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읽은 그래픽노블, 그림책 그리고 무서운 그림책


 

그래픽노블 장르를 아주 좋아합니다. 마블이나 DC같은 수퍼히어로 시리즈 보다는 

<체르노빌의 봄>이나 <초속 5000 킬로미터>같은 그래픽노블을 더 좋아해서 이런 류의 책들은 거의 빠짐없이 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최근에 아주 흥미로운 책들을 발견해서 글을 써봅니다.

 


<수퍼크래시, 대릴 커닝엄, 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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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을 펼치면 약간 성의가 느껴지지 않는 그림체입니다. 제가 그동안 봐오던 뭔가 예술적이고 섬세한 그림이 아니라 그냥 덮을 뻔 했습니다

그림책은 첫 인상도 중요하고 취향도 많이 타니까요. 우리나라 웹툰 어디에서 본 것 같은 그림체를 일단 참아보고 몇 장을 읽어갔습니다. ‘, 만만치 않다라는 느낌이 점점 전해져옵니다.

미국의 소설가이자 사상가인 아인랜드의 삶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앨런 그린스펀, 2007~8년 서브프라임 사태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신자유주의와 극도의 이기주의가 만들어내는 시스템의 허점을 마구 파헤쳐줍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얼마나 어이없는 일이었는지 아주 쉽고, 간명하게 그림으로 이해시켜주는데 일종의 감명을 받았습니다.

결국 대릴 커닝엄이라는 작가 이름을 외우게 됐습니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살펴보려고 합니다.

 

 

<바람은 보이지 않아 (원제, De Quelle Couleur Est Le Vent? 바람은 무슨 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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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 때문에 이 글을 씁니다

혹시 그림책하면 어린아이들이나 보는 책이라 생각하고 계시진 않나요. 이 책은 아닙니다. 어린이보다는 어른을 위한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참 많은 그림책들을 살펴봤는데 여태까지 본 책들 중에서 가장 색다르고, 가장 놀라웠던 책입니다

시를 읽는 듯한 내용과 독특하고 아름다운 그림에 계속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은 단순히 종이 위에 그린 그림이 아닌 에폭시와 형압 그리고 종이 뚫기 등 다양한 기술이 시도되고 재현되고 있는데

이 책을 만든 에디터들이 엄청 고생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편집 과정에 있었던 에피소드도 듣고 싶어지는 책이었습니다

다른 일반 그림책들보다 두 배 가량 비싼 편인데 어쨌든 그 가격이 수긍된다고 할까요. 그림책 좋아하시고 모으시는 분들에게 꼭 추천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일본 괴기 소설, 민담의 일인자 교고쿠 나쓰히코의 그림책 <있어 없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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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히코는 <망량의 상자>, <웃는 이에몬> 등의 소설을 읽고 정말 으스스하게 글 잘 쓴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미야베 미유키와 온다 리쿠에 팀을 짜서 무서운 그림책 시리즈를 만들었습니다

이 그림책의 내용은 저도 어릴 때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더 재미있게 본 것 같습니다. 무서운 거 무서워하시는 분들 이 책은 한 밤 중에 읽지 마시길 바랍니다.

출판사에서 만든 북트레일러로 일단 맛만 한 번 보시길.   




    • 다 재밌겠네요 동영상은 재생불가 네이버 가서 봐야겠군요.

      • 저는 잘 나오는데 네이버 꼭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 저도 언젠가 낭독모임에 한 번 꼭 가보고 싶습니다!
    • 오늘 도서관에 갈 일이 있었는데 안 에르보의 그림책만 잔뜩 빌려왔어요. 


      읽어야 할 책이 안 읽히고 머리도 안 돌아가는 저에게 너무나 적절한 추천이십니다. ㅠㅠ


      앞으로도 아름다운 글과 그림이 있는 책 많이 소개해 주세요. 


      =================================================


      <파란 시간을 아세요?>라는 동화책의 첫 장에 쓰인 글이 참 좋네요. 




      파란 시간을 아세요?


      불을 켜기엔 아직 환하고


      책을 읽거나 바느질을 하기엔 조금 어두운 시간.


      읽던 책을 그대로 펼쳐 놓은 채


      생각에 잠기고, 꿈을 꾸는 시간.


      펼친 책장이 희미한 어둠 속에서 하얗게 빛나는 시간.




      땅거미 질 무렵의 어슴푸레한 시간.


      그림자는 빛나고, 땅은 어둡고, 하늘은 아직 밝은 시간.


      온 세상이 파랗게 물드는 시간.


      세상 모든 것들이 조용히 밤을 기다리고 있는 시간.


      하늘 끝자락이 붉어지고, 태양은 멀리 어딘가로 자러 가는 시간.




      늘 같은 모습으로 다가왔다가


      돌아갈 때만 조금 달라지는,


      슬프고 아름다운 시간.




      그런 파란 시간을 정말 아세요? 



      • 좋은 그림책 작가들 참 많지만 이번에 보니까 안 에르보 작가가 참 좋더군요. 저도 텍스트 많은 책들 피해다니느라 그림이 많은 책들만 보고 있습니다.
    • 뭔지 모르지만 일단 저장하고, 근데 밑에 있어 없어는 애들 책으로 나온게 맞나요? 작가진도 죄다 성인작가인데 엉뚱하네요.

      • 애들 책으로 나온 게 맞습니다. 일본의 경우 그림책시장이 굉장히 발달해 있는데 거기서도 그림책은 예쁘고, 귀여워야하고 무서운 이야기는 안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아이들의 호기심은 막을 수 없죠. 보란듯이 굉장한 반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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