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화, 타자화?

트위터를 하는데 대상화, 타자화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용례는 알고 있는데 막상 뜻을 생각해보니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생각해봤습니다.

저는 저 단어들이 여성과 관련해서 말해진다고 알고 있습니다.

여성을 대상화하지말라 타자화하지말라.

대충은 성적인 도구? 로만 생각하지 말라 혹은 성을 상품화하지 말라, 비슷한 뉘앙스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좀 다른 것 같더라구요.


일종의 카테고리? 범주? 와 관련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세상을 범주화 해서 이해합니다.

제가 아닌 타자를 모두 하나의 주체로 생각하며 살지는 않습니다.

대충 뭉뚱그려서 생각하죠. 아저씨들, 아줌마들, 애들, 내나이 또래들.

그리고 개별적인 사람, 사물이 나타났을때 우선 제가 저 범주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이

선입견 혹은 편견으로 작용을 합니다.

이건 제 태도에서 나타나죠. 공손하다던가, 막대한다던가, 무시한다던가...

근데 또 당연하게도 사람은 내가 알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를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서 대상화된, 타자화된 범주 속의 개체가 아니라

나와 같이 주체적인 인식을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근데 왜 그렇게 사람을 대하지 않을까? 


우선은 제가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 적이 한번도 없었던 것이고,

왜 생각을 안했냐를 생각해보니 그게 편하고 자연스러웠기 때문이고

왜 편하고 자연스러웠냐면, 대상화 해서 생각하는 게 습관으로 굳어져있기 때문이고

그 습관은 어렸을때부터 학습과 경험을 통해 생긴것이라는데 생각이 도달했습니다.


새로운 의문이 생겼습니다.

'나는 주체적인 사람이다'라고 위에서 생각했던 것은 내부에서 출발하여 의식한게 아닌

외부에서 주어진, 학습된 것이 아닐까?

아직 생각을 마친 것은 아니지만 그럴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지금까지 거기에 대해 생각조차 의심조차 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이죠.

아마 사람은 주체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다, 라는 뜻을 학습한 거라고 생각해요.

헌데 주체적인 의식이란게, 외부에서 주어질 수 있는 것일까?


이 생각을 할때 저는 창밖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고 있었는데,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뭔가 내가 알고 있던 세상이 아닌 것 같은 느낌..

자주 쓰던 단어를 소리내서 여러번 말하면 음절이 떨어지면서 전혀 새로운 느낌이 되거든요.
그런 것과 비슷합니다. 


근데 문제는 이게 단어가 아니라 나, 혹은 내 앞의 세상이라는 거죠; 조금 무서웠습니다.


음.. 생각은 짧았는데 글로 옮기는 것은 힘드네요.

알고 계신 것들이나 생각해보면 좋을 것들을 나누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주체는 충분히 외부에서 주어질 수도 만들어 질수도 있죠. 의식이라는 것이 세상과 떨어져서 고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스스로 생기는 내부적인 주체 같은건 데카르트 때도 없었습니다. 신이라는 절대적인 존재근거를 데우스 엑스 마키나 처럼 써먹긴 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싶으시다면, (답은 보장 못함) 라캉과 푸코의 입문서나 2차 문헌들을 천천히 읽어보는 방법도 추천드립니다. 

    • 왜 편견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거기에 매몰되는가. 사람은 게으르기 때문이죠. 제가 예전에 처음 성지향성을 자각했을 때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남녀 관계면 이미 기존에 있는 어떤 패턴을 따라가면 일단은 엄청 편하거든요? 나중에 각자의 개인적 상황에 맞춘 변주가 들어간다 하더라도. 근데 그게 동성이 되면 갑자기 모든 게 혼동이 온단 말입니다. 심지어 어떤 순간에 문자를 하나 보낼지 말지 하는 그런 것까지도요. 그리고 제 그때 경험은 단순히 연애 상대에 대한 특수한 상황에 국한된 것이었지만, 만약 그 모든 것들이 일거에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우리의 삶 자체는 일테면 정치적으로는 공정해질 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피곤해질 겁니다. 소위 '페미니스트는 피곤해'의 피곤함이 아니라 말 그대로요. 단순하게 기계적으로 대하던 것도 머리 속으로 훨씬 더 많은 사고의 과정을 거쳐야 하니까요. 피곤한 게 꼭 나쁜 것도 아니고, 저는 피곤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가끔 정말로 제 다른 부분의 삶이 너무 피곤할 때면 사고도 단순해져요. 어떤 때는 뇌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그렇게 시키는 것 같기도 해요. 전 대충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뭐 윗분 같은 수준의 복잡한 철학적 사고나 개념 같은 건 모릅니다만. 

    • 꼭 여성만 대상화되고 타자화되는 건 아니고 누구나 되기 마련입니다. 타자화는 아실거같고 대상화만 간단히 말하자면 틀에 넣는것... 이라고 봅니다. 대상화의 나쁜점은 일단 사람이 타인이나 타인들을 틀에 넣으면 자연스레 그 틀에 맞춰 부당한 기대와 기준치를 들어 억압하기 마련이니까요. 대상화의 예를 들자면:: 여자는 조신하고, 섹시하고, 귀엽고, 약하고, 예뻐야해 → 그렇지 않으면 온갖 언어 폭력을 가함, 그리고 그 애매한 본인들 기준에 맞지 않는 여성은 자연스레 여성이라 인식을 하지 않아 그들의 인권은 논하지도 않음, 여성 본인의 권리를 논하는데 있어 주도권을 여성 본인이 아닌 여성을 대상화하는 사람이 가져감


      다시 말하자면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도 대상화 될 수 있고 일상속에서 남녀프레임을 떠나 누구든 대상화될 수 있고 어쩌면 인간의 본능 중 하나는 타자를 대상화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건 타인의 행복과 권리를 저해하기 마련인 짓이므로 스스로를 잘 살피며 가능한 그런건 하지 말고 개인을 개인으로서만 보고자 노력해야겠죠. 이 부분은 저도 좀 더 생각을 해야할 거 같지만 일단 전 여기까지 정리가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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