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배라는 이름으로 용인되는 암묵적인 폭력들.

 

항상 이런것들 때문에 힘이들고 답답했다가 여기에 글을 올리게 됩니다.

 

고등학교를 예고를 진학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선 후배 사이라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중학교때는 선후배간의 교류가 사실상 없었기 때문에 의미가 없었거든요.)

 

연극영화과라는 특성상 거의 모든작업이 개인작업이 아닌 단체작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공연을 한편 올리거나 혹은 영화를 찍을때는 여러 학년이 섞여서 작업을 하곤 했죠.

 

이 과정에서 마치 여러 현장에서의 도제 시스템처럼 학년에 따른 권력(?)이 주어지는데

 

문제는 이것이 여러 창작활동수업 이외의 곳에서도 효력이 있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외모와 복장에 관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처음 1학년에 진학을 하게되면 남자들은 아주 짧게 머리를 자르게 되고

 

여자들은 무릎 아래까지 치마를 늘리고 머리는 앞머리를 다 깐채로 똑딱삔으로 새는 머리없이 올려야됩니다.

 

(저희때는 머리에 똑딱삔 갯수까지 정해주었지요... 참 멋진선배들...)

 

신발은 교화라 불리는 단정한 구두, 가방은 튀지않는색의 백팩

 

양말은 무릎까지 오는 흰양말을 세번 접어서 발목부분이 도톰하게 만들어야합니다.( 남자에 경우는 바지때문에 보이지 않으니 pass)

 

모든 심부름에 있어서는 거부권이란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심부름을 시켜놓고 그에따른 돈을 주지않는 일도 뭐 자주 있었고

 

담배를 사오라는 심부름도 있었지요. (물론 이런 심부름은 방과후가 아닌 학교수업을 듣는 일과중에 일어납니다.)

 

뭐 설명하자면 이런거지요.

 

저희때부터 선배들이 폭력을 쓰기 힘들어지니 이런 묘한 방식으로 아이들을 괴롭히더군요.

 

가장 웃겼던 부분은 공연을 볼때 의자에 등을 때고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만큼 자세하게 서술했기때문에 어쩌면 이 듀게에서도 절 알아보시는 분이 있으실지도 ^^;)

 

이 모든 과정에서 언어 폭력은 항상 첨가 되있는 것중 하나였지요 ㅎㅎ

 

 

 

 

 

 

 

문제는 이런 과정을 겪어내고 2학년이 되었을때입니다.

 

 

 

 

 

3학년이 된 윗선배들은 고3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후배 관리에 힘을 써주시기 때문에

 

2학년에게 압박을 가합니다. 1학년에 누가 인사를 안했더라, 걔는 싸가지가 없더라, 걔를 좀 혼내라.

 

이런식으로 여러 사주를 내리지요... 행하지 않을시에 오는 소히 쿠사리는 2학년들에게 옵니다.

 

1학년을 잡지 못하면 3학년이 2학년에게 집합을 거는 상황인거죠.

 

 

 

 

이런 모든 말도안되는 과정에 너무나 스트레스를 받고 분해하던 저는

 

하나하나 없애며 노력을 하다가 결국 한계에 다다라 결국 바로 윗학년 선배들과 대놓고 짱을 뜨게 됩니다.(물론 주먹이 없는 말로만요 ㅎ)

 

상식의 선에서 말을 하길 원했지만 결국 그들만의 룰에 한참 어긋나는것이란 이야기를 듣고

 

학년중 가장 문제아로 찍히게 되었죠. 하지만 그렇다고 학교생활을 힘들게 하진 않았습니다. 그냥 무시하고 제 할것 열심히 했거든요.

 

그리고 제가 졸업할때까지 적어도 할수 있는데 까지는 고치고 나가자 라는 맘으로 열심히 생활했습니다.

 

선생님들도 많이 인정해주시고 도와주시기도 하셨구요.  (물론 학교의 선후배시스템이 이렇게 되기까지는 많은 선생님들의

 

노고(?) 가 있었지만 다른 견해를 가진 선생님들도 계셨기에...)

 

 

 

 

하지만 졸업을하고 2년정도 지나니 결국 이 시스템은 다시 부활하게 되더군요.

 

제 바로 아랫학년 아이들에게 폭력을 가하지 않았건만.... 그친구들의 밑에 학년 아이들은 그 친구들에게

 

맞아서 서러웠다고 저에게 이야기 하더라구요. 참...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하지만 제가 더 충격을 먹고 이 모든것에 포기하게 된것은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예술쪽으로 진학을 하게 되면서

 

20살이나 더 쳐먹은 놈들이 저 쪼잔한 고딩들이 하는 짓을 똑. 같. 이. 되풀이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거기서부터 전 손 놨어요. 이건 제가 무언갈 바꿀수 있는 그런 문제가 아닌것 같더라구요.

 

 

 

 

 

도대체 어디서부터 이지경이 된거죠? 자기 할일도 수없이 많아서 치이면서 사는 이 판에

 

후배 걱정이나 하면서 인사를 했네 안했네를 따져야 된다니...

 

리스펙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쪼잔한 자존심 싸움같아요 항상 모든게.

 

전 그래서 안그럴겁니다.

 

그리고 그런놈들 절대 옆에 안둘겁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분해요...

 

에휴....

 

다 써놓고 보니 바낭이군요. 쩝

 

    • 무엇보다 제가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는것은 이 모든걸 지켜보고있는 '선생'이라는 존재들이 너무나 방관을 하고 있다느것입니다. 생각보다 저 시스템은 아이들을 통제하기에 너무나 적합하기 때문이죠. 폭력사건이 나서 누가 경찰이나 학교에 신고를 하면 그제서야 행동을 취하는 사람들이기에...
    • 전 고등학교까지 선배 없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지내다 (새로 지어진 고등학교의 1회 졸업생이었거든요) 대학을 연영과로 왔는데 정말 어이없게도 고딩도 아닌 성인들이 '선배놀이'하느라 바쁘고, 소위 예술하고싶어 한다는 학생들이 꼰대스러운 권위에 쩔어있는 걸 보고 경악하고 크게 실망했었죠. 연극과는 매일 연습실 갈 때마다 여자들은 머리 묶고, 남녀 할 것없이 앞머리는 똑딱 삔으로 까서 이마 보이게 해야 되고 화장은 다 지워야 하고 등등.. 각종 단체 생활/의무도 정말 쓰잘데없는 걸로 너무 많아서 (본문에 비유하자면 '등 떼고 앉아서 보기'처럼 뭣하러 이런 걸 하나 진짜 다들 한가하고 심심한가보다 싶은;) 진짜 짜증 지대로였어요. 그럴 때 마다 '선배님, 영화는 그렇게 뭣 같이 만들면서 후배들 기합 줄 궁리만 하다니 정말 태평하시군요. 저라면 그 시간에 영화 한 편을 더 보고 오겠습니다.' 하고 빈정대고 싶은 걸 참았지요 -_-
    • 군대에서의 못된 전통이 사회 곳곳에 퍼져있군요.
    • 그래서 그런 걸 알고 그냥 인문대 가서 영화하는 친구들도 있고요. 제 동생은 좀 아웃사이더처럼 지내더군요. 그래도 바로 윗 선배들 보다는 학번 차이 많이 나는 이미 입학시 학교에 없던 선배들과는 친하게 지내더라고요.(TV에 자주 나오는 선배들...^^;;)
    • 한심하군요. 알량한 권위주위와 특권의식은 언제쯘 버릴 수 있을지...
      여러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일단 장유유서 문화가 없어져야 하고 하고 보편적인 2인칭 표현이 만들어져서 널리 쓰여야 해요.
    • 선생님들은 방관을 넘어 더 독려하죠. 선배말 잘들어라.
    • 로즈마리/ 로즈마리님 연극영화과셨군요! 아... 참 답답한 상황입니다. 개인의 힘으로는 대학에서 특히 연영과 대학에서는 아무것도 바꿀수 없지요. 망할놈의 학번제라는 것때문에
    • 폭력과 공포 그리고 통제와 복종은 가장 저열한 권력이 행사하는 가장 간단한 시스템유지 방식이거든요.
      그것을 혼자라도 고처 볼려고 하셨다니 대단하십니다.
      보통 조금 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도 그냥 자기 혼자 아웃사이더가 되는선에서 그치거든요.
      지금은 포기하셨다고 해도요. 애초에 해보지도 않고 그냥 물들어 버리거나 아웃사이더가 되는 것보다는 훠린 훌륭하셨다고 생각해요.

      방드라니님의 노예론이 생각납니다.
    • 권위주의적 집단 문화에 대해 거부감이 무척이나 큰 저인지라...
      정말 한국식... 이게 다 너 잘 되라고 하는거다 라는 식의 선배, 고참, 상사의 압력들이 정말 싫어요.
      초, 중, 고, 대학까지 다 그런게 없는 쪽으로 나와서 그럭저럭 다행이었는데 군대에서 전 참 힘들었다지요.
      그래서 군대는 그렇다치고 중, 고등학생인데, 직장인인데 가만있는 사람들 이래라 저래라 하는거 보면
      이해가 안가요. 여기가 군대인가, 까라면 까야하나 참 어디서 못 된 것만 배웠지? 싶고...
    • 개뿔도 아닌 권력이라도 그걸 행사할 수 있는 여지가 발생하면 한번 쥐고 흔들어 보려는게 저열한 수준의 인간(모든 인간이 다 그렇다는게 아니라)이 갖는 어떤 본능과도 같은거 같아요. 말씀하신 공동작업도제식 체제라는게 그런 권력을 발생시키는 조건이 되나 봅니다.
      그런데 제가 다녔던 건축학과도 은근 그런 공동작업이 많았은데 폭력이나 권력, 상하복종 그런거 하나 없이 엄청나게 리버럴하고 콩가루스러웠는데;;; 뭐가 또 다른 요인이 있는거 같아요.
    • Aem / 흑.. 미리 알았더라면 절대 연영과 안 왔을 거에요 T_T 저도 아웃사이더로 한학기 버티고 일단 휴학했는데, 어떻게 해야할질 모르겠네요. 수업만 듣고 다니려니 장비도 제대로 못 쓰면서 내야하는 비싼 등록금이 너무 아깝고.. 외부에서 만난 분들이랑은 30대 후반인 분들과도 격의없이 지내는데 학교에선 한 기수 차이(=나이론 동갑)도 깍듯하게 뫼셔야 하니 원..

      Afterhours24 / 신생 연영과들은 좀 나으려나 모르겠어요, 그래도 제가 사는 지역의 다른 연영과 다니는 분들 얘기 들어보니 저희학교보단 좀 낫더라구요. 제가 다니는 곳은 괜히 오래됐다고 '유구한 역사와 전통' 자랑하느라 더 심하게 하는 거 같아요. (실상은 낙후된 장비 밖엔 자랑할 게 없으면서 -_- 괜히 찔려서 이러나 싶을 정도..) 더 화나는 건 이게 한 해로 끝나는 게 아니고 본문의 고등학교 이야기처럼 2학년 되면 또 1학년 기합줘야 되고, 1학년이 못하면 2학년이 기합 받으니까 그걸 핑계로 또 1학년들 기합줄 테고...

      학교 7년쯤 다닌다고 생각하고, 3년 정도 휴학하고 돌아오면 제가 고기수가 돼있을 거란 생각은 했습니다만.. 그러기엔 제 청춘이 너무 아깝고 ㅋㅎㅎ 다시 다닌다고 해도 그 꼴을 묵인하고 동참해야 하는 상황이니 스스로 아웃사이더가 되는 길 이외엔 어찌 할 바를 모르겠네요. 일단은 자퇴 생각하고 있지만.. 아니 근데 정말 외부에서 만난 분들은 '예술가' '창작하는 사람' 하면 막연히 떠오르는 환상처럼 리버럴+탈권위스러운 면을 갖고들 계셨는데 더 어리고 유연할 줄 알았던 대학생들이 이리 굳어있으니 홀딱 깼어요. (뭐 그 선배들도 입학할 땐 저 같은 생각이었을지도 모르지만요.)
    • 힘내세요. 아직 우리나라가 문화적으로 권위주의적 군대문화가 잔재해있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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