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대화

내가 그를 처음 봤을 때 나는 순간적으로 그가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폴란드 토마스 교수님의 사촌인가 싶었다. 물론 내가 토마스 교수님의 사촌을 만나고 하는 말이 아니다. 그만큼 얼굴형에 눈이 교수님이랑 많이 닮아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좋아하는 사람이랑 굉장히 닮은 얼굴이니까, 모르는 사람인데도 얼굴을 보게 된다. 아마도 그도 내가 그의 얼굴을 정면으로 본다는 걸 느꼈을 것이다. 


내가 그에 대해 하는 건 내가 출근하는 시간에 가끔 본다는 이유로 단지 학교에 일한다는 것 외에는 하나도 없다. 오늘 아침 출근할 때 대학 공원 입구를 들어서자 그가 나를 따라잡았다. 나는 워낙 걸음이 늦어서 누구라도 따라잡을 생각없이 따라잡을 수 있다. 그런데 오늘은 그가 발걸음 속도를 늦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나로부터 한 세발자국 먼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걸어갔다. 우리는 그렇게 함께도 아니고 그렇다고 멀리 떨어지지도 않은 채 서로 갈길을 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작은 연못 앞에서 갑자기 그가 왼쪽을 돌아갔다, 그리고 몇초뒤에 나는 그가 웃는 소리를 듣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where are you going?" 이라고 영어로 외치면서 질문한 나. 나는 그냥 그가 스웨덴인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그가 길을 잃어서 웃는 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가 여전히 웃으면서 나를 향해 달려온다. 그러더니 '나는 도서관과 다른 건물 사이를 가야해요'라고 영어로 답했다. 그의 억양은 확실히 스웨덴 사람이 하는 영어는 아니었다. '저기가 도서관인데요'라고 (순간, 아니 한학기 내내 일했으면서 어떻게 도서관을 모르지?) 내가 손가락으로 도서관을 가르치자 '아 네 알고 있어요 '라고 답하는 그.  조금 있다가 그는 ' 사실 나는 angry bird 를 피할려고 한거에요' 라고 말했다. 내가 너무나 생각지 못한 말이라 웃으면서 ' angry bird 라고요? 뭐 제 생각에 모든 새는 다 angry bird 같아요' 라고 말하자, 그가 도서관이 있는 D 건물과 T 건물 사이 주차장에 있는 기둥중 하나 꼭대기에 집을 짓고 앉아 있는 갈매기 한마리를 가르키며 '저 새는 지금 아기가 있어요 얼마나 angry bird 인줄 몰라요'라고 말했다. 그 순간 이 50세의 덩치큰 남자가 도서관을 못찾은게 아니라 그 길을 가지 않을려고 노력했다는 걸 깨닫고 다시 한번 웃는다. '저도 조심할께요' 라고 말했다.  D 건물앞, 내 사무실이 있는 곳이다. 내가 안녕인사를 하기 위해 손을 올리자 그가 'see you soon' 이라고 마치 친구에게 하듯이 인사를 하고 앵그리버드를 피해 달려나간다. 글쎄 누가 알겠는가, 원래 모르는 사람끼리의 첫 대화가 제일 어려운 걸. 다음에 만나면 앵그리 버드 말고 무서워 하는 게 또 뭐가 있는 지 물어봐야겠다. 

    • 느낌이 좋네요. 행복한 날들이 이어지시길. 

      • 짧은 순간이었는 데 평소와 다른 일이어서 기분이 좋았어요

    • 소소하고 귀여운 이야기거리로 채워지는 관계라니. 이건 글쓴님이 그런 행복을 찾고 볼줄 아시는 분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또 어찌보면 작업의 고수 스킬을 보유하신듯도...저에게 한 수 사사하여...

      • 하하하 작업의 고수라니,,, 전 누가 작업걸어오면 한참 지나서야 깨닫는 사람이에요

    •  짧은 소설같아요. 잔잔하고 귀여워서 읽고 기분이 좋아졌어요:)

    • 갈매기 아닌거 같은데 조만간 진상 확인 바랍니다

    • 요즘 카피사우르스님 글이 제일 좋아요
    • 저는 댓글을 잘 남기지 않지만 Kaffesaurus 님의 글을 좋아하는 팬이에요. 선물이와 항상 행복하시길 머나먼 한국에서 기원해요.
      • 아 저는 사람이 얇아서 이런 말씀둘으면 굉장히 좋아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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