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Kafesaurus님의 글을보니 이말이 하고 싶어졌습니다.

딱히 힘든일이 있다거나 걱정거리가 있는건 아니지만 오랜동안 더 사는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벗어날수가 없었습니다. 매일 퇴근길 지나치는 길목에서 똑같은 하루를 마친 무기력함은 어김없이 그 생각에 빠져들게 만들었죠. 어느 심야, 무심코 채널을 돌리던중 NHK의 한 프로그램을 보게되었습니다. 50이 넘어 결혼한 60대 부부이야기. 남편은 정상인이지만 부인은 고도의 장애인이었습니다.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하지만 두사람의 생활은 지극히 평범한 부부의 그것입니다. 부인은 매일 식사를 준비하고 밭일나가는 남편에게 도시락을 들려보내며 집안 청소에 화분도 가꾸고, 심지어 손바느질로 아이들 옷이나 소품을 만드는 부업까지 합니다. 가끔 남편손을 잡고 다녀오는 장보기에서는 제법 까다롭고 신중하게 물건을 고르죠. 산책길 남편이 꺾어준 꽃의 이름을 맞춰보기도 합니다. 이 여인네가 과연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사람인가 놀라웠습니다.
남편은 부인과 대화하기 위해 수화를 배웠습니다. 정식명칭은 잘 모르겠으나 그 손바닥으로 하는 수화요. 매일 정해진 시간에 두사람은 TV앞에 앉습니다. 부인이 좋아하는 NHK일일드라마를 보기위해서죠. 남편은 티비를 마주하고 부인은 남편과 마주합니다. 남편이 드라마 내용을 손바닥 수화로 부인에게 전해주는거죠. 보는내내 눈물이 났습니다. 담담한 두사람의 생활풍경일뿐 슬픈장면이 있는것도 아닌데 그냥 제멋대로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습니다. 아이씨, 이 싸람들 뭐냐고 ㅠㅠㅠㅠㅠㅠ

네, 다음날 아침 저는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었죠 ^^;;
언젠가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삶은 살아내는것, 이라고 답하던 유명 작가의 인터뷰가 떠오릅니다. 이 얼마나 간단명료한 정답인가! 라고 생각했지만 솔직히 당시에는 와닿지 않던 그것이 이제는 뼈속깊이 납득이 갑니다.
의미없이 의미를 찾던 내가 얼마나 사치였는지...


태어났고 살아있고 살아가야합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겠지만, 쓸데없는 생각말고 그렇게 살아내려고요.
Kafesaurus님처럼 지금 곁에 있는 사람과 잘, 살려구요.

    • 부부의 삶이 참 소중하네요 그렇네요 작가의 말대로
    • 아고타 크리스토프 소설 한구절이 떠오르네요. 「생각에 깊이 빠지기 시작하면, 인생을 사랑할 수 없어」 살아간다-고 말할 수 있는 능동적인 사람은 못되고, 살아낸다는 말에 동감하지만, 생각하는 걸 그만둘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더이상 스스로에게 질문하지 않는 삶이, 제겐 '삶'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 삶은 살아내는 것이라는 그 작가의 대답이 맘에 듭니다. 


      삶은 숙제같은 것이고 완주해야하는 마라톤같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포기안하고 끝까지 살아내기만 해도 대단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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