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스포)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1. 연휴를 이 드라마와 보냈어요. 여기저기서 좋다고 추천들 해주셔서 보았는데 역시 시간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2. 복선들이 다소 적나라해서 초반에 윤지숙과 김혜진의 관계가 확 드러나긴 했습니다. 그래서 이후 윤지숙의 정신줄 놓은 어머니가 등장해서
뭔가 이야기가 만들어질 때 뭔가 어설픈 낚시질 같기도...ㅎㅎ
3. 그런 것들을 알고 봐도 드라마는 재밌습니다.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살아있고 대사도 무척 좋았고요. 뭔가 기괴하면서도 웅장한 음악과
전체적으로 음험한 아치아라의 분위기도 굉장했어요.
4. 기억에 남는 소름끼치는 장면은 '손톱' 에 관련한 것들입니다. 지금 또 생각나네요. 으......
물론 '괴물'의 너무나 순해보이는 얼굴과 목소리도 섬뜩했고요.
5. 연기자들이 다 좋더군요. 많은 분들이 문근영 연기를 불만족스러워하신 것 같은데 전 좋았어요.
주인공이라고 막 힘줘서 연기했으면 오히려 부담스러웠을 듯...
6. 소윤의 외할머니가 끔찍하게 죽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저는 보는 내내 외할머니도 소윤을 아치아라로 가게하기 위해
누군가가 죽였을 거라고 계속 머리를 굴렸는데 이건 그냥 저의 헛다리였네요.
7. 마지막으로 남는 건 김혜진이라는 한 인간의 슬프고도 짧은 생입니다. 한동안 지독한 여운이 남을 것 같아요.
문근영은 일부러 배역때문에 연기력에 제한을 건거라고 합니다. 자기는 주변을 관조하는 인물이라서 과도한 감정이입을 제한했다구요. 그래서 연기가 별로인것처럼 보이죠.
옻칠을 직업으로 삼고 계시는 분이랑 같이 이 드라마를 봤는데 손톱 부분이 너무 말이 안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손톱이 칠에 묻어들어가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고..
저도 아치아라 하는 날만 기다리며 굉장히 재미있게 봤지만 그냥 봐도 구멍들이 느껴져요. 피 한방울 안 섞인 생판 남이, 어렸을때 잠시 입양자매 인연으로 함께 살았다고 해서 소윤이가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건너오는 것도 무리수 같았고 무엇보다 파고드는 과정도 지나치게 집착하는 걸로 보였어요. 어찌나 온 동네를 헤집고 다니는지, 친자매가 죽었다고 해도 그렇게는 못할듯. 시즌 2 얘기가 산에서 죽은 척한 회장 때문인 거 같은데 뒷얘기가 안 나오고 저 회차로 마무리 된다면 저건 대체 뭥미?스러움으로 남을듯 하구요.
강간 당했다고해서 피해자가 꼭 이사를 갈 필요야 없겠지만 사람들이 고통의 땅인 아치아라를 참 못 떠나더군요. 좁은 동네라 간혹 얼굴도 마주치며 살았을 텐데 아이까지 그 땅에서 낳아 키우고 싶을까요. 진짜 쓰잘데기 없는 얘기지만 목재소 그 인간은 참 여러모로 놀라워요. 어째 강간하는 상대 마다 한방에 임신을 시키냐. 그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네요. 문근영이 본인입으로 배역 때문에 관조하는듯한 연기를 펼쳤다고 말한다면 그것도 문제네요.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아가씨집 장면에서 박순경과 통화중에 차안에 핸드폰 집어 던지고 집안으로 뛰어 들어가던 건 고구마 백개 흡입 장면으로 꼽힐듯. 보다가 헐..... 했던 건 그게 처음이었네요. 그 뒤로 몇분간 저래도 되냐며 성토를 했음. 아무리 시간과 상황에 쫓겼다 해도 그렇지, 영민했던 작가에게 실망했었습니다. 그래도 아치아라의 비밀은 정말 재밌었어요. 이걸 방영해준 스브스에게 무한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