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게리온의 마기 잡담..

에반게리온을 좋아하는 이유를 뽑자면, 독특한 기체 디자인과 설정, 성경과 유대신화에서 영감 받은 일부 설정들, 당시에는 보기 어려웠던 캐릭터들.. 등등이 있겠습니다만...

전 그 중에서 제일 흥미롭게 봤던 것이 본부내에 있는 슈퍼 컴퓨터 마기예요. 아마 극중에선 유기적 컴퓨터였나?

단순히 혼자서 계산하고 결정하는 컴퓨터가 아니라, 컴퓨터가 세 인격(?)으로 나뉘어지고 한가지 사안에 대해 만장일치, 혹은 과반수이상 찬성이 나와야만 결정하고 실행하는 컴퓨터죠.

극중에서 아카기 나오코(?) 라는 천재 과학자가, 엄마로서의 자신, 여자로서의 자신, 과학자로서의 자신을 컴퓨터 세 개에 각각 이식시켜서 작동하는 것으로 나오죠.

아주 중요한 처리일 경우 만장일치가 아니면 처리가 보류되는 엄청나게 선진적인 컴퓨터 시스템! 입니다.

각각 이름도 동방 박사들의 이름인 멜키오르, 가스파르, 발타사르라고 붙여있고요. 컴퓨터 마기의 역할을 생각하면 참 적절한 이름인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요즈음 듀게 운영자에 대한 글들을 여럿 보면서 이 컴퓨터가 떠올랐어요. 듀나님이 게시판 운영에서 거의 손을 떼셨으니, 이런 컴퓨터가 만들어지면 어떨까..

평론가로서의 듀나, 사람으로서의 듀나, 운영자로서의 듀나의 인격 셋이 서버에 각각 담겨져,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회원들이 요구하면 이 서버셋이 그것을 판단하는 거죠.

(신고가 들어옴) - '이 글은 신고감인데, 징계감은 아니군.' '신고감이고 징계감이야.' '신고 정도는 받는 게 낫겠지?' - '좋아, 그럼 신고만 받는 것으로 하자 (셋이 동시에)'

대충 이런 식으로요. 생각만해도 괜시리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죠.


요즘은 CPU도 코어가 하나가 아니라, 여러개로 나오잖아요. 그런 CPU에도 특정 인격을 컴퓨터에 이식해서 맡긴다면 어떻게 될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물론 당연히 인격을 컴퓨터에 의식하는 것 자체도 머나먼 먼 미래의 일일 것이고, 저렇게 투표를 거쳐야 하니 처리 속도도 엄청 빨라야 뭔가를 할만하겠죠.

이런 처리를 거치는 컴퓨터가 나오면 생각보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 있죠.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처럼 감정을 가지게 되서 인간을 공격한다! 이런 결정도

저런 시스템 아래에선 나오기 드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물론 인간이 항상 옳은 선택을 했던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치명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수 없이 했죠.

하지만 적어도 컴퓨터라는 것에서 엄청난 장점이 있는 게 아닐까합니다. 인간보다 좀 더 중립적으로 개별적인 인격만을 바탕으로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결정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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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지만 남자와 딸중에 남자를 택했던.... 그것도 희대의 나쁜 남자를..ㅋㅋ

      • 그 결정을 내린 것이 가스파르였기 때문에 이해했습니다... 결국 딸은 비극을 맞게 됐지만요..

    • 그런 게 실제로 있으면 하라는 일은 안하고 권력다툼만 하다가 정작 중요한 결정은 서로 떠넘길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_-

      • 인공지능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건 그냥 처리방식을 사람의 인격을 따와서 하는 수준이니까 괜찮을지도 모르겠어요.


        더구나 사안마다 무조건 투표를 하게 한다면 권력다툼은 일어나지 않겠지요. 어쨌든 한 표는 무조건 행사해야 하니까 말이죠.


        각 인격이 이식된 컴퓨터가 서로 개입하지 못하도록한다든가..

    • ㅋㅋ 노트북 이름이 magi2014, 외장하드 세 개가 각각 balthazar, melchior, casper인 자가 이 글을 좋아합니다.

      • 각각의 하드는 어떤 역할을 맡아서 하고 있나요? ㅎㅎㅎ

        • 초창기에는 멜키오르에 일관련 문서들, 발타자르에 영화, 캐스퍼에 음악과 사진을 넣어뒀는데 이후에 1T짜리 릴림으로 다 통합됐다지요.

          • 마기보완계획발동이군요. 


            모든 것은 그의 시나리오대로... 

    • 드라마 하우스에서, 하박사가 부하직원들이랑 떨어져 혼자 병을 찾아야 할 때, (비행기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렇게 얘기했죠.


      "내 의견에 당신은 무조건 반대하고, 당신은 무조건 윤리를 외치고, 당신은 무조건 찬성하시오."


      (정확한 원문은 기억이 안 나네요.)

      • 하우스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오는군요. 사람이나 컴퓨터나 아무리 똑똑해진다고 하더라도, 어느정도는 균형을 잡아주거나, 합리적인 반대의견을 내 줄 존재가 필요하긴 한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마기는 애니메이션 상에만 나오고, 실현 가능성이 어렵다고 해도 재밌는 설정이더라구요.

    • 90년대 중순, 소위 '삼김시대' 때, 교수님께서 학교 메인 컴퓨터 세대 이름을 각각 YS, DJ, JP로 명명하셨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에반게리온이 나오기 몇해 전이었었지요.
      • 푸하하 웃음보 터집니다




        그 교수님은 지금 어딘가에서 잃어버린 아내를 그리며 비밀리에 클론 제작에 몰두중인지도....

      • 3이라는 숫자는 어떤 면에서 볼 때 균형의 수호자 같은 숫자인 것 같단 말이죠.. 웬만하면 조화롭게 느껴지게 만드는 힘이...

    • 아니 에바에 나오는 컴퓨터에 그렇게 매력적인 설정이 있었다는 것입니까! 전혀 몰랐넹요.
      • 네, 아마 TV 시리즈 중반부와 후반부에 이 컴퓨터와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두어개 정도 나왔어요. 마기가 비중있게 나오는 이유만으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에피소드 중에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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