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 아니 백설공녀! 그리고 일곱 난쟁이와 호빗의 난쟁이들
오스트리아의 화가 마리안느 스토크( Marianne Stokes, 1855~1927)의 요정 이야기, 백설공주에 수록된 삽화입니다.(1900년작)
"...우리는 차마 그녀를 어두운 흙속에 묻을 수 없어서...모두가 볼 수 있도록 투명한 유리관에 넣었습니다..."
그림 동화 백설공주의 유명한 구절이지요....지금 생각해 보니 참...-_-;; ( 이게 바로 그 말로만 듣던 시...아, 아닙니다!)
오밤중에 이 그림을 보다보니 갑자기 그림동화와 그 작가들에 대해 궁금해서 이것저것 찾아보니 흥미로운 얘기들이 있네요.
그림형제는 19세기 사람이니까 17세기에 활약한 프랑스의 동화 수집가 샤를 페로의 영향은 당연히 받았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이야기 몇 개가 소재가 겹치는 것 말고도 저 많은 '왕자'와 '공주'의 정체가...실은 왕의 자녀가 아니고 독일의 군주들이라네요. 이 당시까지는 아직 독일이 통일되지 않은채 군소영방국으로 이뤄진 때라서 독일 전역에 정말 군소귀족들이 많았었을 때죠. 작은 나라의 왕이나 아님 더 작은 나라의 대공들이 있는 공국들도 수십개는 됐다고 하니까요;;그래서 당시 독일의 사정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프랑스 식으로 '공주' '왕자'라고 해서 좀 비판을 받고 있더군요. 독일식으로 하면 '공자' 아니면 '공녀'라고 해야할듯;;
그런데 왜 이런 걸로 비판을 하냐면, 아무래도 그림형제가 독일의 민족문화를 보존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큰 뜻에서 수년간 민화와 전설을 수집하고 동화집을 출간했는데, 독일식이 아닌 프랑스식으로 인물 설정을 해버려서...그런듯 합니다. 이게 충분히 문제가 될만한 것이, 우리식으로 말하면 한국의 민족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전통민담과 전래동화들을 수집했는데, 정리를 일본식으로 했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니까요…;; 사실, 그림형제는 독일의 민족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이러한 작업들을 한다는 의식도 분명히 있었거든요. 그런 뜻을 상세히 밝히는 글들을 남기기도 했고.
사실 독일의 민족의식이라는 것도 프랑스의 침공 때문에 생겨난 것이기도 하죠. ( 나폴레옹 전쟁 때 생각해 보시면, 당시 독일의 프랑스에 대한 적대감은 상당했었으니까요;;
( 생각해보니 좀 의아하긴 합니다. 그림형제들이 물론 불어는 잘했겠지만, - 이 양반들 언어학자들이라서^^ (당시 괴팅겐 대학의 교수들로 재직중 - 딱히 프랑스에서 산 적도 없고 동화집 쓸 때 동료였던 사람이 프랑스계 위그노 후손이라고는 합니다만 그래봤자 그 사람도 독일인인데요, 뭘…그만큼 프랑스 영향력이 컸다는 얘기겠죠.)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
전설과 민화의 원전에 '요정'이라고 된 것을 모두 악마나 마녀로 고쳤답니다-_-;; ( 내 그럴줄 알았어! 우째 유럽인들이 그린 옛날 요정들 그림이 되게 무섭더니만;; 기독교 신앙 때문인듯 )
그러니까, 실은 저 백설공주의 일곱 난쟁이도 장애인이 아니라 다크 엘프, 그러니까 지하에 사는 작은 요정들인거네요. 북유럽 신화에 난쟁이 요정들 얘기가 하도 많길래 젤 먼저 백설공주의 일곱 난쟁이가 떠올랐었죠. 얘들이 걔들 아닌가...지하에 살고 몸이 작고 광부들이고 타고난 기술자들이라 금속과 보석을 기가 막히게 잘 다루며 신들에게 필요한 물건들도 잘 만드는 기술자들인 ( 이를테면 토르의 망치 )...가끔은 신들과 보물을 두고 다투기도 하고ㅋ)
영화 호빗의 에레보르입니다.
호빗 시리즈 보는 내내 백설공주의 일곱 난쟁이 생각이 났었죠. 백설공주의 나라 독일인들도 그랬었던지, 호빗 배우들이 독일에 홍보차 올 때마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얘길 꺼냈었다고 하네요^^ 그 일곱 난쟁이와 에레보르의 난쟁이들의 관계는요? 톨킨은 중간계에 에레보르 말고도 난쟁이 7왕국이 있다고 했는데, 이게 일곱 난쟁이와 어떤 관계가 있는거 아닐까요? 독일 언론의 연예부 기자들이 이런 질문들 많이 했다고 합니다. ( 참고로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비롯해서 영화 호빗 시리즈까지 해외 최고 흥행성적은 모두 독일에서 나왔습니다. 역시 독일은 신화와 전설의 나라^^)
간만에 백설공주 생각이 나서 야심한 밤에 끄적거려 봅니다^^
이성적인 근대 독일인들이 신화와 전설에 빠진 것에는 깊은 정치적 좌절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이웃 프랑스가 수 차례의 시민혁명을 통한 혁명과 반동세력의 결전을 치르면서 근대 국가로 나간 반면, 독일은 계속된 시민혁명의 좌절 때문에 국가가 반동체제로 고정되면서 지식인들이 각자의 내면 세계에 빠지기 시작했고 이 결과가…근대 학문의 발달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 물론 신화와 전설의 연구도 한 몫했구요-_-;;)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정말 어렸을 때 본 동화책의 예쁜 요정들이, 정작 유럽인들이 그린 요정 그림에는 흉측하기 짝이 없이 그려져서 식겁했던 기억이…ㅠ…
헤헤 빅캣님 파타지 장르에는 별로 관심이 없으셨구만요. 일곱난장이가 단순히 왜소증이 아닌 민화 속의 종족이라는 사실은 판타지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기본 상식인데 말이죠. 엘프가 미형이 된 것도 일본 rpg 게임 장르의 영향이 크고요. 그래서 엘프가 미형이 되기 전에 나왔던 반지전쟁 애니메이션에서 스란두일은 말 그대로 좀 흉측한 요정왕이죠.
예…제가 판타지라고는 호빗하고 반지 시리즈밖에 본게 없어서-_-;; 최근에 북유럽 신화에 대한 책 좀 읽다가 알게됐어요. 백설공주의 일곱 난쟁이가 꼬마 요정들이라는 것도요^^;;
그렇죠^^ 요정왕 스란두일 진짜 아름답고 멋진 요정이었죠.
이러고 갠달프에게 경고한 뒤 캠프밖으로 나가 에레보르 언덕에 살아움직이는 모든걸 죽이라고 명령하는데 순간 소름끼침....;;
그리고 이 장면, 소린의 사촌 무쇠발 다인이 하는 욕설....그 예쁜 두개골을 박살...어쩌구 하는 소리에 씨익 썩은 미소 짓는 요정왕...제가 자주 가는 남초 사이트에서도 이 장면에서 심장 떨렸다는 남자분들 얘기 듣고 한참 웃었었죠ㅋㅋㅋ
확실히 이미지에서 일본 캐릭터의 느낌이 많이 납니다. 피터 잭슨 감독도 일본 애니매이션이나 만화나 게임 좋아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