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산행 - 간단한 인왕산 등정기.
작년부터 에어비앤비에 소속되어 프리랜서 사진가로 일하고 있는데, 연말에 좀 바빴다가 일이 싹 빠지면서 좀 한가해졌습니다.
일이 많은건 좋지만, 개인 작업을 할 시간이 없어지니 이게 또 마냥 좋지만은 않더라구요.
3월에는 전시도 하나 잡힌 것도 있고, 조용히 생각도 정리할겸 산에 올랐습니다.
적절한 장비가 없는 겨울산행은 위험합니다. 곳곳이 얼어 있어요.
조심 조심 다니느라 더 힘들더군요.
오지은의 '작은 자유'가 오늘의 백뮤직이었는데,
음악을 들으며 아무 생각없이 걷다보니 길을 잘못 들었습니다. ㅠ.ㅠ
저 구멍으로 가면 뭔가가 있을 것만 같았는데...
그러나 아쉽게도 더 이상 다가가지 못하게 철책으로 막혀 있습니다.
아.. 왜 사람은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은 것일까요...
거진 다 정상에 올라왔네요.
오늘은 시계가 아주 뿌옇고,
사진찍기엔 정말 별로인 날입니다.
왼쪽으로 시야를 틀면 이렇게 궁도 보이고, 그 뒤로는 청와대가 보입니다.
남산타워가 뿌옇게 보이네요.
인왕산 정상이 보이네요.
마지막은 조금 가파릅니다.
저기엔 누가 살고 있을까.
여기쯤 왔을땐 정말 숨이...
다 올라왔습니다.
여기가 바로 정상.
경사가 조금 심하죠.
전반적으로 오늘은 날씨가 흐려서 사진들이 그닥 잘 나오진 않았습니다만,
혼자서 사색하며 산행하기엔 이런 날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마지막 문장은 보기에 따라 스포일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지웁니다.
혹여 그 사이에 누군가가 피해보지 않길 바라며..
오르막 길을 보니 힘들겠어요.
가지말라고 막아놓은덴 꼭 갔는데 지금은 안갑니다.
몇번 후회한 적이 있어요 다행히 무사했지만요.
ㅎㅎㅎ 저랑 비슷하시군요. 저 역시 가지말란곳엔 꼭 갔다가 봉변을 당한적이...
인왕산도 코스에 따라서 쉽지가 않아요..
더구나 다 돌산이라 얼어붙으면 엄청 미끄럽고.. 철계단은 아찔...
돌아나오는 길에 개미마을로 나오면 나름 재미진데요...
그렇죠. 작년 이맘때는 살짝 살짝 얼어있어서 정말 죽을 고생 하면서 올라갔었습니다. ㅠ.ㅠ
개미마을이 어딘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서울에서 1,2시간 내에 정상에 올라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다는건 고마운 일이에요.
대낮의 서울 풍경은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예전에 인왕산에 가보고 와~ 진짜 아무 것도 없는 대머리 민둥산이구나, 하고 허탈했었죠.
(앗, 대머리이신 분들 상처받지 마세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
존 말코비치, 레이프 파인즈, 알랭 드 보통까지 몽땅 다 대머리입니다요. ^O^)
말 나온 김에 인왕산이 부른 세 분의 얼굴이나 한번 보면서 이만 휘리릭~

랄프 파인즈는 젊은 시절 한 외모 했었는데 역시 남자는 머리숱이군요...
경복궁방향으로 카메라 들이대시면 제지받으셨을텐데...운이 좋으셨군요.
지난 가을 사진에 청와대 나오면 안된다고 어찌나 땍땍대던지...
"어머낫.. 여기 청와대 있어요? 어디가 청와대예요?? 알려주세요!!!"
그 많은 사람들을 어찌 다 제지 합니까.. 저랑 입씨름 하는 사이에 누군가는 또 저렇게 사진을 찍는거죠.
제가 사용한 화각이 21미리거든요. 렌즈 화각에 대한 지식없이 카메라가 향하는 방향으로만 봐서는 청와대쪽을 보고 있는게 아니니 그들은 모르는게 당연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