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프로메테우스)


  1.좋아하는 드라마의 좋아하는 장면이 있어요. 한 노인이 용의자를 고문하려는 상황이죠. 노인은 고문을 시작하기 전에 용의자에게 자신이 살아오며 얻은 한조각의 농축된 지혜인 것 같은 말을 해줘요. '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일이 뭔지 아나? 고통이 끝나는 것. 그것이야말로 제일 좋은 일이라네.'라고 말하죠. 그리고 노인과 용의자는 짧은 순간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는데 이 장면은 정말 제가 좋아하는 장면이예요.


 노인은 젊은 용의자가 고문을 당하지 않고 그냥 불길 바라지만 용의자는 입을 열지 않아요. 결국 고문은 시작되죠. 



 2.요즘은 인간에 대해 가만히 생각해봐요. 인간을 대하는 것과 인간을 다루는 것에 대해 말이죠. 솔직이 그럴 능력이 되더라도 후자는 싫어요. 인간들은 모두가 자신만의 우주의 왕이니까요. 그러나 다른 우주에서 나대려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죠.


 

 3.프로메테우스는 정말 멍청한 놈이었구나 싶어요. 누군가에게 뭔가를 아예 줘버리는 건 멍청한 짓이잖아요.


 내가 프로메테우스였다면 불 사용권 대여 사무소를 차려 두고 일주일에 한번씩 사무실로 찾아와 대여 계약을 갱신하도록 했을 거예요. 매주 찾아와서 이번 주의 불 사용권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이 모든게 공짜라는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하도록요. 


 인간들이 어느날 조금 건방지게 구는 거 같으면 '흠 이번 주는 너희 인간들에게 불을 빌려주지 않도록 하죠. 살펴 가세요. 요즘 날이 추우니까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시고요.'하고 보냈을 거예요. 


 흠.


 왜냐고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들은 프로메테우스에게 감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깜빡해버리거든요. 그들이 나쁜 사람이어서는 아닐 거예요. 그냥, 그들의 뇌에 그런 편리한 기능이 장착되어 있어서 그런 것뿐이겠죠. 그렇게 믿고 싶어요.


 인간들은 프로메테우스에게서 불을 얻어가고, 프로메테우스는 인간들에게 누구에게 감사해야 하는지 매 주 상기시키고. 모두가 윈윈하는거죠.


 

 4.휴.



 5.요즘은 트레이너들이 가진 유용성을 재발견하고 있어요. 스트레칭이나 새로운 운동을 하나씩 배울 때마다 이 모든걸 대체 어떻게 발견해낸 걸까 하고 경탄하게 돼요. 인체가 가동되는 방식에 대한 방대한 지식들을 언제 누가 어떻게 발견하게 된 걸까 상상해보곤 하죠. 그리고 시간과 공간을 넘어 그 지식의 전달자인 트레이너들은 그 순간만큼은 선생님인 거고요.  

  

 한데 어떤 회원들은 그들을 뭐...잘 대하지 않아요. 투숙객이 밖에서 신는 신발을 신고 들어오거나 하면 트레이너를 불러서 '뜨내기들 좀 들어오지 않게 하라고 지난번에 말했잖아!'하며 화내기도 하고요. 그건 정 하고 싶다면 데스크나 매니저에게 할 말이지 운동을 가르치는 트레이너와는 상관없는 일이잖아요. 

 뭐...아직 저에게 뭔가를 배우는 순간만큼은 특별한 것 같아요. 내게 쓸모있는 지식을 전달해주려는 사람, 나를 좀 더 나아지게 해주려는 사람에게만큼은 그 순간동안에는 저절로 학생의 태도를 갖추게 돼요. 

 휴.

 아, 물론 그순간이 끝나면 다시 교만해지지만요.






    • 1. 송곳 지난 회가 생각나네요. 3번,5번 에서 감사함, 겸손등을 언급하셨길래 써보자면 여은성님과 제가 고문을 한번도 당하지도 해보지도 않았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한 날들입니다. 


      저 대신 고문을 당한거라고 생각한다면 지나친 거겠죠?


      제가 해운대나 타이타닉 따위를 팝콘 먹으며 볼 수 있는 것도 세월호에 타보지 않았거나 가까운 지인 중에 그런식으로 돌아가신 분들이 없기 때문이죠.






      5. 저도 뭔가 배우는 게 좋습니다. 처음에 너무나 서툴고 어색하다가 몇 달 하고난 다음 몸이 적응했음을 알게되는 그 순간이 너무나 좋더라구요.


      그런때가 오면 난 아직 젊구나 싶어요. 80이 되더라도 이런 느낌은 시간 문제일뿐 계속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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