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김에 꼽아보는 밴드오브 브라더스의 로맨틱한 순간들. (스포일러?)

뒤늦게 뒷북치시는 듀나님의 뽐뿌질에 편승하여 제가 꼽는 BOB의 에피소드별 로맨틱한 순간들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캡쳐 이미지는 없으니(귀찮...) 보신분들은 알아서 기억을 되살려보시기를.


1.커레히- 후반 업포터리 비행장 장면

에피소드의 마지막에 지루한 대기시간을 기다리던 공수부대원들은 수십킬로그램의 군장을 짊어지고 뒤뚱거리며 수송기에 오릅니다.

앉아있다가 스스로 몸을 일으키기에는 버겁기에 먼저 일어서있던 윈터스와 다른 병사들이 앉아있던 병사들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워주죠.

각자 손을 잡고 몸을 일으켜 세워주는 컷들이 짧게 교차되면서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줍니다.


2. D-Day - 브렌쿠르 장원 전투

강하 지점을 놓쳐 뿔뿔이 흩어진 중대원들을 찾아 헤매던  윈터스는 타중대의 이병 한 명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친구는(이름이 기억 안나는군요;;) 브렌쿠르 장원을 따라 늘어선 포대를 제거하는 전투에서 전사하게되죠. 제일처음 그의 시신을 발견한 윈터스는 시신의 얼굴에 달라붙은 파리를 떼어내기 위해 손을 휘젓습니다.

비록 죽었어도 그의 얼굴에 파리가 들어 붙어 있는것이 보기 싫다는 듯이요. 이 장면은 여러모로 붉은 무공훈장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3. 카렝탕 - 에델바이스

다 아시는 그 장면일 겁니다. 블라이스 이병은 전장에서 최초의 살인을 하게됩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죽인 적군의 얼굴을 보러 갑니다. 죽은 병사의 옷깃에는 진정한 군인임을 증명한다는 에델바이스 꽃이 꽂혀있죠. 블라이스는 최초의 전리품으로 그 꽃을 갖게됩니다.


4. 보충병 - 누에넨 

아인트 호벤에 입성한 이지중대는 그곳에서 네델란드인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습니다. 그리고 빈센트 반 고흐의 고향이라는 누에넨쪽으로 이동하던 도중 독일군과 잤다는 이유로 머리를 깎이고 내팽게쳐진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여인은 아이를 먹이기 위해 독일군에게 몸을 팔았을것이고, 그것은 전쟁이 여자와 아이들에게 가장 가혹하다는 증명일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을 것입니다.

이지중대원들은 그 여인이 어떤일의 댓가로 그런 꼴이 되었는지는 짐작하지만 아무말없이 그녀에게 먹을것을 건네 줍니다.


5. 교차로-파리, 지하철

잠시 파리로 외박을 나온 윈터스는 지하철에서 자신이 사살한 독일군 소년병의 얼굴과 겹치는 한 소년을 만나게 됩니다. 먼 나라에서 온 해방군을 바라보는 소년은 동경에 가득찬 눈으로 윈터스에게 경례를 붙입니다.


6. 바스토뉴 -  르네, 베이브

이미 언급한바 있는 그장면입니다. 의무병 유진 로는  바닥난 의약품을 긁어 모으기 위해 숲속을 분주하게 돌아다닙니다. 부상병의 후송을 위해 잠시 후방의 마을에 들렀던 유진은 그곳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르네를 만나게 되고  그녀와 어설픈 로맨스를 꽃 피울뻔 하지만 남은건 독일군 포격의 잔해에서 발견한 르네의 파란 머리수건 뿐입니다.그것을 주머니에 넣고 온 유진은 다시 바스토뉴의 숲에서 다친 병사들에게 붕대를 감아주거나 상처를 돌봐줍니다.

'단 한번도 별명을 불러본 적 없는' 베이브의 개인호에서 유진은 그의 손에 난 상처를 감싸주기 위해 붕대를 찾던중 의도치 않게, 르네를 기억할 수 있는 유일한 물건인

파란색 수건을 꺼내들게됩니다. 그는 잠시 그것을 바라보다가 ,그것을 찢어 동료의 상처에 감아줍니다.


7. 한계점 - 런, 스피어스, 런

더 말이필요한가요? 모든 예비역들이 구라로 쳐대는 내가 군대있을적에는 말이야...에 나올법한 모습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스피어스의 미친 질주장면이 언급되어야죠. 그걸 바라보는 립튼의 경탄+저런또라이색퀴+안도감이 섞인 표정도 볼만합니다.


8. 마지막 정찰 - 다끝난 전쟁의 희생자

헤게나우에서 강을 사이에두고 독일군과 대치하던 이지중대는 의미없는 포로 체포작전에서 갓 스무살된 잭슨 이병을 잃게됩니다. 중대원들은 그의 죽음을 애처롭게 바라봐야만 합니다. 적막한 진지안에 '스무살에 전사한 유진 잭슨은 16살에 나이를 속이고 입대했다.'라는 웹스터의 나레이션이 그 위를 흐릅니다.


9.우리는 왜 싸우는가.- 정리 잘하는 독일놈들

독일에 진군한 이지중대는 본격적으로 신나는 점령군 놀이를 기대합니다. 전장에서 BAT69만 마시는 까다로운 입맛의 소유자 닉슨대위는 밤중에 술을 찾아 독일인 민가를 무단 친입하던중 독일군 장교의 집에 들어가게 됩니다. 남편이 떠난 집을 홀로지키던 노부인은 이  양키 점령군의 무례한 행동을 꾸짖듯이 매서운 눈으로 그를 노려봅니다.

그리고 얼마후 마을 근교에서 대규모 유태인 수용소가 있었음이 밝혀지고 수용소의 사체들을 매장하기 위해 마을의 독일인들이 징발 됩니다.

그저 '선량한 시민'일뿐이었던 그들은 자신들의 곁에서 그런 범죄가 저질러지고 있었다는것을 몰랐다고 항변합니다. 그리고 그들 스스로 방관한 범죄의 흔적을 정리하게됩니다.

시민들은 조국의 군인들이 저지른 잔학한 범죄현장을 바라보며 비탄에 빠집니다. 그리고 닉슨은 그 현장에서 자신이 무단 침입했던 집의 노부인을 보게 됩니다.

험한일이라고는 생전 안해봤을법한 노부인은 시체들이 만들어놓은 진창 한복판에 선채로 닉슨과 눈이 마주치자 수치심과 슬픔으로 가득한 표정을 짓습니다.  


10. 제대점수 - 밴드 오브 브라더스

종전이 선언되고 패잔병들에대한 처리만 남겨 놓은 이지중대는 누려보지 못했던 평온한 일상과 마주 합니다. 

립튼은 독일군 부대의 해단식에 참석하게되고 그곳에서 독일군 지휘관의 (네,바로 그) 밴드오브 브라더스 연설을 듣게 됩니다.

서로 총부리를 겨누던 적이었지만 그들도 고향을 떠나온 아들들이요, 아버지들이었습니다.

    • 8.로맨틱한지는 모르겠지만 밤늦게 찾아온 윈터스가 "너네 그냥가만있어. 다녀온걸로 치고"라는 내용의 이야기를 할 때 괜히 흐뭇해지더군요(이 에피소드 맞나 잘 모르겠군요).
    • 스피어스의 미친 질주에서 진심으로 왈칵 눈물까지 났어요
    • 태그에 적으신 대사 정말 좋았어요. 보면서 울컥. 전 BOB 음악도 좋아합니다.
      사실 첫 편 볼 때는 오프닝 테마 들으면서 '뭐 이런 밋밋한 음악이 다 있어' 했는데
      후반 볼 때쯤에는 같은 곡인데 완전 사로잡혀서 눈물 핑-
    • 4, 6 인상적이었어요

      6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어요
      뭐랄까. 정말 영화 같았어요. 다 영화 같긴 하지만.
      근데 전 진짜 뭐랄까요. 보는 내내 헷갈렸어요 사람들 이름이 흑 ㅠ
    • 메피스토님의 언급에 한표 던집니다. 그 장면에서 꽤나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군대는 싫지만, 전쟁도 싫지만... 그래도 윈체스터 같은 장교는 꽤나 호감이 갔었던 기억이... 그리고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독일군 지휘관의 연설은 찡했었지요~~! 흠, 서로 싸우지 않고 사는 건 불가능할까? 라는 생각이 또 드네요~!
    • 아!! 7도 정말 멋있었죠.
      그런데 이상하게 그 스피어스의 마음이 공감이 간다고나 할까요?
      여기서 미친 짓을 해도 난 무조건 괜찮을 거고 결과도 좋을 거다라는 이상한 확신의 행동 말이죠.
    • 제일 황당한 7이, 드라마를 위한 연출이 아니라 원작 논픽션에 적힌 실화라는게 더 대단합니다...
      하지만 스피어스 옹은 열심히 챙긴 은식기를 부인에게 보냈지만, 부인은 이미 다른 남자의 품에...음...
    • 복습을 부르는 글이군요.
    • 스피어스 대위의 부인이 아니고...그녀는 영국군 장교의 미망인이었답니다. 미군들이 잠시 영국에 머물렀을때 만나 서로 사랑에 빠져서 아들도 낳고 결혼 약속도 했지만, 죽은줄 알았던 남편이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오자 그 영국인 부인은 다시 남편에게 돌아가 버렸죠. (스피어스의 아들도 데리고 갔던것 같은데, 훗날 그 아들이 군인이 되어 영국 왕실 근위대에 들어갔답니다. 스피어스 대위는 아들이 왕실 근위대원인것을 무척 자랑스러워 했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슬픈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봤죠. 그 은식기 박박 긁어다가 챙기는 거...-_-;;

      1. 저도 그 장면에서 울컥 눈물이 솟더군요. 윈터스 소위가 소대원들 하나하나 손 잡아서 일으켜 세워주던것, 백 마디 말보다도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 2편에 나오는 맨하튼 출신 카우보이(?)의 이름은 존 홀입니다.

      BOB 전편을 약 100번 정도 본 것 같은데요 (이런 오타쿠;;) 이 글을 보고 나니, 로맨틱하진 않지만 볼 때마다 웃게 되는 장면이 떠오르네요. 2편에서 (그 때만 해도 D중대 소대장이었던 스피어스가) 브레꾸르 장원의 참호 위를 뛰어 가며 독일군들에게 "Get Out!!!" 하는 장면요. 윈터스와 벅 캄튼이 그걸 보며 참호 위를 뛰어간다고 미친 x라고 속닥 거리던 게 생각나요 ㅋㅋㅋ 보면서도 어찌나 웃었던지. 물론 스피어스가 살았으니 웃긴 거겠지만요;; (D중대는 브레꾸르 장원에서 2명인가 사망한 걸로 압니다만, 어쨌거나)

      써주신 씬들 말고 또 로맨틱한 장면을 떠올리자면,
      4편에서 독일군 적지에 혼자 남겨졌다 돌아온 불이 '목숨 아까운 줄도 모르고 너 찾으러 갔었다'던 자기 분대원들을 보며 "이런 대원들이 또 어디 있을까" 하는 거랑, 7편에서 포격이 쏟아지자 가니에가 "절대 나오지 말고 참호 안에 있으라"고 소리 지르다 조 토이 신음 소리 듣고 바로 밖으로 뛰어 나가는 거랑, 1편에서 조 토이가 "루즈벨트가 쌩스 기빙 데이 대신 조 토이 데이를 만들고" 하는 장면 좋아해요. 10편에서 그랜트 머리에 총 쏜 군인 찾아내는 장면이랑 스피어스가 "장교에게 대답할 땐 sir을 붙여야지!" 하며 따귀 때리는 장면도 좋아하고요. 스피어스가 그랜트를 엄청 아꼈다고 하는데, 그랜트가 수술 받는 내내 답지 않게 손을 꼭 잡아줬다고 하네요. 4편에서 퍼플하트를 3개나 받은 고든이 아군인 스미스에게 찔려 퍼플하트를 받지 못한 탈버트에게 '총검의 밤' 시를 읊으며 "탭, 이건 당신을 위한 거에요." 하며 주는 장면도 좋아하고, 7편에서 가니에가 립튼의 거시기 안부를 묻자 "잘 있어. 물어봐줘서 고마워." 하는 장면도 좋아하고... 아, 역시 BOB에는 좋아하는 장면이 너무 많아요. 쓰고 나니 로맨틱한 장면이 아니라 그냥 좋아하는 장면이네요. 킁.

      써주신 장면들 중엔 7편의 미친 스피어스를 제일 좋아합니다. 문제는 갔던 게 아니라 갔다 다시 돌아왔다는 립튼의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쟁쟁~
    • 룽게님이 불을 지피시더니 아리구리님 덕분에 장면 하나하나가 씹어먹을 듯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아..
    • Bigcat / 그 미망인은 남편에게 돌아가면서 스피어스가 안면몰수 하고 긁어 모았던 전리품까지 싸그리 가지고 갔었죠. 전 그 장면이 은근 로맨틱 했습니다. 닉슨이 철모에 파편을 맞고 쓰러지자 윈터스가 황급히 달려가서 '너 괜찮아?' 라고 하니까 닉슨이 '난 괜찮아. 난 괜찮아... 나 괜찮아?' '그래 파편이 튀었을 뿐이야' '이봐 그런 눈으로 쳐다 보지 마' 라면서 벌떡 일어나던 장면.
    • 밤에 아이폰으로 보며 태그가 궁금했는데 윈터스의 말이었네요. 정말 감동적인 한 장면.
      본문과 댓글들 읽으니까 당시 2번 봤지만 대부분 잊혀졌던 장면들이 새록새록 되살아납니다. 스피어스가 구덩이 파고있는 독일 포로들에게 가서 옆에 있는 캠튼?의 담배를 빌려(아니 가져가서) 포로들에게 권하고 돌아서서 가는데 사실은 구덩이에 넣고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린 거였고 곧이어 요란한 총성이 이어지다가 끊김. 근처에서 쉬고있다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던 말라키 등의 표정이 생각나네요.ㅎ 그후로 한동안 부대 내에서 '담배 사건'으로 부풀려져서 회자되고요. 그때부터 스피어스 이름이 각인되기 시작~
      -아니다. 혹시 스피어스가 담배 권하고서 피울 시간도 안 주고 본인이 직접 총을 다다다다 쐈던가요?;; ㄷㄷㄷ
    • 브랫 / 그 사건은 결국 모호하게 끝맺음 되었죠. 스피어스가 직접 총을 쐈다고 하기도 하고 아니라고 하기도 합니다. 스피어스 본인은 부정도 긍정도 안했죠.
    • 룽게/ 아 총소리만 들린 후에 스피어스가 담배 피우며 유유히 지나가는 장면이 나왔었군요. 그래서 직접 쐈다 안 쐈다 추측들이 있었던. 이제 생각나네요. 스피어스 성격에 직접 해치웠을 거 같지만. :)
    • 브랫 / 룽게님 말씀대로 스피어스 본인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고, 말라키를 비롯한 몇몇 대원들은 스피어스가 쐈을 거라고 굳게 믿었지요. 담배불에 손이 타들어가던 독일군 한 명 남기고 다 쏴죽였다고요. 그러나 정확한 사실 판단을 할 수 없었던지라 제작진은 스피어스가 쏜 것 같은 장면 연출을 하긴 했지만 독일군의 부대 마크는 실제로 노르망디에 있지 않았던 부대 걸 달아놨습니다.

      몰락하는 우유 / 그 때문에 해외에서는 윈터스-닉슨 커플링의 팬픽이 -_-;;;
    • 아리구리 / BOB에서 묘사 된 걸로만 치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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