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던 교회가 곧 문을 닫습니다.

제가 비록 나일론 신자이지만 참 좋았던 교회였습니다.

조목조목 짚어주기엔 좋은 점이 많고 제가 똑똑하지 못해서 몇 가지만 추려보자면

1. 대형교회, 여권을 비롯한 세속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 그리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참극에 가슴 아파할 수 있는 그런 감수성. 대형교회에서 스카웃왔었는데 거절하시고 교인이 30을 넘지않는 작은 셀교회를 통해 실험을 하심.
2. 동성애에 대한 상대적 관용
3. 있으시던 돈을 전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증하시고 돈에 연연치 않으심.(잔세를 사시는 등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지 않으심) 여기 다니던 5년간 단 한 번도 헌금을 독촉하지 않으심.
4. 친아들 한 명에 입양한 두 딸을 차별없이 믿고 사랑해주심. 질풍노도의 시기에 교회도 안나오고 해도 믿고 지지해주심.
5. 기도를 열심히 하면 복이 온다!는 기복신앙을 부정하시고 우린 이미 구원을 받았으며(예수가 십자가를 짊어지시면서) 그 복을 나눠주어야 한다고 하심(전도를 말하는 게 아니라 사랑을 해주어야 한다고)
6. 스스로를 목사님이라 부르짚말라고 하시고 교인들끼리도 집사 권사 없이 자매님 형제님으로 부르도록 하시고 초대교회가 그렇듯이 서로 반찬을 갖고와 나눠먹음. 이야기를 참 잘들어주심...

쩝...제 말주변이 부족해서 더 이상 설명을 못하겠는데

대형교회를 다니면서 무척 심적으로 힘들었던...그래서 교회에 적대감까지 지녔던 저를 많이 회복시켜주셨던 그런 목사님과 교회였는데...목사님이 스스로의 역량의 한계를 깨달으셨다고 합니다.

너무 가슴아프네요. 목사님의 실험의 실패는 제게도 심대한 타격입니다.

좋은 교회 찾기 참 힘든데...

꼭 교회를 나가야 하는 건 아니라 믿어요. 삶이 예배이면 된다고 이 교회에서 배웠으니까요. 그래도 좋은 누나 형들 만나서 좋았는데...아쉽네요.
    • 맞아요..교회출석이 구원이라는 건 우리나라 교회만의 구라이지 진짜는 삶을 예배드리듯 사는 거라고 생각해요
    • 정말 구원을 있을 그런 개척교회 목사많아요 계속 잘 하시겠죠.
    • 좋은 누나 형들과 계속 관계 유지하고 목사님하고도 관계 유지하고 가끔 밥이나 간식 사드리고 그러면 좋을 것 같은데요? 교회를 통해서만 관계를 유지하려는 목사는 헤어져도 된다고 생각해요. 그분한테 배운게 있다면 그걸 간직하는 걸로 충분하고요
    • 꼭 '교회'에 나가야 하는 건 아니지만 신앙을 공유하는 집단과의 교제(이게 곧 원래적 의미의 교회죠)는 중요합니다. 목사님이 중단하신다니 아쉽지만 그래도 알던 사람들과의 교류는 지속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겁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들을 대부분 충족하는 교회는 아주 대형교회만 피하면 찾아보면 꽤 많습니다. 특히 시위 현장에서 주로 만날 수 있는 교회들은 대부분 성향이 비슷하지요. 

    • 기형도 시인의 동네 목사님 같으셨던 분이셨네요. 속했던 한 집단이 사라지다니, 제 마음도 쓰라리네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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