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에서 잘못된 루트는 없다" - 게임 개발자의 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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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어스 엑스 : 인비저블 워)


"게임 전체를 통해서 다양한 그룹이 해야할 일을 주고 목표를 제시할 겁니다. 이 목표들은 상호 간에 모순될수도 있지만


당신은 당신만의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에 "잘못된 길"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데이어스 엑스 IW는 선형적인 게임이라고 합니다. 직선적으로 따라가는 면이 있는것 같은데 그렇다고 해도 그건 유저의 선택으로 이루어지나봅니다.


초반을 하다 멈춰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요.



시작부터 끝까지 스토리가 있는 게임은 이야기의 경로의 자유를 느끼면서 동시에 엔딩까지 자유로웠다고 느껴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에로게를 예로 들면, 여러가지 선택을 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에로게는 진엔딩이라는게 있습니다.


진엔딩이 단 하나가 아니라고 해도 틀린 선택과 옳은 선택을 나눠놓는 편입니다.


지문선택형 에로게는 "객관식 문제에 존재하는 틀린 답과 옳은 답 중에 (하나 혹은 복수의)옳은 답을 따라가야 하는 게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옳지도 그르지도 않은 어중간한 위치의 답이라는건 진엔딩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예컨대 공략대상과 그저 친구로 남는 엔딩같은거죠.




이야기는 시작과 끝이 있습니다. 소설이라면 작가의 전권으로 해야하는 일일겁니다.


게임은 다릅니다. 게임은 유저가 직접적으로 세계에 개입하거든요. 남자A는 쓰레기에서 영웅까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야기를 다루는 데 까다로운 점이 생깁니다. 창작자는 아무래도 괜찮은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을 겁니다.


매력적인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은 에고가 있는게 당연하겠지만 그 에고를 밀어붙이면 결국 유저의 개입이 빈약해집니다.


마치 진엔딩의 그럴싸한 이야기는 남지만 유저가 개입한 어중간한 부분들은 무용지물이 되는 것처럼요.



유저의 개입을 인정하면서, 다른 말로 이것이 유저의 이야기가 되도록 한발 물러나면서 게임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


창작자의 에고를 자제하면서 동시에 매력적인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


상반되는 목표를 동시에 이뤄야하는 것이 특정 게임들의 스토리텔링입니다.




스카이림을 해본건 아니지만 이 게임의 메인퀘스트를 완료한 세이브 파일을 찾는 사람이 많더군요.


메인퀘스트를 완료한 상태에서 스카이림의 세계를 즐기고 싶다는 의미겠지요.


이런 상황은 단적으로 메인 스토리와 서브 스토리가 분리돼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대자본 게임에서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릅니다. 리얼한 세계를 만들어놓았는데 메인시나리오와 서브시나리오의 연관이 최소한도라도 있다면


엔딩을 본 후 다시 플레이하려면 리얼한 세계에서 노는 행동에 제약이 생깁니다.


메인과 서브의 연관이 깨져야 마음대로 놀수있게되는거죠.



게임의 이야기에는 메인이 있고, 서브적인 이야기가 있습니다. 시작이 있고 끝이 있습니다.


만일 메인과 서브가 분리된 상태라면 그 이야기에는 시작점은 있을지라도 그 이야기의 진정한 시작을 어디라고 불러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세계에서의 유저의 개입과 행동은 있지만,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를 유저와 함께 만들겠다는 창작자의 에고는 날아가버린거죠.


그래도 무방하다는 생각은 하지만요.



앞에 말한 내용은 게임 스토리에서 특정 부분만을 말한것 뿐입니다.


게임 스토리에 대한 개발자의 비전이라는건 단일한것도 아니고 단일해서도 안되겠죠.





    • Human Revolution 만 했고, 지금까지 한 게임 중 최고의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올해 안에 속편이 나온다지요?

      • 천사 날개같은 이미지를 봤었는데 그게 차기작인가보네요. 초기에는 플삼,엑박이랑 같이 나오는 게임도 많았는데 이젠 전용이라서 pc도 사양이 꽤 높겠네요.

    • 우선 개인적인 감상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스카이림에서 딱히 '메인' 스토리가 '메인'이라고 느끼거나 더 중심적인 요소라고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건 기본적으로 스카이림의 메인 시나리오가 형편없는 수준이라는 문제도 있겠습니다만 가는 곳마다 퀘스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생성되고 진행되니 어느 시점에서 드래곤본이 어쩌고는 다른 것보다 그리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메인과 서브가 이 정도로 분리되어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메인과 서브의 구분 자체를 무화하는 면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쓰고 보니 시나리오 라이터의 역량 문제가 더 큰 부분인 것 같기는 합니다만...사실상 스카이림 류 샌드박스 게임의 '스토리'라는 것이 크게 볼 때는 '주어진 풀 안에서 어떻게 가상의 삶을 구성할 것인가'임을 생각한다면 메인과 서브가 '실질적'으로 완전히 구분될 수는 없지 않은가 싶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서브'의 퀄리티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심화될 것이고, 아마 베데스다류 샌드박스의 최종진화는 저 지점으로(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수렴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라면 유저가 게임의 시나리오를 스스로 컨트롤하고 있다는 (유저의 개입이라는) 환상을 더욱 효과적인 방법으로 부추겨야 할 필요가 있겠지요. 어떤 의미에서는 유저와 함께 만드는 스토리라는 말 또한 환상의 주입과 세일즈를 위한 캐치프레이즈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전에 이 주제 관련해서 인상적인 케이스를 본 적이 있는데, 데빌 서바이버 1을 하다 보면 정말 시도때도 없이 대화의 선택지가 나옵니다. 유저는 비꼬거나 정색하거나 쿨하게 대답하거나 하는 식으로 자신의 반응을 '선택' 할 수 있지요. 그런데 2회차 플레이를 해 보면 그 수많은 선택지가 사실은 똑같은 텍스트를 출력하도록 하는 '기만'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뭘 고르든 반응은 거의 같아요. 다만 유저는 그것을 '선택'함으로서 주인공의 캐릭터를 머릿속에서 스스로 만들어내고 자신이 게임을 컨트롤하고 있다는 몰입감(착각)을 얻는 거죠. 2회차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제법 효과적이고 영리한 수작 아닙니까:P
      • 스카이림을 제대로 해본적이 없어서 추측할분이지만, 메인스토리라는건 사실 말뿐이고, 스케일이 큰 서브퀘스트인거겠죠. 그래서 진정한 의미의 시작점이라는게 없는걸 겁니다. 큰 줄기의 스토리를 무화하고 세계에서 노는걸 택한거겠고 그런점에서 그건 그거대로 재밌을수있겠고 무방하다 생각했습니다.




        추구하는 목표와 방향이 다른거겠죠. 세계가 있고, 커다란 스토리가 있고, 그 커다란 스토리와 연계된 작은 이야기가 있고, 유저는 그 안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변화시켜 가다가 마지막에 엔딩을 보는 게임이 있는 거고, 메인스토리를 보고 그 세계안에서 갖가지 일을 하면서 작은 이야기들을 즐기는 게임이 있거나요. 그 외에도 컨셉과 방향은 여러가지가 있겠죠. 사실 게임을 하다보면 엔딩을 보고 나서 놀아난것 아닌가 싶을때도 꽤 있습니다. 스토리를 이끄는 면에서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는 적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어요.




        데빌 서바이버1을 하다 말았었는데 2회차를 하면 선택지라는게 의미가 없었군요. 저도 선택하면서 별 생각없이 하긴 했습니다. 제 반응을 골랐을뿐 실질적인 의미를 가지는건 별로 없어보였어요.

    • 이런 쪽에서 항상 제가 강력하게 미는 게임이 폴아웃 : 뉴베가스입니다. 가장 완벽한 비선형 게임은 아닐지라도 아주 좋은 모범이 될 수 있는 작품이죠. 가끔은 이 게임의 메인퀘스트들이 게이머의 개입과 상관없이 예정된 시간에 터지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게이머는 서브퀘스트나 즐기다가 전쟁을 목도하는 주변인물이 될 수도 있고, 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세계의 운명을 바꾸는 주인공이 될 수도 있는 거죠.
      • 저도 베데스다 게임을 하면서 시간제한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말씀과 방향은 좀 다르지만 일분일초가 중요한 상황이라는데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카지노나 돌아다녀도 아무 문제가 안 생긴다는 게 좀 괴상하죠. 시간에 따라 메인퀘스트가 등장한다면 이를 무시할 수 있는 권리도 부차적으로 생기는 셈인데, 비록 시스템상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만들어놓은 콘텐츠가 무의미해지는 부작용이 있더라도 충분히 괜찮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데빌 서바이버의 예를 들게 되는데, 거긴 몇시부터 몇시 사이에 누가 죽는다는 예고가 뜨면 그때까지 딴짓을 해서 누굴 간접적으로 죽이는 선택이 가능하죠. 뭐 이 경우 게임플레이나 스토리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다는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이런 방식이 제대로 구현되려면 스크립트를 좀 더 복잡하고 다양하게 짜야겠죠.
        • 동감입니다. 스카이림에서 최소한 제국군과 스톰클록의 전쟁은 좀 게이머 개입에 상관없이 진행되어야 하고 메인퀘스트는 시간제한이 있어야 했어요. 세계의 운명을 건 싸움을 목전에 두고도 유유자적 전국 유람하며 산적이나 때려잡는 주인공이라니...=_=;; 일정 기간 동안 메인퀘스트 진척이 없으면 인물들이 만날 때마다 왜 아직도 여깄냐며 채근한 뒤(아니면 당신에겐 더 급한 할 일이 있다며 퀘스트 주는 걸 거절한다든지) 깨어난 드래곤이 감당할수 없을만큼 늘어나 빠른 여행이 어려워질 정도라거나, 전쟁에 개입하지 않으면 도시 곳곳에서 시가전이 벌어져 상점 및 자택 이용 등이 제약받는 정도의 페널티를 부과하면 어땠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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