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악몽의 패턴




날씨가 정말 춥네요.


간밤에 너무 끔찍한 악몽을 꾸어서 점심 시간이 되도록 여태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아까 전엔 화장실에 노트북을 두고온 걸 한참 뒤에야 깨달아서 멘붕 상태로 10분을 전력 질주...



제목처럼 악몽 얘기를 좀 하자면요.


저는 여태까지 살아온 평생의 제 삶에 걸쳐서 꾸준히 반복되는 특정 유형의 악몽이 있어요.


총 세 가지인데, 아주 자주 꾸면 한달에 한 번일 때도 있었고,


텀이 길 때는 1년에 2-3번 정도는 꿨던 것 같아요.



첫번째는 누군가 저의 집 혹은 저희 가족의 안락한 공간에 침입하는 꿈이에요.


침입자는 대개 어두운 그림자 정도로 미스터리하게 표현됩니다.


꿈의 시작은 주로 어두운 밤에 제가 집의 창문을 꽁꽁 걸어 잠그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그러다 말고 저 멀리 현관문이 살짝 열려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꿈 속의 저는, 그 문을 닫으러 가야겠다고 마음 먹는 동시에 왠지 공포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라 잔뜩 움츠러 듭니다.


제가 문고리를 잡는 순간 맞은편의 누군가가 동시에 문을 확 잡아당길 것 같은 그런 공포에 사로잡히는 거지요.


아니나 다를까, 정말로 그런 일이 벌어집니다.


제가 문고리를 조심스레 잡는 순간,  이제 조금 긴장이 풀리려는 찰나


갑자기 누군가가 아주 강한 힘으로 반대편에서 잡아당기는 거지요.


혹은 더 적극적인? 침입자의 경우 열린 문 틈 사이로 들어오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저를 마구 공격하기도 합니다.


한 번은 좁은 틈새로 서로 칼싸움을 한 적도 있어요.


그 공포는... 으아... 꿔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그런 꿈이에요ㅠㅠ



두번째는 좀 더 어린 시절에 자주 꾸던 꿈인데, 엘리베이터에 관한 것이에요.


제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저희 집 층에 내리려고 하면


어김없이 엘리베이터 뒷쪽 벽에서 기다랗게 팔이 뻗어나와 제가 내리지 못하게 저를 잡아당기는 꿈이었지요.



세번째는 신체 변형 꿈이에요.


이 꿈의 경우 초반부에는 별 의미없는 평이한 서사로 꿈이 전개되어요.


그러다가 제가 화장실에가서 거울을 보면,


어느새 제 이빨이 다 썩어서 빠져 있거나


(꺼멓게 변한 제 이가 우수수수 빠지는 꿈도 꾼 적이 있어요. 정말 스크림에서나 들었던 비명을 질렀던 기억이 납니다.)


피부가 괴물처럼 변해있거나,


머리카락이 다 빠지고 휑한 두피에서 피가 흐르는... 그런 꿈입니다.


오늘 꾼 꿈도 그랬어요.


제 두피에 머리카락이 몇가닥 채 남지 않은 채, 두피는 거의 썩어가고 있었어요.


재밌는 건, 이런 꿈을 자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꿈 속에서 제가 보이는 반응도 조금씩 달라지더라는 거에요.


그 순간 '이건 꿈이야'라는 인지는 여전히 없지만, 


엄청난 공포와 좌절 상태에서 조금 차분한 순응 상태로 이행하는 과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무척 단축되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이러한 상상을 하지도, 이런 류의 영화나 무언가를 보지도 않아요.


심지어 어제는 무척 기분이 좋고 건강한 날이었고요!


아, 물론 일 때문에 바깥에서 추위에 고생을 좀 하긴 했지만...


이렇게 제가 느끼는 의식적인 상태와 제 꿈이 보여주는 감정의 간극이 너무 큰 날에는


배신감 비스무리한 걸 느껴요.


마치 가만히 있는 저를 제 자신이 공격한 기분이랄까요.


이런 꿈을 꾸고 나면 제 뇌가 무척 미워집니다.



제 절친한 친구는 중고등학교때 입시 스트레스에 너무 시달린 나머지, 아직도 가끔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면


시험지 앞에 앉아있는 꿈을 꾼다고 하더군요.


앞자리에서부터 시험지가 넘어오기 시작하는데, 정작 자신은 아무것도 공부한 게 없는 상황이어서


극도의 공포를 느낀다는...



이건 심리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 어떤 문제일까요?


인사이드 아웃식으로 보자면, 제 꿈 공장에 상주하는 감독이 선호하는 스토리가 뚜렷한 것이겠죠.


저도 유니콘이 춤을 추고, 조증에 가까울정도로 형형색색으로 치장된... 신나는 꿈 좀 꾸고 싶어요.


듀게 여러분은 반복해서 꾸는 악몽의 유형이 있으신가요?




궁금합니다.







    • 습관화 된 꿈 같은데 누구나 그런 시기가 있다는 생각이에요.


      지금도 안좋은 꿈을 꾸다 꿈속에서도 꿈이다 라고 생각하지만 영 마음이 안놓이다 일부러 깨면 얼마나 마음이 놓이는지요.


      전 이런 황당한 경우도 있었어요 찻집에서 누굴 죽였는데 아무래도 정말 같아 그곳을 몇번이나 다시 가봤던.

      • 꿈 속에서 누군가를 죽였던 찻집을 현실에서 또 보셨단 말씀이세요? 제가 꽤 좋아하는 류의 이야기라 솔깃합니다.

    • 가장 오래 같은 공포의 꿈은 ufo 꿈이었어요.


      가지가지 ufo 모습들 지네연 같이 생긴 것도 있고.


      그리고 총싸움 하는 꿈 많이 쏴 죽이고 나도 총에 맞아요.

      • 그래도 꿈에서나마 ufo를 보셨다면 굉장한 경험이네요.

    • 평생의 삶을 거쳐서 반복되는 꿈이라면 꽤 중요한 꿈 같아요. 전문가는 아니지만 심리학에서는 꿈을 무의식이 의식의 검열을 거쳐 상징적으로 표현한 메시지라고 봐요. 의식적으로는 기분이 좋더라도 뭔가 무의식에서는 삶에서 계속되는 불안이 있나봅니다. 짧은 소견으로는 집은 보통 자기 자신을 상징하고요. 더 자세한 것이 궁금하시다면 심리학적으로 꿈분석을 받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누군가 애정과 정성을 가지고 꿈 분석을 해줄 요량이 있으신 분이 계시다면 한번쯤 받고 싶네요. 의식적인 제 자신도 잘 모르는데 무의식까지 알게 되는 건 너무 버거워요...

    • 첫번째 유형의 꿈 저도 자주 꿨었어요! 이게 뭐라고 반갑네요. 비슷한 패턴으로 침입자랑 문손잡이 잡고 실랑이 벌이는 것도 있지만, 문밖에서 누가 문을 따고있어서 경찰에 신고하려는데 핸드폰 버튼이 계속 잘못 눌러져서 통화를 못하는 꿈을 제일 자주 꿨었어요. 누르는데 자꾸 헛누르고ㅠ 안에서 거는 걸쇠를 밖에서 기구로 탁 여는 꿈도 꾸구요. 하도 자주 꿔서 집에 누군가 진짜 침입한 거 아닌가 헷갈릴 정도였어요. 십대때부터 십여년간 엄청 자주 꾸다가 수년전 번호키를 달면서 그 꿈을 거의 안꾸게 되었죠.. 결론은 복잡한 내면의 문제가 아닌 치안상의 불안감이었던 것인가.

      저는 하늘을 나는 꿈을 예전에 주기적으로 꿨었는데 그게 정말 좋았어요. 적당히 발을 굴리면 공중에서 이삼미터 정도 뜨는 거죠. 계속 발을 굴리면 높게도 올라가고. 날아서 대단한 이동을 한 건 아니고 동네를 떠다니는 것도 좋았죠.

      물속에서 움직이는 꿈도 주기적으로 꿨었는데 물 속을 수영이 아니라 우주공간처럼 부유하며 자유자재로 날듯이 다니는 꿈이었어요.

      최근에는 이런 꿈은 자주 꾸지 않고 근래 두 번정도 반복되어 비명을 지르며 깨어난 꿈은..... 제가 사는 동네에 is가 와서 도망가는 꿈이요. 그 복면의 이미지가 저의 무의식에 공포로 남았나봐요. 눈 앞까지 쫓아오는데 사람들과 함께 공포에 질려 계속 달리는 거죠. 한번은 파리테러 전에, 한번은 파리테러 후에요. 뉴스에서 나오는 것 말고 아이에스 영상 본 적도 없는데 겁에 질려 이런 꿈을 꾸다니 저는 정말 겁쟁이인가 봐요.
      •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무의식 문제가 아니라 정말로 안전 상의 문제로 공포나 위협을 잘 느끼는 성격이서 그런 건 아닐까 하구요. 저 또한 어딘가에 신고하려고 핸드폰을 집거나 소리 지르려고 하면 매번 뜻대로 잘 되지 않거나 실패했죠. 그런데 하늘을 날거나 물 속을 부유하듯 떠다니는 꿈들은 듣기만 해도 환상적이고 황홀한데요.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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