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저씨'에 대한 트위터 기반 분석(이라기보단 잡설.. 입니다)
그런마음님이 올려주신, 이전의 구세웅 박사님이 쓰신 “개저씨는 죽어야 한다”라는 글이 관심을 끌어 트위터에서 ‘개저씨’라는 단어가 어떻게 소화되고 있는지 찾아보았습니다. 방법은, ‘개저씨’를 키워드로 하여 한글 트윗을 긁어와 잠재 의미 분석을 시행했고요. 1,000,000건을 긁어오라고 시켰는데 트위터가 만삼천여건 밖에 안내놓은데다가 리트윗을 제거하니 십분지 일인 1300여건 밖에 남지 않아서 분석의 의미는 크게 없겠으니, 흥미로 보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자료를 수집한 시점은 2015년 12월 31일 오후 3시경입니다.

그림 1. 150회 이상 반복되고 있는 단어의 빈도수
아무래도 박사님의 글 덕분인지, ‘머스트’, ‘다이’의 빈도가 가장 높습니다. 아무래도 ‘개저씨’에 대한 논쟁을 불러 일으킨 글임은 확실한 것 같네요(다음 번엔 구 박사님의 글이 올라오기 전과 이후를 비교해봐야 겠습니다). 성별(‘남자’, ‘아저씨’, ‘여자’)에 대한 언급을 제외하면 ‘사람’, ‘진짜’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워드 클라우드로 이 그림을 다시 그려볼게요.

그림 2. 40회 이상 반복되고 있는 단어의 워드 클라우드
같은 자료를 다시 표현한 것 뿐이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습니다. 트윗을 그대로 긁어온 탓에 비속어가 눈에 들어오는 점, 죄송합니다. 관련해서 많이 언급되고 있는 단어들을 살펴볼 수 있네요.
잠재 의미 분석으로 넘어가겠습니다(단어의 빈도에 기반한 통계적 처리를 통해서, 의미의 잠재적 층위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 단어들을 같이 제시하는 방법입니다). 대상 자료의 수가 적기 때문에, 10개 정도의 층위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그 중, 읽어볼만한 몇 층위만 제시해볼게요.

그림 3. 잠재 의미 분석 1
아무래도 ‘개저씨’라는 단어는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들’로 정의되고 있는 것 같네요. 사실 이 조사를 시작한 것은 단어가 어떻게 유통되고 있는지 궁금해서였는데, 생각보다는 다의성 면에서 점수를 받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때문'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처럼, 어떤 일에 대한 원인(주로 나쁜 일이겠죠)으로 지목되고 있는 듯 싶네요.

그림 4. 잠재 의미 분석 2
구 박사님의 글과 관련된 층위(‘머스트 다이’, ‘must die’가 제시되나 분량상 두번째 그림은 생략했습니다)에서 그나마 눈에 띄는 단어는 ‘제목’, ‘번역’ 정도인 것 같아요. 흥미롭게 읽을만한 부분은 없지만, 지난번 그런마음님의 글에 달린 댓글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제목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림 5. 잠재 의미 분석 3
성별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층위들은 읽을게 없어서 넘어가고, 다음은 ‘꼰대’의 ‘얘기’입니다. ‘개저씨’가 한국 가부장의 기호라면, ‘꼰대’와의 차이가 뭔지 잘 모르겠는 저로써는 이 부분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좀 더 멸칭에 가깝거나, 부정적인 의미를 강화하려 한 것이라고 보이고요. ‘꼰대’가 주로 선생이나 사장 등 윗사람에 대한 비난을 위해 사용되었다면, ‘개저씨’는 좀 더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생각보다 대상 트윗이 적어 (흔하게 사용되는 단어는 아니었거나 - 그렇다면 구 박사님의 글이 오히려 단어를 유행시킬 가능성이 있겠네요 - 트위터 사용자에 편향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대한 만큼의 분석이 나오지 않은 점 송구스럽습니다. 위 내용을 정리하자면,
1. ‘개저씨’는 아직 많이 유통되는 단어는 아니다. 단어는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들'로 정의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며, 사회 문제의 한 원인으로 이미지화되고 있는 듯하다.
2. 새로운 사회 현상을 가리키는 기호로 사유하는 것도 좋겠지만 ‘꼰대’와의 연관성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3. 글은 역시 제목이다.
정도일까요.
영양가없는 글은 빨리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개저씨' 편입이 두려워 한번 여론을 살피고 싶었다, 고 생각해주세요.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개저씨라는 표현이 그닥 널리 퍼지지 않는 데에는.. 단어 자체의 함의가 한번에 확 와닿지 않는 점도 큰 것 같아요.
뭔가 '아재' 같은 단어는 확 와닿는 느낌,
그러니까 좀더 긍정적인 면, 혹은 어이없는 개그 등으로 대표되는 중년 남성들의 나름 귀여운 면.. 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개저씨는 뭐랄까 첨에 들었을 때는 엥? 흠..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말씀대로 기존의 '꼰대' 가 매우 적합한 표현이기도 하고..
개저씨는 좀더 코어한 꼰대랄까요? 꼰대의 정수.. ㅋ
그런데 꼰대이즘은 사실 나이를 가리지 않고 발현되기에 (초딩도 있을 수 있고, 요즘 나름의 이슈인, 대학에서 군기놀이 하는 단톡 캡쳐짤방 같은)
개저씨의 설자리가 좀 없는 게 아닌가. 마 그렇게 생각합니다.
개저씨는 사회적인 지위로 치면 너무 넓은 범위를 커버합니다. 노숙자부터 대통령까지요. 최하층에서 최고층까지 전부를 포괄하는 단어다보니 어떻게 보면 그냥 일정 나이 이상이면 다 개저씨로 부른다고 봐도 됩니다.
개저씨를 한국남자로 바꿔 말해도 별로 상관없는 용례도 많을거에요.
머리를 매일 감다가 하루 빼먹고 나와서 보기 약간 안좋다 = 개저씨, 행색이 추레하다 = 개저씨, 지하철에서 내리기전에 타려고 한다 = 개저씨
개저씨는 그저 싫은 행동, 외향을 한 사람을 욕하는 단어로 굳을 겁니다. 남성우월이니 권력이니 하는 것과 별개로요. 한국 드라마의 매너좋고 멀끔한 남자가 되지 않으면 욕먹을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개저씨는 결국 난 한국남자가 싫다는 뜻이거든요. 그 부분을 명확히 해야합니다.
개저씨랑 개년이랑은 많이 다른 종류인가요?
데이터로 질적 분석하는게 빈도 밖에 안 된다는게 안타깝죠. 하나 하나 읽어볼 수도 없는 것이고.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재밌네요. 워드 클라우드도 예뻐요.
[꼰대]와 [개저씨]는 말이 겨냥되는 대상도 같고 그 대상의 행위도 같지만, [꼰대]가 가부장적 질서에 대한 내면화를 채 벗어나지 못한 반윤리적 구호라면, [개저씨]는 내면화로부터 벗어나 가부장적 모습을 희화화 시키는 반야만적 구호라는 생각을 해보네요. 겨냥되는 객체보다는 겨냥하는 주체의 관점을 더 반영한 변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행복한 새해 맞으셨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