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턴 볼 만했고, 언브로큰은 그냥 그랬어요
패딩턴은 전반적으로 애들 영화고, 깜찍하고 따뜻한 작품입니다. 초반은 귀엽지만 유치하고, 후반은 뻔하지만 훈훈해요.
특히 패딩턴의 본의 아닌 민폐 행각을 보고 있자면 아 내가 이런 영화 보기엔 나이가 너무 많은가 싶은데
그래도 결말에 이르면 그 교육적이고 올바른 마무리에 약간 감동하게 된달까요.
골동품집 할아버지의 유년시절 기억이 장난감 기차를 배경으로 겹쳐보이는 장면이나
패딩턴이 자신의 고향을 담은 흑백 영상에 가까이 다가가다 수면을 통과하듯 스크린 뒤의 세계로 들어가는 장면처럼
영화적으로 상당한 매력을 가진 순간들도 드문드문 있어요.
사실 전 니콜 키드먼 때문에 보러 간 영환데 분량도 작고 애들 영화스러운 악역이지만 그래도 예쁘게 나옵니다.
언브로큰은 사실 좀 실망했어요. 워낙 강렬한 실화라서 기본만 지켜도 평작은 할 소잰데 영화가 정말 딱 기본만 하는 느낌?
태평양에서 표류할 때까지는 꽤 재밌게 봤는데 수용소 부분부터는 극의 긴장이나 재미가 확연히 떨어져요.
그래서 영화관을 나오면서도 감상이 아 이 영화 좋다-가 아니라 그저 저 사람 진짜 대단하네-에 머뭅니다.
표류할 때는 새 잡아먹고 구토를 하면서 그래도 (먹어보려고) 애는 썼어! 이러고 낄낄댄다든가
일본 비행기한테 발각돼서 총격을 받지만 셋다 한발도 안 맞는 식의 뜬금없는 유머도 있고,
수십일을 표류하면서 엄마가 만든 수제비(뇨끼?) 타령을 하는 것처럼 짠한 장면도 있고 여러모로 괜찮아요.
그런데 포로수용소로 끌려 가서 일본군(이라기 보다도 일본 군인 한명, 와타나베)한테 갖은 폭행과 모욕을 당하는 장면들을 보면
와타나베 완전 뒤틀린 인간이고 루이(주인공) 진짜 불굴의 의지를 가진 건 알겠는데 과도하게 진이 빠지는 기분이었어요.
일본에 대해서 예의바르고 장인정신 투철한 동아시아 선진국이란 이미지만 가진 서구권 관객이었다면 모를까
20세기 초반에 뭔짓을 하고 다녔는지 이미 아는 입장에서는 그냥 당연한 사실이라 별 감흥이 없었을 수도 있고요.
그나마 흥미로운 건 와타나베 역할로 곱상한 얼굴에 섬섬옥수를 가진 배우를 캐스팅 해서
벤허를 애증하는 메살라 같은 분위기를 풍기며 루이를 대하게 한 점 정도?
이번주에는 아메리칸 스나이퍼 보러갈 건데 소문만큼 좋은 작품이길 바랍니다.
후자는 코엔 형제가 각본에 참여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평범하더군요.
저도 그냥 안젤리나 졸리 감독 작품이라고만 알고 갔는데 엔딩 크레딧에서 각본에 코엔 형제 뜨길래 깜짝 놀랐어요. 저 코엔이 내가 아는 그 코엔이 맞나... 했습니다.
저도 주말에 패딩턴 보고 왔어요!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로 홍보되는 애니메이션이 많은데 패딩턴은 정말 아이들 보기 좋은 영화 같더라고요.
저도 패딩턴이 사고칠 때 이 영화 보기엔 내 나이가 많은가 했는데 같은 생각을 하셨다니 반갑네요!
그치만 북슬북슬한 털짐승이 말하고 돌아다니는 걸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재밌었어요. 곰은 역시 귀요미...
아 그런데 전 어렸을 때 하얀 하드커버로 된 <아기곰 패딩턴(제목이 이게 맞나 확실하지 않습니다.)>을 읽었었는데 혹시 기억하는 분 계세요? 영화랑 큰 설정만 비슷하고 조금 다른 이야기인 것 같은데... 그 책 다시 읽고 싶네요. 백화점에 가서 마말레이드 잼 병을 어지럽혀 놓았는데 묘기 부리듯 쌓아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유명해졌다는 뭐 그런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습니다. 루시 이모는 머나먼 페루 곰양로원에 있다고만 나왔던 것 같고요.
곰털질감도 잘 표현돼 있고 동글동글 곰인형 얼굴이 아닌 주둥이가 꽤 긴, 나름대로는 사실적인 곰 얼굴인 것도 좋았고 진짜 귀요미였습니다. 패딩턴은 본분(?)에 충실해서 애들 영화긴 해도 실망스럽진 않았어요.
언브로큰 재밌게봤는데요 제가 듀나님별점하고 imdb평점 고려해서 영화고르는데 이 영화가 imdb 평점이 7점대가 넘었었어요. 보고나서의 느낌은 평점이상하다 딱 6.7정도가 알맞았을텐데 싶을정도로 평범한 느낌이었어요. 아카데미상에 거론되는것도 오버같구요. 저도 포로수용소부터 재미가 떨어졌는데 이게 연출력이 떨어져서인지 각본때문인지 주인공은 왕 쌩고생하는데 관객입장에선 진하게 느낌이 오질않네요. 감독이 의도했을법한 클라이막스 장면에서도 깼다는.
그 클라이맥스가 오나츠 수용소에서의 나무 들기를 말씀하시는 거라면 저도 정말 깼어요. 일본군 미군 포로 할 것 없이 시간이 정지한 듯 멀뚱히 서서 쳐다보고 있는데 아 연출 진짜 구리다- 싶었거든요.
네 저도 배우들 연기는 좋았어요. 표류하면서 살 좍좍 빠지는 것도 굉장했고요. 쓰고보니 이렇게 후덜덜한 소재에 배우들인데 어째서! 싶군요.
일본은 진짜 유난이죠. 미국내 등급도 PG-13인가 밖에 안되고, 원작보다도 훨씬 온건하게 묘사했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