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야수에 얽힌 안 좋은 기억 (누구나 디즈니 유년의 기억은 있잖아요)

아버지가 외국 출장을 자주 다녀오셨는데

어느날은 구하기 어렵다는 디즈니 미녀와 야수, 판타지아 비디오 정품을

구해오셨습니다. 다른 분의 부탁을 받아서였죠.

 

아버지는 그걸 저에게 한 번 보여주시고는

옆집 사람에게 비디오를 하나 더 빌려와서 하루 종일 고생고생해서 두대를 연결하고는

디즈니 비디오들을 '불법 복제' 하셨습니다. -_-;;

물론 정품은 부탁한 분에게 주고, 저에겐 불법복제 판을....

 

어린 맘에도 '어 이거 원본보다 화질이 현격히 떨어지네' 를 느꼈어요. ㅇㅇㅇㅇ

그래도 정말 수백번은 본 것 같아요.

지금도 노래가 다 기억나네요.

 

그 외에도 아버지는

'어린 자식을 홀로 극장에 들여보내고 자신은 극장 앞에서 기다리기'

같은 궁상 모드를 시전하셨습니다.

 

근데 이게 뭐.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닌데 굉장히 생각할때마다 울컥하게 하는 뭔가가 있더군요.

자랄 때도 당시 중딩들에게 인기있는 브랜드 옷 같은 것도 거의 안 사주고요...

(흑 이런 옷은 셋트로 맞추지 않으면 명함도 못내밀던 그런 때였습니다. IMF 직전)

 

하여간 그래서인지 커서는 더 뭔가를 잘 지르게 되고

오리지널리티에 집착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여담인데...덕분에 공부에도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커서 돈 많이 벌어서 원하는 건 다 살테다 뭐 이런 마인드...

(헉 이거 알고보면 부모의 위대한 계획인걸가요?;;)

 

    • 아... 술푸게하는 글이네요.
    • 엇, 잇힝. 저희집에도 신데렐라 복제판이 있었는데 전 정말 아~~~무 생각없이 마냥 좋아하며 봤어요. 변명이지만 그땐 아예 비디오를 불법 복제해주는 가게가 있었다는...

      다만자막이 없었고 거의 10분정도 뜯어먹힌 필름이었다는거? ㅠㅠ

      화질도 Rcdmr님처럼 무척 구리구리(...)했기에 많이 보지도 않았는데 90 년대에 태어난 제동생은 아주 테잎 끊길 때까지 보더이다.

      그때즈음부턴 테이프 구하기도 쉬워져서 알라딘 외전, 뮬란2, 토이스토리2 등을 사더군요. 근데 쓰다보니 얘는 속편만 골라샀네?!



      암튼 사춘기 시절에 동생님이 보는 디즈니 테잎을 기본 20번씩 보고나니 정작 동생님께서는 기억하는게 거의 없는데 전 어느새 디즈니 마니아가 되어있었다는... 아 쓰다보니 넘 길어졌다 ㅠㅠ
    • 왜 안들어 가고 극장전에서 기다리신거죠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 훌륭하신 아버님이시군요.
    • 아버님의 사랑이 많이 느껴지는데요. 저라면 브랜드 옷보다 디즈니 비디오 불법복제에 더 감동하겠어요.
    • 저도 비슷한 궁상의 기억이 나요. 저도 덕분에 공부에도 집착하게 되었죠.
    • 동부이촌동 지하상가에서 정품을 수입해다가 팔았죠
      아 그때는 그렇게 보기 힘든 작품들이었는데; 지금은...
      특히 백설공주는 vhs낼때 난리도 아니었죠. 그 보기 힘든 작품을?! 이러면서...
    • 원글님이 오리지널리티를 실현하고 싶은 것처럼 아버님도 그러셨겠죠. 하지만 도저히 그럴 만한 상황이 안 되니(아버님 능력 탓만이 아니에요. 시대가 훨씬 후졌었죠.) 어떻게 어떻게 비슷하게라도 맞춰주려고 노력하셨네요.
    • 저희 형과 형의 친구가 둘이 그런 쪽에 관심이 많아서 저희 집에도 복제품들이 좀 있었어요.
      제 기억이 맞다면, 그 당시에는 똑같은 제품의 비디오로 더빙을 하면 복사할때의 복사방지가 무효화되어서 원판 그대로의 화질과 음질로 녹화가 되었던 거로 기억해요.
    • 으악 매크로비전 걸려있을텐데... ㄷㄷ
    • 전 포카혼타스를 유치원에서인가...에서 단체관람할때 본 것 같습니다. 최초로 극장가서 본 영화가 포카혼타스였나 타이타닉이었나 갑자기 헷갈리네요. 어쨌든 가족동반으로 같이 봤다는...
    • 판타지아 다시 보고싶어요. ㅠㅠ
    • 왠지 굉장히 훈훈한데요.
    • 환타지아 재개봉 하면 좋겠어요. 몇 년전에 코엑스에서 조조 무료상영할 때 봤었는데 또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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