 그저 피상적으로 장모조님의 겉으로 드러난 부분만 보는 외부인일 뿐니다만 적어도 그렇게 '보인다'는 걸 아셨으면 합니다.
    • '비극적인 상황에 놓인 나', '순정만화 여주인공이고 싶은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만 좋아해주는 남주인공'에 취하신 면이 있습니다.


      실패해도 좋으니 님이 좋다면 좋다고 해보세요. 사랑에 돌진해보세요. 사랑은 현실이며 상호 교류입니다.


      자기좋다는 여자 거절하는 남자는 별로 없습니다. 이번 사랑 실패하더하도 다음 사랑 때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상대가 님을 정말 좋아할 수도 있습니다. 윗 제 글은 님을 비난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도 예전엔 그런 경향이 있었거든요.

      여자가 보는 눈과 남자가 보는 눈이 다릅니다. 님의 반응에 따라서 상대의 반응도 달라지는 법입니다.

      님만의 세계에서 빠져나와서 평균적인 사람을 한번 보여줘보세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9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1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3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2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