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키 블라인더스>의 킬리언 머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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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시즌2까지 방영된 영드 <피키 블라인더스>는 1차대전 직후 영국 버밍엄 지역에서 활동한 범죄조직의 이야기인데, 킬리언 머피가 조직의 두목 역으로 주연을 맡고 있습니다. 

전에는 미처 못느꼈던건데 이 배우 목소리가 무척 좋더군요. 적당한 중저음에 허스키해서 배역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시즌2 초반에 그는 아일랜드 독립군에게 납치를 당하게 되는데, 이런 대사를 합니다.


- 어느 반군 세력이지? 지금 아일랜드 놈들끼리 싸움이 났다던데. 왕이 평화협정을 제안했더니 그걸 두고 전쟁이 났지. 웃기지 않아? 어떻게 생각해? 평화를 위한 전쟁이라니. 너희는 협정에 찬성하는거야, 반대하는거야? 미안한데 헷갈려서. -


이 장면은 우리나라로 치자면 한국 배우가 일본 야쿠자 두목 역을 하면서 '요새 조선 독립군 놈들은 좌우파로 갈라져서 싸운다며? 너는 어느 편이야? 미안한데 헷갈려서' 이런 대사를 하는 것과 비슷한거 아닐까 상상해봤는데, 킬리언 머피는 본래 아일랜드 사람이니까요.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에선 아일랜드 독립군으로 출연하기도 했는데 (켄 로치 감독은 유명 배우를 잘 섭외하지 않고, 영화 배경이 코크 지방이어서 그 지역 기반의 배우를 원했는데, 몇 대째 코크 지방에서 살아온 킬리언 머피는 오디션을 6번 보고 참여하게 되었으며 그의 할아버지도 보조출연을 했다는 후문) 영화 말미에 영국 왕이 제안한 평화협정을 두고 독립군 내에서 찬성파와 반대파가 나뉘어지는 내용이 나옵니다.  

킬리언 머피는 반대파, 그의 친형은 찬성파로 대립하게 되어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되죠.

비슷한 시기에 독립운동을 하고 있었던 우리나라 상황과 닮은 부분이 많아서 더욱 인상깊게 본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국에 대한 아일랜드인의 감정은 결코 좋을리가 없을텐데, 오랜 지배로 인해 언어도 같은걸 쓰고 있는 상황이니 감정과는 별개로 정서나 문화는 우리나라와 일본보다는 훨씬 가깝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우리가 만약 일본어를 쓰게 됐다면 지금 우리의 생활문화는 어떨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봅니다.

어쨌든.. 드라마는 꽤 재미있었고 늘 그랬듯이 킬리언 머피는 멋집니다.

무법 천지에 술 담배 섹스가 일상적으로 널려있는 분위기인데 그냥 저 시대에는 저랬는갑다.. 이런 느낌으로 봐지더군요.

시즌2에는 톰 하디 & 샬롯 라일리 부부도 특별출연처럼 나오는데 아마 각본을 맡은 스티븐 나이트와의 인연 때문 아닌가 싶네요. 





    • 좋은 드라마일것 같아 보고 싶기도 하지만 이상하게 시대물은 또 안보게 되니 묘한 일입니다. 소문 자자한 보드워크 엠파이어도 아직 안보고 있는중.. 킬리언 머피는 눈색깔이 참 예쁘군요. 

      • 저는 외국 드라마를 그리 챙겨보는 편도 아니고 갱스터, 시대물 다 좋아하지도 않는데 이건 어찌 2시즌까지 보게 됐는지 참 묘해요. 한시즌 6부작 치고는 여러가지 내용이 짜임새 있게 잘 들어가 있는거 같고 대중적인 코드도 꽤 보이고.. 암튼 호평받을만한 드라마 같아요. 킬리언 머피 보고 어떤 이들은 '눈알요정'이라고ㅎㅎㅎ 전 요새는 왠지 얼굴 보면 이연복 셰프가 연상이 돼요(...)

        • 전 킬리언 머피를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서 처음 보고 푸줏간 청년이 참 근사하네 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인셉션에서 인상깊었고...요즘은 영화 보다도 드라마 출연을 더 많이 하는가 보군요.
    •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어느 영화 평론가 말대로 예전 KBS대하 사극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극장에서 이 영화 보고 난 뒤에 정말 술 생각이 간절하더군요;;

      폴란드나 체코 혹은 러시아같은 동유럽 국가들도 아니고 아일랜드같은 서유럽 국가에도 저렇게 피맺힌 역사가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곤 한답니다. 그것도 신사의 나라라는 영국이랑 엮여서―,.―
    • 그런데 실상 영국이 아주 무서운 제국주의 국가였다는거 생각해 보면;; 여튼 영화속에 그려진 아일랜드 내전 정말 끔찍했죠. 그냥 동족상잔의 비극도 아니고...내전의 당사자인 그들은 진짜 반영 독립운동의 동지들이었는데 말이죠―,.― ( 영국-아일랜드 전쟁때 함께 싸운 전우들이...)

      결국은 조약 찬성파가 내전에서 승리하고 아일랜드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여 공화국을 건설하고 오늘에 이릅니다만 결국은 분리된 6개주는 북아일랜드로 분단이 확정되는 모양세더군요. (특히 지난 1998년에 맺어진 협정 이후로는 평화 분위기도 지속되고 있고) 그런데 북아일랜드 주민 대부분이 스코틀랜드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에이레 민족의 땅에 대한 열망만 접어둘 수 있다면...현 상태도 그닥 나쁘진 않을...;; 모르겠네요.

    • 아일랜드와 한국의 역사만 비교해 봐도...아니 비교거리도 안되더군요;; 일본의 식민통치는 35년인데 무려 저기는 350년이 넘는...―,.― 아예 게일어가 사멸하고 영어를 모국어로 쓸 정도까지 되어버렸으니까요. 그리고 독립 과정만 봐도 한국은 일본의 패망으로 쉽게 해방...뭐랄까 일본에 점령도 무슨 구렁이 담 넘듯이 쉽게 되더니 독립도 쉽게...―,.― (김구 선생이 그랬죠. 무슨 대한 독립이 밤손님처럼 와버렸다고;;) 그리고 진짜 건국의 고통은 한국전쟁이라는 내전으로 치뤘고. 그나마 아일랜드처럼 어제의 동지랑 서로 총질 안한 것 정도나 위로 삼아야 할까...적어도 한국전쟁의 내전 주체들이 반일 독립운동의 동지들은 아니었으니까요―,.― 근데 이건 뭐 제가 얘기해 놓고도 씁쓸하네요.
    • 일본 감독이 한국의 독립운동가들 이야기를 만든다면...;; 무엇보다도 켄 로치 감독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가 가해자 영국인임에도 피해자 아일랜드 인들의 국가적 고통을 생생히 그려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영국 내 보수주의자들이 로치 감독에 대한 비판이 크다고 하더군요―,.― )

      그런데 그는 무엇보다도 좌파 사회주의자며 대부분의 사회주의자들이 그렇듯이 민족주의를 혐오하고 그의 그런 정서는 그의 영화에도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이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도 영국과 아일랜드의 민족 갈등 보다는 아일랜드 인들끼리의 좌우 갈등에 무엇보다도 촛점이 맞춰져있죠. 그래서 이 영화가 메세지가 더 아프게 다가오더군요. 적이 외부에만 있다면 참 마음놓고 증오할텐데...더 무서운 적이 내부에도 있다는 사실 말이죠(-_ど)
      • 생각의 차이란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존재하는 법이니.. 각자 나름대로는 잘되자고 하는 주장들이 결과적으로는 내부 갈등이 되어 극단적인 결과를 만들곤 하는게 참 마음 아픕니다. 사실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구요.   

    • 저번에 추천해주신 로크 잘 봤습니다. 뒤늦게 감사 인사 드려요.  어휴 톰 하디.. 아주 그냥.. 어휴.. (가슴을 부여잡고 엉엉 운다)


      킬리언 머피는 진주 귀걸이에서 처음 봤을 때 저 피리부는 사나이 같이 생긴 배우는 누구여'-' 했던 기억이 납니다.


      너무 개성이 강하고 이질적이라 살짝 거부감도 있었는데 볼수록 매력적이에요.


      피키 블라인더스는 1시즌 1편에서부터 영 진도가 안 나가네요. 날 잡고 2시즌까지 쭉 달려야겠어요.

      • 피리 부는 사나이ㅋㅋㅋ 살짝 공감됩니다. 킬리언 머피가 근사한 청년이긴 했지만 뭔가 좀 차가운 구석도 보였었죠. 사랑의 서러움에 울던 요한슨을 포옹하면서 담담하게 " 우리같은 사람들은 그런 부르주아와 맺어질 수 없어. 알쟎아..." 하는데 정신이 번쩍 들던―,.― (유부남 좋아한다고 뭐라고 할 줄 알았었는데...-_-;;)
      • 영화 재미있게 보셨다니 기쁘네요! 음.. 아주 그냥..ㅋㅋ


        저도 진주 귀걸이에서 킬리언 머피를 처음 봤는데 솔직한 첫인상은 참 특이하게 못생겼다(미안...) 였던;; 말씀대로 뭔가 이질감이 두드러지는 느낌이었죠. 다른 영화에서 멀끔한 모습으로 나오는걸 보고 그 배우였어? 하고 새삼 놀랬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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