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인] 밤이나 비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보고 싶어요.
오늘 너무 더워요. 헉헉;;
앉아있기도 귀찮아서 누워서 뒹굴뒹굴하며 듀게에 뭐 시원한 글이 올라오지 않나 기다렸는데
다들 지쳐서 쓰러지셨는지 글도 안 올라오고 해서 제가 게으름을 무릅쓰고 글을 쓰고 있어요. ^^
얼마 전에 Le Notti Bianche(1957)라는 영화를 봤는데 번역하면 '백야'라네요.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백야>를 루치노 비스콘티가 영화화한 것인데 제목이 말해주듯
영화 내내 배경이 거의 밤이었어요.
비가 오기도 하고 안개가 가득 끼어있기도 하고 심지어 눈도 오는 밤이죠.
내용도 로맨틱했지만 밤이 배경인 영화를 보고 있으니 다른 세상에 있는 것처럼 꿈결 같고 황홀했어요. ~.~
얼마 전 모 듀게분께서 소개해 주신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를 봤는데
이 영화도 밤을 배경으로 한 흑백 화면이 서늘하고 고요한 거리, 비현실적인 공간의 느낌을 너무 멋지게 보여줘서
마음을 홀딱 빼앗겼고요.
(제가 뱀파이어 영화를 왜 좋아하나 했는데 밤이 배경일 수밖에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왕가위의 <아비정전>도 주로 밤을 배경으로 했던 것 같은데 비까지 주룩주룩 내려서 참 좋았죠.
차이밍량의 <구멍>은 영화 내내 장대비가 내려서 좋아해요. ^^
오늘같이 더운 날엔 밤을 배경으로 하거나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영화를 보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이런 영화를 알고 계신 분은 좀 나눠 주시면 에어컨도 없는 집에서 열심히 더위 먹고 있는 제가
감사한 마음으로 시원하게 볼게요. ^^
내일부터는 태풍 오고 비도 많이 온다는데 아, 장대비 좀 구경해 봤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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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더듬어서 밤을 배경으로 했거나 비가 왔던 영화들을 떠올려 보니
박찬욱 감독의 박쥐는 당연 뱀파이어 영화여서 주로 밤이 배경이었는데 푸르스름한 화면이 멋있었죠.
존 포드 감독의 The Informer(1935)도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는 일이었나 그랬는데 참 재미있었어요.
The End of the Affair(1999)도 첫 장면이 비가 많이 내리는 밤이었을 거예요. 아마
언어의 정원은 애니메이션으로는 드물게 계속 비가 와서 참 좋았는데 뭔가 아쉽게 흐지부지 끝났죠.
밤의 이야기(2011)는 밤을 연상시키는 그림자 인물들이 참 멋지고 아름다웠어요.
Nightcrawler(2014)도 주로 밤에 촬영다니는 얘기여서 밤 풍경이 정말 멋졌고요.
Locke(2013)는 밤 풍경과는 상관없는 얘기지만 배경은 내내 밤이었죠.
Only Lovers Left Alive(2013)도 뱀파이어 영화인데 황량한 디트로이트가 배경이었나? 멋있었고요.
Braindead(1992)는 공포영화를 못 보는 제가 최고로 좋아하는 공포영화, 정말 웃기고 재밌어요.
(반지의 제왕보다 이 영화가 피터 잭슨 감독의 최고로 창의적인 영화라고 생각해요. ^^)
아벨 페라라의 The Addiction(1995)도 독특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재밌게 봤고요.
펠리니의 <달콤한 인생>도 밤에 일어나는 일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사형대의 엘리베이터>도 하룻밤 사이에 벌어지는 일이라 밤 풍경도 멋지고 음악도 멋지죠.
음, 밤이 낮보다 아름다운가? 하는 의문이 잠깐 드는데... 한여름밤은 낮보다 더 아름다운 것 같기도 해요. ^^
Ella Fitzgerald - Street of Dreams
앗, 콜래트럴 보고 싶었던 영화였어요. 밤 풍경이 주로 나오는 영화였군요!!
오늘은 이 영화로 시작해야겠네요. 렛미인은 봤어요. 쓸쓸하고 비극적인 분위기 좋아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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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콜래트럴 보고 있는데 야경이 멋지네요. 밤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은
신기하게 음악도 좋다니까요. ^^
다 봤는데 톰 크루즈가 터미네이터 같아요. ^^ 재밌었어요.
리들리 스콧 - 블레이드 러너 추가요 o3o//
블레이드 러너 예전에 봤는데 예쁜 인공지능 로봇이 나왔다는 것 말고는 기억이 안 나요. ㅠㅠ
이 영화도 주로 어두운 밤을 배경으로 했나 봐요? (찾아보니 비오는 장면도 많다네요.)
지금 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요. ^^
비는 내리지 않지만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도 러닝 타임 대부분의 배경이 밤입니다.
이 영화는 봤어요. 스칼렛 요한슨이 참 예쁘게 나왔던 영화였죠.
밤 풍경은 기억이 안 나고 빌 머레이가 노래방 갔던 것만 기억이... ^^
제가 인터넷으로 좀 찾아봤는데 밤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은
Who's afraid of Virginia Woolf?(1966) - 이거 밤새도록 부부싸움하는 영화죠 아마 ^^
밀로스 포먼의 The Firemen's Ball(1967), 마틴 스콜세지의 After Hours(1985),
짐 자무쉬의 Night on Earth(1991), 존 휴스턴의 Key Largo(1948)
이 정도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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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 하랴> 다 봤는데 와, 뿜어내는 에너지가 엄청난 영화네요.
정말 거칠고 격렬한 밤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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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몇 개 더 찾았어요.
American Graffiti(1973), The Death of Mr. Lazarescu(2005), The Ear(1970), 25th Hour(2002),
Mystery Train(1989), Long Day's Journey into Night(1962), The Exterminating Angel(1962),
The Set-Up(1949), Coach to Vienna(1966), Tape(2001), Dazed and Confused(1993),
The Ox-Bow Incident(1943), Glengarry Glen Ross(1992), Nick and Nora's Infinite Playlist(2008),
Toute Une Nuit(1982), Date Night(2010), The Innkeepers(2011),
액션 영화는 Escape from New York(1981), Inside Man(2006), Training Day(2001),
The Crow(1994), The Warriors(1979)
La Notte(1961) - 이 영화는 밤에 소나기가 오네요. The Fugitive Kind(1960) - 이 영화도 초반에
밤에 비가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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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y, Cloudy, Gloomy, Snowy Movies ^^
The Ghost and Mrs. Muir(1947), Winter Sleepers(1997), Odd Man Out(1947)도 추가
지금 Glengarry Glen Ross 보고 있는데 영화 속에서 1시간 내내 장대비가 내리네요. 속이 시원해요.
(그런데 후반부는 속이 좀 답답하고요. ^^)
The Firemen's Ball은 좀 웃기고 뭔가 풍자하는 것 같은데... 잘 모르겠어요.
American Graffiti는 제 취향의 성장영화는 아니었어요. 사운드트랙은 괜찮아요.
After Hours 너무 재밌어요. ^O^ 마치 악마에게 홀린 듯한 길고 긴 밤이었어요.
Key Largo는 뭐 그렇게 재미있진 않았어요. 스릴러와 액션과 드라마를 적당히 섞은 어정쩡한 느낌
Inside Man은 밤과는 별로 상관없지만 재미있었어요. 범인이 머리가 좋네요.
Date Night도 하룻밤 사이에 겪은 황당한 사건을 보여주는 영화, 웃기고 재미있어요.
Training Day 비속어가 많아서 영어 자막 보면서도 독해가 안 되네요. ㅠㅠ 액션영화라 대충
이해는 되고요. 재미있었어요.
25th Hour 재미있게 봤는데 마지막 부분을 왜 그렇게 설교하는 듯한 말로, 회상하는 듯, 꿈꾸는 듯한 장면으로
처리했는지 이해가 안 가요.
Before Sunrise 이제서야 봤네요. 이상하게 손이 안 가는 영화였어요. Before Midnight과 Before Sunset을
둘 다 참 좋게 봤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는 끝끝내 손이 안 가더군요. 오늘 채널 CGV에서 방송해서 봤는데
역시나 좋은 영화였어요. 그런데 이 Before 시리즈의 영화들은 이상하게 두 번 보고 싶은 마음은 안 들어요.
The Killing에 대해 찾아봤는데 비 오는 장면이 많은 드라마인가 봐요. ^^
미국 드라마건 한국 드라마건 드라마는 안 본 지 꽤 돼서 2시간이 넘는 걸 열심히 볼지는 잘 모르겠지만
언젠가 드라마가 보고 싶을 때 시도해 볼게요. 아, 갑자기 <살인의 추억>의 비오는 장면이 생각나네요. ㅠㅠ
내일 비가 신나게 오길 기원하며 노래 한 곡 ^^
Morphine - You Look Like Rain
<미드나잇 인 파리>는 제목이 보여주는 것만큼 밤 장면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밤의 나른하고 로맨틱하고 열정적인 느낌이 잘 살아있었던 것 같아요. ^^
밤 장면을 찍기 좋아하는 감독들은 대체로 음악도 밤에 어울리는 곡을 고르고
영화의 분위기도 각자의 성향에 맞춰 조용하고 쓸쓸하게, 혹은 몽롱하고 환상적으로, 혹은 괴롭고 격렬하게
밤의 느낌을 잘 살리는 것 같아서 어제 오늘 갑자기 관심 폭발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