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시선이 가는 것에 대해

이 얘기는 한두번 말한적이 있어요.


서울 길거리를 걷다보면 이런저런 사람을 보게 되는데


만일 남자가 시야에 있다고 치면 그냥 봅니다.


'저 남자는 운동을 열심히 하겠구나. 정장바지가 많이 낡았네. 잘생겼네. 옷 잘입었다. 저 흑인 남자는 비율이 좋구나. 저 백인 남자 참 잘생겼다'


전부 건조한 판단에 불과합니다. 시선이 5초 정도 머문다고 해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습니다.


물론 눈을 마주하고 보는 건 아니에요. 티내면서 보고싶지는 않습니다. 아니 처음부터 볼 의도가 없어요. 그냥 보게된것 뿐입니다.



여자는 다릅니다.


제 취향의 여자를 길거리에 나가면 거의 무조건 보게 되는데


남자를 볼때처럼 편안하게 시선을 둘수가 없습니다. 안보는건 아니에요. 하지만 적어도


내가 보는걸 상대가 알지 못하고, 그 외의 다른 사람도 알지 못하게 하려고 합니다.


뒤돌아보고 싶은 경우도 있는데 참을때가 많습니다.



이 감정은 좀 난감해요.


상대를 원하기 때문에 보는 거거든요. 근데 상대는 날 원할리가 없습니다.


사랑이란건 아마 상대를 보는 나를 봐주길 원하고, 나를 원하는 상대를 원하는 걸 겁니다.



길거리에서 누군가를 볼때는 상대가 나를 보지 않길 바라면서 상대를 봅니다.


감정이란건 중구난방으로 뻗어가는데 그저 뻗어갈 뿐입니다.


그러다보면 울컥하기도 하고, 그러려니 싶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편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누구 탓을 하는 건 아닙니다. 그냥 그런거죠.

      • 도수있는 선글라스 사고싶네요.

        • 의외로 굉장히 유용합니다.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자는 의도는 아니지만

    • 자연스럽게 보면 됩니다. 다들 서로를 슬쩍슬쩍 그렇게 보죠. 난 널 원해 이런 눈빛으로 보는건 좀 위험하죠.
    • 아뇨. 공정하려고 애를 쓴 그 문장에서부터 인종 차별적인 시선이 느껴집니다. "흑인 남자는 비율이 좋구나. 저 백인 남자 참 잘생겼다" 좋은 표현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특정 상대를 대상으로 한 표현이고 굉장히 스테레오 타입을 따르고 있지요. 


      대상화라는 게 별 게 아닙니다. 남성 일반이 자신을 기본형으로 하고, 여성형이라고 인지하는 순간 그게 대상화가 되는 겁니다. 그러면 그렇게 인식되는 여성의 입장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것도 자연스러운 거고요. 


      • 확대해석입니다. "흑인 남자는 비율이 좋구나"는 악의적으로 표현을 바꾼거죠. <저> 흑인 남자 입니다. <저> 백인 남자구요.




        만일 제가 "저 흑인은 흑인인데 잘생겼다" "저 흑인은 흑인인데 비율이 안좋다" "저 백인은 백인인데 못생겼다" 라고 한다면 인종차별적이겠죠. 그런데, "저 흑인 남자는 비율이 좋구나" "저 백인은 잘생겼다" 에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억지로 상대를 얽어매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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