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돈없는 유럽여행이냐 부유한(?) 실업자냐 외 잡담




1. 얼마전 파리행 저가 비행기표를 끊었습니다. 7월즈음 출발이에요

어릴 때부터 유럽에서 공부를 하든 여행을 하든 아무튼지간에 뭔가하러

꼭 가보고싶었더랬죠. 돈버는게 힘들어도 버텼던건 유럽여행을 늘 마음에 품고 있었서였지요

우울증이 한참 심해서 죽어야지 했을때

유럽여행은 한번 해보고 죽자 싶어 이악물고 살아왔던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니 이게 뭐라고 이리 동기부여가 됐나 싶기도 하고 스스로가 웃기기도 해요. ㅎㅎ




2. 어쨌거나 저쨌거나 지금 당장은 구직활동을 하지않고있고(그럴의욕도 사실없고)

일하는 곳은 곧 계약이 완료되고 연장을 불가인지라 일 끝나면 바로 갈 예정이에요



그렇게 고대하고 바라던 유럽여행인데

워낙 넉넉한 상황에서 저지른 짓이 아니다보니

(다녀오면 백수, 계획도 특별히 있는것도 아님..여행경비는 퇴직금으로 떼우고 생활은 실업급여로 근근히 버팀) 

별별생각이 다 들고 취소할까말까 몇번씩 고민합니다.

(취소하면 20만원 날라가지여...)


그렇다고 그 퇴직금으로 여행안간다고 하면

옷이나 가방하나 지르고 남은돈 쟁여놓으며 심리적으로 덜 불안한 정도 뿐이겠지만요 ㅎ


저도 이런 제 모습에 조금 당황스럽네요. 

알고보니 저는 참 보수적이고 꽉막히고 그런인간인가 싶기도 하고


가족들도 넉넉한 상황은 아니라서

저혼자 놀러가는게 눈치보이고 아무튼 이민가는것도 아니고

참 뭐하나 싶네요-_-;;;;





3. 정말 다니면서 상사때문에 지금도 힘들지만 막상 일을 안나간다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허전하고 외로워요. 저는 외로움과 심심함 연애욕구같은걸

일로 풀었던것 같아요. 친구도 물론 만나고 그랬지만...


퇴사 후 다들 이런 기분이 드는건가요? 흠흠



뭔가 하나 꽂히면 지나치게 마음속에 쑥 넣어버리는 이 천성을

어찌해야할지...




4. 요즘 고민은 의외로(?) '답정너'입니다.

사회생활하고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다보면 제가 좀 답정너 스타일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 기본적으로 스스로에대한 불안이 많고 겁이많아 걱정을 달고다니는 스타일이에요.

무심한거에는 말도못하게 무심하지만 일단 레이더망에 들어오면 해결될때까지 바들바들

이런 글 자체가 엄청 답정너인것 같기도 한데...


즉 저는 정말 진심으로 고민되서 하는 말이

남에게는 무척이나 배부른 고민으로 다가가는 것이지요.



이거는 반대로 제가 타인의 어떤 고민을 들을때도 마찬가지 인듯합니다.

저란 인간도 진심으로 '정말 고민되겠다' 라고 생각해줄 때가 얼마나 있었나 싶네요



5. 두번째 고민은 외모입니다.

저는 20대 시절에는 톰보이스타일로 꾸미다가

30초반에 들어서면서야 여성스러운 옷과 화장 그밖에 관리에 눈 뜨게 됐는데

이게 한번 시작하게 되니 정말 끝이 없더군요


가령 옷이야 그렇다치고

평소 안경을 끼면 영 고시생같아

렌즈를 끼는데요 이게 가끔은 영 불편하고 귀찮더라구요

그러면 라식을 해야될듯하고

화장을 하다보면

얼굴에 잡티가 많아 레이저로 제거를 하고싶다던가



암튼 막 얼굴에 돈을 쓰고싶은 욕구가 점점 커지는 것 자체가

피곤합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그럴만한 돈과 여유도 없기때문이지요..ㅡ.ㅡ;;;

흠흠..



마지막도 답정너로 끝낼게요


이래저래 여행티켓도 끊어놓고 신이나야하지만 어쩐지 아직은

걱정만 태산이고... 이런 참으로 잉여롭고 소모적인 고민과 짜증을 늘어놓고 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ㅡ.ㅡ

    • 편한 마음으로 여행 다녀오세요. 그동안 열심히 일하셨으니 충분히 즐거운 시간 보내셔도 될듯요. 그리고 다녀와서 그 다음 일은 생각하시면 되죠.

    • 글을 읽으면서 저랑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저도 얼마 전에 처음으로 유럽 여행을 다녀왔어요. 우여곡절도 있었고 분수에 맞지 않는 사치였지만 결론적으로는 가길 잘 했다고 생각해요. 여행에서의 감흥은 생각보다 일찍 사라져서 많이 아쉽고 허무하긴 했어요. 하지만 늘 하고 싶었던,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것을 해치우고 나니까, 마음의 여유가 생긴달까요? 그곳을 비워두면 비워두는 대로 여유가 생겨서 마음이 정리되고, 그게 아니면 또 새로운 무언가로 채우면 되고요. 물건이건 꿈이건 너무 오래 묵히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아요. 마음의 신진대사를 위해서 꼭 다녀오시기를 추천합니다!

    • 걱정을 듣다보니 사는게 다 그래 새삼스런 생각이 드네요.


      아이고 내팔자야


      내용이 무척 어려운거 같은 답정너라는 말이 어찌 유행이 됐을까.


      곰곰히 날 생각하니 평생 답정너로 살아온거 같은 생각도 짜맞추니까 듭니다.


      그건 그렇고 평생 멋있는 여행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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