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만난 사람들 기록(1)
이제는 듀게를 기록용으로 써야 할까 봐요. 일기란 걸 써 본 적이 별로 없고 그래서 기록용이란 게 참 낯설기는 합니다. 근데 그런 시절이 되어 버렸어요. 세상이나 나 스스로에게...걍 닥치는 대로 씁니다. 잊어 버릴까 봐.
1. 지난 여름 쿠바에 들어갔을 때 가지고 있는 카드가 하나도 동작이 안되더라구요. 수중에는 겨우 200불 정도. 잠시 머물던 집 호아끼니 할머니가 어떤 한국 청년을 소개해 줬습니다..그는 그냥 와서 필요한 돈을 물어 보곤 200만원 가까운 돈을 빌려 주었습니다. 그날 저녁에 하도 기뻐서 남은 달라 탈탈 털어서 진탕 술 먹었지요. 자신이 잘 아는 동네 선술집에 데려 갔는 데 하필이면 상호가 캘리포니아 머시기 딥디다..주인이 싹싹한 미국인 여자분이었어요 .
그가 머뭇거리면서 추천한 쿠바의 어떤 곳이 우리에겐 가장 최악이면서 최고의 기억이 되었습니다. 가는 데 죽어라 고생했지만 흠 흠 아무도 없는 곳에서 깨댕이 홀라당 벗고 수영하는 재미란 게 최후의 자유 같더라구요.
2. 캔쿤 돌아 와서 잡은 숙소는 한국인이 주인인 호스텔이었어요. 우리는 가난한 백패커. 첫날 밤 자다가 너무 시끄러워서(옥상을 나이트 클럽으로 개조해서) 다음 날 숙소를 옮겼는 데 그 냥반이 저녁 늦게 술 들고 찾아 옵디다. 손수 만든 오이 냉국을 들고. 국간장을 못 넣어서 맛이 없다고. 같이 술먹고 쿠바에서 가져 온 시가 두 대중 한대를 나누어 피는 데. 햐.. 첨으로 시가 맛을 알았지요.
3. 다시 미국 들어 가서도 자꾸 생각이 났어요. 비록 따로 따로 만났지만 같이 있었다면 더욱 더 좋았을 거라는 확실한 느낌. 주 선생이 쿠바 드간다 해서 메일로 김작가 함 만나 봐라 했고.. 둘이는 만났고..어제 그제 같이 사업을 한다고 메일이 왔습니다. 좋은 사람 소개 해 주셔셔 감사하다. 쿠바에서 다 같은 공동체의 꿈을 꾼다고.
4. 주선생은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살사는 내 삶이에요. 춤은 숨. 3가지 꿈이 있는 데, 돌싱녀,신불자,불법체류자. 한 가지 빼곤 다 이루었어요. 마지막도 곧 이룰 겁니다. 저는 그냥 젊은 그들이 부럽고 그들의 꿈이 부러웠어요.
5. 김작가가 한 파트만 맡았던 책이 나왔어요. 언젠가 제대로 쿠바 안내서를 쓰고 싶다 했는 데 그가 챙겨 둔 쿠바 자료를 보면서 참 놀랬습니다. 온전히 책 한권이 되도 좋겠더라구요..연말이라 한국 들어왔다니 아마 서울 또 갈지도 모르겠네요..쿠바 한 번 가기 너무 비싸요.ㅎㅎㅎ
6. 지난 주 말 서울 갔다 재개봉한 부에나비스타클럽 보고 이게 쿠바의 본 모습이었구나 뒤 늦게 안 기분이었습니다. 20여년 전 볼 때는 암꺼도 몰랐어요ㅎㅎ 근데 그날이 민중 총궐기 2차였어요. 영화 마치고 괜히 대학로까지 쫓아가서 백남기 선생이 아직 괜찮다는 가족 이야기에 마음을 쓸어 내리고 숙소로 돌아 왔습니다.
7. 이제 술 다 마셨고 흠 흠
8. catxxx님. 이제 듀게는 글 겨우 하루에 한 2-30 개 밖에 안 올라 옵니다. 맘대로 하시면 점유율 50% 이상을 만드실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면 듀게가 님의 일기장이 되겠지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혼자 떠드는 일기와 당대의 기억에 충실한 기록은 다릅니다. 그러니 닥치고 하루에 글 2개만 쓰세요 ㅎㅎ 점유율 10% 넘으면 안됩니다.
1. 200불을 선뜻 빌려주다니.. 그분의 정체가 궁금하네요. 게다가 돈을 받자마자 진탕 술을 마시고.. 뭔가 제가 모르는 얘기들이 숨어있는 거겠죠? ^^
4. 젊은 시절의 좌충우돌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저는 나이든게 좋아요. 저의 젊음이 그랬다는 거니 각자의 젊음은 다른 의미겠죠.
힘든 젊음이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없을 거라는 건 맞는데 돌아가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부모들이 자기 자식은 상처를 안받고 자라면서 남의 상처를 이해하기를 바라는데 어처구니없는 얘기죠.
6. 20대 중반 LG아트센터에서 브에나비스타소셜클럽 공연을 봤는데 그냥 흥겹고 좋았습니다. 나이가 든 지금은 좀 다르게 다가오려나요
8번 글의 내용이 제3자가 보기에도 당황스럽고 무척 불쾌하고 무례하게 느껴진다는 사실 아시나요? 어떠한 맥락에서건 쓰신 내용은 옹호해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글에 언급되신 분이 그간 당황스럽고 불쾌하고 무례한 글을 적지않게 적어오신 분이신지라.. 저도 제3자지만 이해못할 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칼리토님이 '이해'하는 것과는 별개로, 거론되신 분이 잘못하신 것과는 별개로, 무도님의 8번항목 글도 옹호해줄 수 없는 명백하게 폭력적이고 잘못된 내용이라는 겁니다.
세상밖으로 나서면 우리 생각보다 더 넓고 다양하고 매혹적인 삶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면서도 우리는 주어진 울타리안에서 안주하는 거죠. 행보가 부럽습니다. 좋은 인연들 오래 간직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