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이 이야기 (숀더쉽, 도덜드덕)
1. 숀더쉽을 보러간건 아마 4월일거에요. 그 전까지는 길어야 한시간 정도였던 만화 영화 보러간게 다 였는데 영화가 좀 길어서 갈까 말까 하다가, 여차하면 나가기 쉽게 문가까이로 자리 예약하고 영화 보러갔죠. 워낙 숀더쉽을 좋아했기 때문에 가면 좋을 거 같았어요. 이런 어린이용 영화 낮에 상영하는 거 보러갈떄는 마음이 편합니다. 모든 애들이 지집 안방인줄 알고 보니까요. (하하) 선물이는 처음에는 좀 무서워했어요. 사운드도 크고 (선물이는 소리에 민감해요) 또 내용도 그렇고. 전 와 이 영화 정말 끝까지 대사 하나 없구나 하면서 보고 있는데 갑자기 선물이 저쪽으로 가! 라고 숀을 향해 소리를 지르더군요. 하하.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 선물이가 한 말, 엄마 영화 너무 좋았어. 좋은 영화였어, no one is gone now (정도로 번역되는 스웨덴어)라고 하더군요. 왠지 마음이 아팠어요. 아이한테는 참 미안해요. 언젠가 크면 설명할 수 있을 련지. 보통때 아무말 없지만 어쩌다 셋이 있으면 얼마나 좋아하는 지. 아이한테는 누군가가 계속 없는 집이 되어버렸는 지도 모르죠.
2. 어제 개천으로 새 먹이 주러 갔습니다. 마데 교수님 만나서 함께 새 먹이 주고 차마시고 개천을 따가 여기 저기 있는 좋은 놀이터들에서 놀다 왔어요. 선물이는 새 먹이 주는 거 참 좋아하는 데 오리랑 백조 다 만만치 않은 새들입니다. 빨리 안준다 싶으면 손에서 빵을 뺏어가고 어떤 때는 부리로 쪼기도 하죠. 처음에 새들이 저 쪽 반대편에 있는 걸 본 선물이가 한만 ' 도덜드 덕, 빨리 와!' 마데 선생님이랑 둘이서 얼마나 웃었는지. 전 정말 새가 싫어서 줄 생각도 안했어요.
3. 집에 돌아와서 저녁에, 선물아 밥먹고 씻자 했더니 아 싫어 자기 싫어 그러는 거에요. 엄마가 언제 잔다고 했어, 밥먹고 씻자고 했지 했더니, ' 밥먹고 그다음에 씻고 음 그러면 그 다음에 자잖아 싫어 자기 싫어!'
피곤해서 머리를 베게에 두자마자 잠들어 버렸습니다.
이 글을 다 쓰면 아직까지 자고 있는 똥강아지 깨워야 해요
3. 자기 싫어도 자야돼! 안하셔서 좋아요. ^^ 저는 남의 편이 있기 때문에 저는 안자도 돼~ 하고 싶지만 남의 편은 안돼 자야돼! 하기 때문에 제가 하고싶은대로 못해요.
이런 깨알같은 장점을 (소곤소곤) 알려드립니다. ^^
아 여러분들 댓글 감사합니다. 아 늘 하는 말인데 사람이 얇아서 이런 글 읽으면 너무 좋아해요 하하.
카페사우루스 님의 글을 읽는 건, 느리게 하는 산책 같아요. 함께하는 사람이 좋아서 풍경도 달라지는.
가끔, 선물이는 전부 꿰뚫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하는 기분이 들어요. 선물이의 말과 행동을 가만히 관찰하고, 묵묵히 따라가고, 고민하고, 기분을 상상하는 카페사우루스 님을 보면, 이게 사랑이구나 하고 느끼고요. 이야기를 들으며 어느새 입꼬리가 올라가 있으니, 오늘도 고맙습니다. 오늘'도'예요. 덧글이 없더라도, 어느 한 사람 마음을 덥혀 줬다고 자랑하셔도 된다는 얘기예요. 기분 좋은 날 보내시기를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