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학 후배가 쓴 자소서를 보았습니다




흔히 자소서가 아닌 자소설이라고 하길래 도대체 어떻게 썼나 궁금해서

노트북 한번 보자고 해서 봤어요 근데 정말 소설....


속으로 웃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과장이 없을 수가 없는데요 예컨데 봉사활동을 가서

그냥 봉사활동 열심히 하다 왔습니다 이러면 아무 감동도 없고요 그러니 약간 꾸미는 거죠

근데 놀라운건 이게 재미있다는 겁니다 다른 사람의 삶이, 이렇게 꾸며놓으니 뭔가 되는것처럼

느껴지는거에요 뭔가 재미있고 보람있게 살았구나 이렇게요


그렇습니다 너의 삶은, 그리도 나의 삶은 그렇게 평범해서는 안되는 거였어요

군대가서 고생한 이야기는 사실 저의 입장에서는 별 관심이 없어요 그렇지 않겠습니까

우리나라 전 국민의 절반이 가서 인생의 쓴맛을 보고 오는 곳인데요 다 갔다온 곳인데

그 이야기를 누가 꺼내기라도 하면 때리고 싶지 않겠습니까 근데 그걸 약간 포장하면

무슨 xxx의 대모험 비슷하게 되는 겁니다 


악당을 이기고 정의는 늘 승리해야 하는 아름다운

권선징악의 대서사시가 펼쳐지는 자소서를 보면서

저도 앞으로는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하면 약간 과장하고 꾸미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냥 그렇게 살았습니다->솔직하지만 재미가 없잖아요

1. 매우 빡세게 어려운 환경을 극복 2. 세상은 역시 아름다워 ->3. 감동!

거짓말한다고 잘 논다고 놀릴게 아닌거 같아요 좀 과장을 섞어서 감동 주어야 겠어요 거짓말인걸 결국엔 알겠지만요


    • 자소서는 면접때 질문할 때 활용되는거지 서류심사시에는 스펙이라는게 맞겠죠?

      • 자소서 잘 써도 소용없군요 ㅠ

    • 그래서 자소서는 보통 가까운 사이에도 (아니, 가까운 사이라면 더더욱!) 절대 안 보여주는데 어찌어찌 보셨군요.ㅎㅎ

      써보기 전에는 왜 그러는지 몰랐는데 써보니 알겠더라고요.

      절 비롯한 제 친구들은 다들 엄격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 슬하에서 큰 부족함 없이 자란 애들인데 뭐 엄청난 역경을 겪고 굉장한 창의력을 발휘했겠어요.ㅠㅠ흑흑
      • 같은 동아리인데다가 과가 붙어있어서 옆에서 자주 봤었는데 사실 자소서도 그렇게까지 꾸미진 않았어요 담백하게 쓴 정도가 그정도 하하(자꾸 웃음이..)


        예컨데 시합에 나갔는데 마지막 결승전 죽음의 사투 끝에 상대방을 꺾고(제가 보기엔 둘다 실수 연발하다가 어쩌다 점수가 앞서서 우승)


        사실 전 자소서가 딱히 필요없는 곳에서 일하기 때문에... 근데 정말 저를 나타내는 글을 써야 한다면 저라도 그렇게 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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