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이라는거... 전적으로 당사자간의 문제 아닌가요?

법에 대해 무지해 묻습니다만...


그니깐, A라는 사람의 어떤 행위에 대해 B라는 사람이 성적으로 수치심을 느꼈다면 성희롱 혐의가 있는거고...

같은 행위라고 하더라도 만약 B가 아무렇지 않아 했다면 성희롱 성립이 안되지 않나요?


예를들어 남성 A가 여성 B의 엉덩이를 고의인지 아닌지 모르는 상황에서 터치했다고 합시다.

이게 성희롱으로 성립하려면 B가 기분 나빠야 하는게 전제되어야 하는게 아닌가요?

B는 괜찮다는데 이걸 목격한 C, D, E, 갑, 을 , 병,,, 뭐 이런 사람들이 문제삼았을때 성희롱이 성립되던가요?


곽정은 기사를 보다가... 자꾸 장기하 성희롱 어쩌고 달리길래 궁금해져서요.

장기하는 아무렇지 않다고 한걸로 아는데 아직까지 성희롱이라는 꼬리표가 붙네요.

요즘 뭐만하면 역차별 역차별 하면서 들고 일어나는 광경 아주 보기 쉬운데

이런 현상 중에는 선뜻 동의하기 힘든 경우도 꽤 많은것 같아요.


    • 장기하 사건이랑은 상관없이 성추행이나 성폭행 개념을 모르는 어린이나 지능이 낮은 성인에게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옆에서 목격한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제가 얘기한 본인이 괜찮다의 기준은 그런 특별한 경우를 말하는것은 아니었습니다.

    • 무한도전 <홍철아 장가가자>편에 나온 여자들은 자기가 불쾌해서 사과하게 만들었나요?

      • 제가 그 케이스에 대해 몰라서 뭐라 답하기가 어렵네요

    • 저는 문제가 된 방송을 안봐서 모르겠지만 장기하씨가 기분나빴더라도 기분 나빴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또 개인 대 개인이 아니고 방송에서였다는 것도 감안해야겠죠. 보다 극단적인 예로, 나이지긋한 일본 여성 국회의원이 자기가 팬이라고 공언한 남성 피겨 스케이트 선수한테 여러 사람 있는 장소에서 입을 맞췄(!)는데 그때도 그 선수는 전혀 안 불쾌했고 장난친거라고 했더랬죠.

      • 그건 그렇네요 제 의견은 장기하씨가 진심으로 괜찮다고 했다고 가정했을때에 한하겠네요

    • 곽정은 사건과는 별개로 생각해 보죠.




      지하철에서 누군가 고의적으로 다른 사람의 엉덩이를 만졌다고 합시다. 그걸 잠복한 경찰이 발견했는데 피해자가 자기는 괜찮다고 합니다. 그러면 법적인 처벌은 받지 않겠지만 가해자는 성추행 자체를 하지 않은게 되는걸까요? 가해자는 상대방의 동의를 얻고 엉덩이를 만진게 아니라는게 핵심이죠. 그렇기 때문에 성추행 행위를 했지만 피해자가 괜찮다고 해서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았을 뿐이라고 봐야겠죠.

      • 도덕적으로 까지 결백하단 말은 아니었습니다. 법적으로 문제되느냐 하는 얘기지요  기사 댓글을 보다가 생각이 번진건데, 피해자가 불쾌해하지 않았다면 성희롱이 성립되는지가 궁금해지더군요

    • 얼마전에 관련 교육을 받았는데요. 일단 성희롱은 직장 내 기준입니다. 학교에서 선후배간에 하는건 그냥 미친놈으로 상종 안하거나 소문을 내거나 민사로 가거나 사적으로 해결해야 하구요.


      직장에서 성희롱의 경우 당사자가 괜찮아 하더라도 같은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꼈다면 성희롱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즉 그 발화가 가리키는 사람의 불쾌감에 한정되는게 아니라 발화 자리에서 들은 사람들의 불쾌감 기준인거죠. 관련해서는 종편 채널 중년들 많이 나오는 토크쇼 같은데서 다룬적도 있더군요


      네티즌은 그 자리에 없었으니 이거랑 상관없습니다만? 그냥 으악 내눈 내 귀 전파낭비 세금낭비 그런건 있을수 있고요. 시청자의 불쾌감 이런걸로 방송에 항의할 순 있겠죠.
      • 아 참 그랬죠. 직장에 한해서... 직장이 아닌 경우는 뭐라고 그러더라... 비슷한게 있었던거 같긴한데 생각이 안나네요


        아무튼 성희롱 성립과 처벌에 있어서 피해자의 의사가 필수적이지 않다는거군요 이게 궁금했어요.


        네티즌 얘기는.. 정확히 이 사안이랑 맞는다기보다는 그걸 보고있다가 이래저래 생각이 번진것뿐입니다

    • 성희롱이냐 아니냐, 혹은 성희롱이 법적으로 저촉되느냐 아니냐는 조금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직접적 접촉이 있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수준의 성추행이 맞지요. 언어는 좀 애매합니다. 길 가다가 성적인 뉘앙스의 조롱하는 소리를 모르는 사람한테 들었다면? 기분은 나쁘겠지만 현행법상 성희롱은 성립되지 않는 걸로 압니다. 언어적 성희롱이 처벌 가능한 성폭력으로 인정받는 것은 직장 등 공적인 기관 안에서 지속적으로 관계할 수 밖에 없는 사이에 국한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한 피해 당사자의 의사는 우선시되어야 하는 건 맞지만, 꼭 피해자의 의사 표현이 아니라도 처벌 받을 수 있기도 하고요.


      곽모씨와 장모 가수의 경우 직장 내의 관계라고 볼 수는 없죠. 그렇다고 친분이 있는 사적 관계도 아니고. 뭐 둘 다 연예인 혹은 유명인이니 자신의 이름에 흠집 나는 정도. 그거 가지고 밖에서 왈가왈부 하는 건 그냥 연예 가십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이 글에 낄까 말까 하다가 간단히만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성희롱(sexual harassment)라는 개념은 법적인 개념이라기보다는 여성학(내지는 사회학)적인 개념에 가깝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또는 사용되는 경우에 따라서 그 지칭하는 범위가 천차만별입니다.
      가볍게는 단순한 예의없음부터 무겁게는 실제로 중범죄로 처벌되는 경우까지 포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문에서 예로 드신 "남성 A가 여성 B의 엉덩이를 고의인지 아닌지 모르는 상황에서 터치"한 경우,
      우선 남성이 일부러 만진 경우에는 단순한 성희롱이 아니라 형법상 강제추행죄가 성립합니다.
      성범죄는 친고죄 규정이 폐지되었으므로 만약 지하철에서 치한행위를 하는 것을 잠복하고 있던 형사가 체포한 경우 피해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처벌됩니다.
      (물론, 강제추행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라는 요건이 필요하므로, 만약 피해여성이 "누구라도 상관 없으니 나를 만져주길 바랐어요"라고 진술하는 경우라면 강제추행죄가 될 수는 없겠습니다만 이런 사람은 없겠죠. 가장 경한 경우라도 "옷이 두꺼워서 별다른 느낌을 느끼지 못했어요" 내지는 "긴가민가 싶어서 그냥 있었는데 추행이라면 처벌해주세요"정도가 보통일겁니다.)
      반면에 고의가 아니라 우연히(실수로) 신체접촉이 일어난 경우에는(예컨대, 한손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보면서 다른손으로 버스 손잡이나 봉을 잡기 위해 손을 뻗다가 옆에있는 여성의 가슴을 움켜쥐게 되었다던지)
      당사자나 주위사람이 그로 인하여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해도 형사상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성희롱 이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마치 실수로 발을 밟은 것이 폭행죄가 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말의 경우는 조금 이야기가 다릅니다. 경우에 따라 명예훼손죄나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언어로 이루어지는 성범죄는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형법상 문제는 발생하기 어렵습니다만,
      (통신매체이용 음란죄라는게 있긴 합니다. 성폭법 제13조(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사상 범죄가 아닌(물론 형사상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는 경우도 넓은 의미의 성희롱에는 포함될 수 있습니다) 순수한 성희롱(표현이 좀 이상합니다만 아무튼)의 대부분이 언어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때는 발화자에게 성희롱의 고의가 없다고 하더라도 즉, 상대방으로 하여금 성적수치심을 느끼도록 할 의도가 없이 한 발언이라도 1.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말이고, 2. 청자나 주위사람이 성적인 수치심을 느꼈다면 성희롱으로 봅니다.

      즉, 야한 농담이나 개그를 했을때 다함께 즐겁게 웃고 넘어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겠으나, 그 중 일부라도 성적인 수치심을 느꼈다면 성희롱이 성립하는 것이에요.
      반대로, 객관적으로 성적인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면 일부의 특히 민감한 사람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더라도 성희롱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 부분에서 많이들 오해하는 것이 이른바 '피해자 중심주의'라는 건데요, 아무리 피해자중심주의를 관철한다고 해도 객관적인 기준을 벗어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예컨대, 얼마전 모 대학 학생회에선가 문제되었던 '면전에서 담배를 피는 것은 성희롱이다'같은 명제가 여기에 해당될 수 있겠습니다.
      평범하게 생긴 안마기를 사용하고 있을 뿐인데 옆사람이 "성적 수치심이 느껴지니 성희롱이다"라고 한다면 황당하겠죠.

      그렇다면 "법적인"성희롱이란 어떤 범위인가가 문제될텐데요,

      현행 법률상으로는 경한 정도의 성범죄와 직장내 성희롱 정도가 법적인 의미에서의 성희롱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학교등 다른 단체에서는 성희롱을 해도 된다 이런건 아닙니다.
      학교에는 교칙이 있고 교칙을 위반하여 징계를 받게 된다면 상급학교 진학이나 취업시에 불이익을 겪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불이익을 입을 수 있는 성희롱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사실 애매합니다.
      • 아, 그리고,


        제가 계속 '범죄가 성립하는 경우'와 '성희롱'을 분리해서 이야기하는 이유는


        별도로 범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직장내 성희롱(특히 언어적 성희롱)'은 처벌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냥 회사에서 잘리거나 징계를 먹게 될 뿐이에요.

        • 오 진짜가 나타나주셨군요! 현직에 계신 분의 명쾌한 설명이 궁금했어요! 그런데 제가 교육받은 곳에서는 언어적 성희롱으로 '벌금'을 받는 경우를 상당히 자세히 금액 예시까지 알려줬는데요. 벌금에 해당되면 가볍더라도 범죄에 해당되거나 처벌 대상인 것 아닌가요? 회사 내규로만 처리되지는 않는 듯 했습니다. 저도 이 점이 궁금해서 여쭤봐요.
          • 언어적 성희롱으로 벌금이라..

            글쎄요, 명예훼손죄나 모욕죄가 성립될 수 있는 케이스이거나,(예컨대 자기나 제3자와 성관계를 했다고 헛소문을 낸다던지)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성립하는 경우(카톡이나 메신저로 야한사진이나 동영상같은거 보낸다던지)에는 엄연히 범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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