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 그런가요 시리즈 - 인사이드아웃이 별로였던 건 저만 그런가요?(스포)
사실 디즈니/픽사 에서 가장 기대하지 말아야할 것이 파격이긴 합니다만. 그래서 식상함 자체를 문제삼고싶진 않았어요. 애초부터 뻔하디 뻔한 내용을 보러 가는 거니까요.
사실 대부분의 고전 또는 명작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독특한 소재를 독특하게 이야기한 것 이라기 보다는 뻔한이야기를 마음에 절절하게 와닿게 표현한 것들이죠.
헌데 문제는 '인사이드 아웃'이 그렇게 마음에 와닿게 만들어지지 않았다는데 있는것 같네요.
배경이나 설정 설명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한 나머지 저에겐 교육만화 느낌이 나더라구요. (교육적 효과가 크긴 한 것 같습니다. 필요한 설명이기도 했구요.) 이것이 짧은 러닝타임과 더불어서 갈등구조를 너무 단순화하는 원인이 된 것 같네요.
그래도 픽사의 이전작들보다 급격히 아름다워진 아트웍 + 마지막의 슬픔과의 화해라는 주제가 주는 카타르시스 정도 해서 픽사 애니중 평균 이상의 점수는 주고싶네요.
새드니스와 조이의 캐릭터 조합도 사랑스러웠던것 같구요.
사족으로 이제 주요인물에서 남성이 배제되는게 영화계의 트렌드가 될것같네요.
저라고 엄청난 파격을 원하는 건 아니었어요. 이를테면 겨울왕국만 해도 무려 디즈니 작품이지만 충분한 파격이었죠. 디즈니 입장에서는 공주가 둘이면 팔아먹을 굳즈가 두배!!였을지는 몰라도.
이런 사람도 있어요.
https://twitter.com/MacJohnathan/status/618975602977042432
저는 아직 보지 못했으므로 제 의견은 스킵.
우선 라바는 저도 정말 별로였습니다...
하지만 인사이드 아웃이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과장되게 부풀렸다는데는 동의 못하겠어요.
트리플덴트껌 노래, 삐에로 인형 악몽, 2차원이 된 추상화 과정, 라일리의 이상형, 엄마 아빠의 머리속, 여자사람 젓가락 행진곡 빼고 다 지워버려 같은 농담...그리고 쿠키까지.[인사이드 아웃]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농담들이 계속해서 팡팡 터지는 느낌이었어요. 한두가지 아이디어를 부풀렸다면 그저그런 졸작이 됐겠지만, 저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꽉꽉 채워진 다채로운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큰 줄거리인 조이가 슬픔이를 인정하고 성숙해 가는 과정도 익숙하지만 이렇게 전면에서 다룬 작품은 많이 못 본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 마음 한 구석에 누구나 슬픔이 같은 존재가 하나 있잖아요. 인생에 도움이 안 되고, 쓰잘데기 없고. 자존감 떨어지게 만드는 그런 부분. 그런 자신도 내가 성숙하는 일부라고 포용하고 인정하는 과정이 약한 자존감의 사람들에게 공감을 준 것 같아요.
제 마음속 깊은 부분을 건드리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점 하나만으로도 전 충분히 만족.
트리플덴트껌은 나올때마다 빵터졌네요
대세에 어긋나는 평을 보는게 훨씬 재미있죠, 그게 납득되기만 한다면.
재미있게 본 저로써도 지적하시는 몇몇 부분은 동의합니다. (대표적으로 헬리콥터 조종사 남친) 특히 전형성에 대해서는 따로 변명할 거리가 없죠. 말씀하셨다시피 아이디어와 골격은 옛부터 계속 변주되어온 것들이니까요. 저도 빙봉에 대해서는 요만큼의 애정도 없었고, 사라지던 말던 어차피 특정 관객들의 머리 속에 꽤 오래 남을텐데 영원한 소멸에 대해 굳이 슬퍼해야 할 이유도 찾지 못했죠. 거의... 등장했을 때부터 사라지는게 정해져 있는 캐릭터였으니까요. 차라리 사라지지 않았다면 꽤 놀랐을 겁니다. (하지만 그 전형성이란 것이, 독자에게 안정적으로 아이디어를 전달하기 위한 조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구성도 특수한 세계를 일부러 만들어내는데, 인물까지 특수한 인물로 놓아버리는 순간 평균적인 관객들의 관심을 놓쳐버리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전 2편 정도는 나와줬으면 싶지만.)
그 이후의 몇 가지. 저는 그 세계의 지리적 구성과 각각이 가진 권력 범위가 꽤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감정들은 작은 유리 방 안에 갖혀 거대한 심연 건너편에 떠 있는 정체성과 장기 기억들을 전경으로서만 바라볼 수 있으며, 그 세부사항 없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어 몸을 움직인다는 알레고리 같은 것 말이지요. 인간이 무엇으로 이루워져 있는지 성격심리학적인 묘사들은 매우 뛰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지적하신 사항 중에 하나, 기쁨이 왜 슬픔을 느낄 수 있고, 슬픔은 왜 기쁨을 느낄 수 있느냐는 것은, 그들의 이름과 실체가 그렇게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변명할 수 있겠군요. 우리의 삶 중에서 행동을 추동하는 원시적인 감정들이 어떤 식으로, 또는 부적절하게 작동하는가를 생각해보면 (즉 슬픈 기쁨이나, 기쁜 슬픔과 같이)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좀 더 큰 단위의 묶음으로 캐릭터를 만들었으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꺼라 생각하지만요. (직관과 감각, 사고와 감정 뭐 이런 융 식으로요. 빅파이브에서 따왔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쉽게도, 부모의 머릿 속을 그리는 장면이 전형적이었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가 없군요. 개인들이 가진 감정의 위계구조(통제 가능한 감정과 그렇지 않은 감정)에 따라 개인의 의사결정이 확실히 편향을 보인다는 것을 아주 빠르고 간단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꼭 그 다섯이진 않겠지만, 실제 인간들의 작동원리가 그러하리라 생각하니까요.
어찌되었든, 해삼너구리님의 관점, 즉 영화 전체가 의도가 빤히 보이도록 설계되었으며 그 배치와 기물들도 너무나 전형적이었고, 그랬기에 보는데 하나도 감정이입도 되지 않을 뿐더러 불편했다, 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 입장에서, 그저 제가 픽사의 작품에 우호적이고 그랬기에 판단의 칼을 내려놓고 감정이 이입되도록 내버려두었기 때문에 즐길 수 있었거든요. 개인적으로 그런 타협을 하지 못했다면 저도 상당히 불평불만이 많았을겁니다.
라바는 별로였긴 한데 그거랑은 별개로 노래에서 love라는 단어를 모두 lava라고 대체한 말장난을 한국어로 번역할 방법은 없었나 아쉬움이 남더라구요. 나름 귀여움을 더해주는 요소였는데.
흠 그건 그거고 인사이드 아웃에 대해서는 이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제일 보편적이라고 여겨지는 성장환경을 보여준 것이 아닐까요. 그 미국스러운 '보편성' 이 한국이들 입장에서는 와닿지 않거나 너무 느끼할 수도 있고.. 우리나라에서야 뭐 애가 5살이면 이미 학원 뺑뺑이 돌릴 나이이죠
픽사 작품중에 주 소재에서 아이디어가 번뜩였던 영화는 몬스터주식회사 정도밖에 생각이 안나네요.. 대대로 굉장히 보편적인 정서와 장치를 사용하고 있었고요, 또 공감개그를 많이 써먹는 편이고요. 영화 감독인 피트닥터는 백인으로 미네소타주 출생이고요, 픽사때문에 아마도 샌프란시스코 근방으로 이사왔겠죠.. 딸인 엘리 닥터는 라일리와 굉장히 흡사한 외모를 갖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감독이자 원안자인 피트닥터의 개인적인 육아(혹은 유년기) 경험과 머리속에 있는 아이디어가 결합되어서 나온 작품인것 같습니다. 브레이브의 실패를 보니 차라리 이런 이야기를 픽사는 더 잘하는것 같아서 전체적으로 그리 혹평하고 싶진 않습니다.
ps. 머리속 성격 의인화가 흔한 아이디어고 졸업작품용이라고 말할수는 있겠지만 이전에는 왜 이정도 작품도 없었는지도 생각해 봐야겠죠..
단란한 백인 중산층 가정이 배경인 이야기에, 촉발된 갈등이 "고작(?)" 덜 괜찮은 곳으로 이사하는 바람에 이전에 살던 곳이 그리워서 생긴 것이라는 점.. 내가 이 영화에 공감하지 못하고,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가장 커다란 이유는 아마도 내가 너무 우울하고 음습한 어른이 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클리셰는 얼마든지 참을 수 있었어요..다만 모두에게 어린시절을 되돌려보게 만드는 이야기인데, 모두의 어린시절에 비해서는 지나치게 밝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거..
그래서인지 빙봉 이야기는 유일하게 재미있었어요ㅋㅋ 내 어린시절 상상 친구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전 아직 이 영화를 안 봤는데 (왠지 사람들이 감동적이라고 필견이라 말하는 영화를 보면 꼭 감흥이 없어서) 대략 줄거리 얘기를 들으면 어떤 감동을 줄지 예상이 되는 면은 있는 것 같아요. 만약 실제로 보고도 별로 감동적이지 않다면 그게 감동적인 요소가 없어서가 아니라 별로 공정하지 않은 불편한 설정 등이 있어서일거란 생각이 듭니다. 소위 휴머니즘적인 영화 보고 뭐야, 싶을 때가 대부분 그럴 때였거든요.
인사이드 아웃의 가장 탁월한 영역은 현재까지 알려진 인지과학의 성과를 자연스럽게 은유해 내는 표현방법인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원초적인 아이디어인 인간의 합리적인 판단이 아니라 감정적인 판단이 우선한다는 점. 이 감정적인 판단이 의식이 영역이 아니라 무의식 혹은 전의식에서 선행되어 의식적 반응으로 나아간다는 점은 인간 관계를 이해하는데 있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죠. 많은 인지과학 서적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만큼 탁월하게 시각화에 성공한 영화는 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 )
그런 식으로 생각하니 세인트 루이스에서 만나요 같네요!
별로까지는 아니어도 그냥 무난하게 재미있었어요. 제가 본 이 영화의 메시지는 사춘기 지났으면 자기 감정을 컨트롤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거.
인셉션, 또는 존 말코비치 되기의 초등 저학년 버전 같았어요. 그래서 좋았고... 물론 별로일 수도 있죠. 지적한 부분들 중에서 몇몇은 공감이 가기도 하고.
모든 부분이 모든 이에게 좋게 다가올 작품이 어디 있겠습니까? 좋은 부분이 많은 사람에겐 명작이고 나쁜 부분이 더 많은 사람에겐 졸작이고 그런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좋고 나쁨을 가르기 위해선 객관적 기준을 들이대거나 다수결로 갈 수 밖에요. 그렇게 보자면 좋은 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네요.
글 쓰고 저녁 외출 다녀오느라 시간이 늦어 하나하나 피드백은 못 하겠습니다. 뭐 듀게가 그런 문화가 보편적인 곳이라면 뒤늦게라도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보니 민망하기도 하고요. 아무튼 여러 듀게분들의 반응을 보니 찬탄도 이해가 되는 면이 있고, 또 내가 영화를 아주 전혀 잘 못 보지는 않았구나 하는 안도도 되고 그렇습니다. 뭐 영화는 하나라도 감상하고 즐기는 방식은 다양하다는 그런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댓글 달아준 분들, 혹 앞으로 또 댓글 달아줄 분들에게는 감사를 표합니다. 여기 글 올리기를 잘 했다 싶습니다. 그 전에는 진짜 갑자기 미래 혹은 이세계로 떨어진 인간 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네 발을 이용해서 짚어낼 수 있는 그런 정도의 감각이라도 생겼으니까요.
저는 괜찮게 봤어요. 토이스토리 만큼은 아니겠지만 꽤 많은 사람들 기억에 남을 영화가 될거라 생각했어요.
저의 이런 느낌에 와이프는 이해를 못하더군요. 왜 재밌다는 지 당쵀 모르겠다고....와이프가 재미없었던 이유도 "식상함" 이였습니다.
저도 그 식상함에 일부 동의합니다. 그러나 다른 점들이 그 식상함을 압도했습니다.
가장 좋은 부분은 사람들의 기억 이라는 것 그리고 성격, 사춘기, 특히 아이를 키우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 성장에 대한 것, 관련된 사고기제들, 이런 다소 추상적인 것들이 제가 평소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과 매우 비슷한 관점으로 영화로 표현되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이 보편한 것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좋다고 느끼는 것이 아닐까 해요.
라바는 정말 별로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