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Zeze> 논란을 보며 떠오른 짧은 생각들.

밤을 새서 그런지 생각 자체가 잘 이어지지 않고 두서없이 막 떠올라서


마음가는 대로 끄적이다가는 글 자체가 혼돈 ! 파괴 ! 망가 ! 상태가 될 게 뻔하니까 남바링을 해볼까 해요. 그래도 개판이겠지만.


어떤 선형적인 흐름이 존재하는 게 아니고 그냥 떠오른 순서대로 번호를 붙여서 쭉 쓴 다음 거기에다가 살을 붙인거에요.




0. 몇 년도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아무튼 중학생 때 웹툰 <송곳>의 작가인 최규석 씨의 단편을 볼 기회가 있었어요. 


<공룡 둘리> 라는 제목이었던 것 같은데, 민증이 없는 둘리는 자라서 불법 체류자가 되어 공장 일을 하다가 손가락이 잘려서 초능력을 못 쓰게 되고,


고길동은 도우너 보증 서줬다가 쫄딱 망해서 화병으로 죽고, 이에 앙심을 품은 철수는 도우너를 해부용 실험체로 나사에 넘겨서 그 돈으로 희동이의 깽값을 마련해준다는 아름다운(...) 이야기였어요.




1. 어떤 텍스트든 (재)해석의 자유가 존재하듯, 그 해석을 비판할 자유 또한 보장되어야 하겠지요.


다만 그 비판의 논지가 온전히 자신의 것일 경우일 때에 한해서요.


'우와!!! 죽창!!! 죽창을 다오!!!'하는 모습들이 음... 초등학교 운동회 때 콩주머니 던져서 박 터뜨리는 거 하잖아요. 콩주머니가 튕겨나와 땅에 떨어지면 그걸 그대로 다시 주워서 펑, 하고 터질 때까지. 그거 같아요.




2. 몇년 째 걸그룹 대란이지요. 팬이신 분들한텐 미안하지만 정말 유명한 경우가 아니라면 꽤 인지도가 있는 그룹이라도 멤버 전체를 놓고 보면 누가 누군지 구분이 잘 안 가요.


심지어는 걸그룹에 대한 갈급함이 최고조에 달하는 군대에서도 그랬어요.  사실 누가 누구면 어떻겠어요 일단 걸그룹인데 !


아무리 두서없이 시작한 글이라지만 좀 지나치게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샜네요. 우야든동 신예 걸그룹을 다룬 기사를 보면 '제 2의 소녀시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종종 사용하곤 해요. 


그걸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세상에 이미 소녀시대라는 9(8)명의 은혜로운 이들이 존재하고,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데 도대체 제 2의 소녀시대가 왜 필요하지?'




2-1.  아, 군대 얘기하니까 갑자기 생각났네. 제가 어쩌다보니 군대를 두 번 가서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전역했는데, 일병 때 쯤에 아이유의 트위터 사진유출 사건이 있었지요.


그 날 당직사관의 전달사항이 '전원 관물대에 부착한 아이유의 사진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한다.' 였어요. 하하하.





3. 재해석이든 후발주자든, 가치를 인정 받으려면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아요. 오리지널보다 (넓은 의미에서의) 나은 점이 적어도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아이유의 <Zeze>는 글쎄요, 색다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는 않네요. 원작에 접근하는 방식도, 그걸 풀어내는 법도요.


성인이 되면서 바뀐 포지셔닝에 '나는 아티스트야!' 라는 강박 같은 걸 끼얹어서 만든 결과물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그 왜, <Zeze>의 음원 순위가 생각보다 낮아서 아쉽다는 말이 투정처럼 들렸나 봅니다. 




4. Q : 드래곤보다 강한 것은? / A : 엄마 드래곤.


오리지널로부터 완벽하게 독립한 재해석이라는 게 과연 존재할까요? 어떤 의미에서는, 오히려 정말 잘 된 케이스일수록 그 반대인 것 같아요.


극장에서 <다크 나이트>를 보고 너무나 감탄한 나머지 집에 와서 팀 버튼의 <배트맨>도 곧바로 구해서 봤거든요. 원래 가위는 커녕 꿈도 잘 안꾸는 편인데 그 날 잭 니콜슨에게 쫓기는 꿈을 꿨지요.




5. 상술하였듯 저는 <Zeze>를 소구하는 이미지와 아티스트라는 강박 사이에서의 줄타기라고 생각해요. 그게 하필 말도 안 되게 위험한 쪽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논란이 된 거겠죠. 




6. 감자에 싹이 나서 잎이 나서. 이 다음이 뭐더라... 


<인셉션>에서 꿈의 꿈의 꿈까지 들어가서 아주 작은 생각 하나를 심어놓으면 걔가 알아서 무럭무럭 자란다고 하잖아요?


작은 조각들이 철컥철컥 맞춰지면서 <유비 패왕설> 이나 <예수 갱스터 aka 나자렛의 몽키스패너 설>같은 거대한 음모로 무럭무럭 자라나는 게 신기해요.


좋든, 싫든, 방향성이 옳든, 그르든 어쨌거나 해명이 필요가 있고 또 나오긴 하겠네요.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산다는 건 그런거니까. 그걸 대중들이 받아들이는 건 또 다른 문제겠지만요.




7. 진짜 이 순서대로 생각을 했습니다. 자야겠어요.

    • 그 동안 젊은 오빠 늙은 오빠들 뒤에 있었으니 혼자 나오려면 힘들겠지요

      • 생각해보니까 그렇네요. 댓글 보고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진실은 저 너머에 있겠지만 <Zeze>가 강박의 산물이라기 보다는 어쩌면 정말 아이유 그 자신이 하고 싶어하던 음악일 수도 있겠다 싶어요.


        이름하여 오빠 디버프 ! ...하하하 ;;

    • 초능력으로 손가락은 못붙이나요.. ㅠㅠ

      • 원작에서 보면 호이! 하고 삿대질하는 소매틱이 들어가야 기술(...)이 나가잖아요. 잘린 손가락이 검지라서 초능력을 같이 잃었다는 설정이었을 거에요.


        지금도 구글에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라고 검색하면 스캔본이 나오는데, 알고보니까 그 당시에 최규석 씨 본인이 일일이 스캔해서 업로드하신 거라고 하니 부담없이(?) 보셔도 될 듯 해요.

        • 단행본으로도 나와있는데 굳이 스캔본을 추천해주실거까지..ㅠ
        • 단행본으로도 나와있는데 굳이 스캔본을 추천해주실거까지..ㅠ
          • 앗; 해당 단편을 저는 만화잡지에서 처음 봤었는데 단행본이 있었군요. 게다가 지금도 구매가 가능하다니. 몰랐습니다. 전적으로 제 불찰이네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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