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전무의 문자, 장세진 교수 칼럼

1. 한겨레에서 보도한 조현민 전무의 "반드시 복수하겠어" 문자에 대해서 곰곰 생각을 해봤습니다. 조현민 전무는 현재 기소된 상태가 아닐텐데, 조현민 전무의 사적인 문자메시지까지 검찰에서 흘려서는 곤란하지 않을까요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71589.html

 

김대중 자서전을 요즘 읽고 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할 무렵의 상황에 대해서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검찰은 해도 해도 너무 했다...중략...매일 법을 어기면서까지 수사기밀을 발표하며 언론플레이를 했다." (591) 그 무렵 "검찰의 관계자" 혹은 "확인됐다"라는 수동형 표현을 언론에서 많이 읽었던 기억이 나고, 그런 식으로 띄엄띄엄 검찰에서 기사감이 한 건씩 흘러나오면 그걸 조선일보에서 이 면, 저 면 (사회, 정치, 사설)에서 돌아가며 닦아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도 이건 불법이 아닌가? 부당하다... 하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의 경우 역시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한겨레의 입장에서는 분명 단독 기사감이니까, 흘려받은 걸 기사화하고 싶은 유혹이 컸겠지요. 남들도 다 해오던 것이니까 하는 생각도 들었겠지요. 그 덥썩 문 순간이 악마의 유혹에 넘어간 순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래 diggydig님의 "비겁한 세계언론들"이라는 포스팅에서 제가 이렇게 댓글을 쓴 바 있습니다. "매체의 목적이 특정 그룹을 위한 카타르시스 제공이나 선동이 아니고 커뮤니케이션이라면 더더욱 수준을 지켜야겠죠"라고요. 사실 말하기가 쉬운 일이죠. 취재도 어렵지만 취재한 것을 데스크의 판단으로 안싣거나 깎아싣는 것 역시 어렵겠죠. 하물며 실으면 반드시 주목받는다는 감이 오는 꼭지를 안쓰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죠. 


이와 관련해서는 두가지 사례가 기억이 나는데요.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 학생들이 마지막으로 녹화한 동영상을 JTBC에서 방영했을 때의 일입니다. JTBC에서는 이 동영상을 그대로 보여주지 않고 정지영상에 소리만 내보냈으며, 그또한 전체를 다 내보내지 않았습니다. 이때도 손석희 앵커의 입장에서는 악마의 유혹이 있었으리라 봅니다. 전체를 다 보여주고 싶은 마음, 다 까발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겠지요. 그러나 그쯤에서 자제한 것이 JTBC의 품위를 보여준 결단이었다고 봅니다.


1월 8일 조선일보 1면에서는 테러범이 희생자를 쏘는 장면이 그대로 실렸습니다. 희생자는 땅에 누워 손을 들고 있고 테러범은 그 머리를 근접거리에서 겨누고 있죠. 트위터의 조진서씨 (@indiz)는 이에 대해 이렇게 썼습니다. "굳이 희생자가 총맞는 장면을 신문 1면에 실어야 했을까. 희생자가 한국인이었어도 저랬을까. 저게 테러범을 더 도와주는거 아닐까. 심지어 사진 출처는 '트위터'. 한국의 자칭 1등신문의 오늘." 조선일보 1면 사진은 The Times 커버로도 실리기도 했습니다. 사진 과연 박진감있게 찍었더군요. 안 쓰기는 아까웠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걸 쓰는 순간 신문은 자극적인 찌라시와 언론 사이에서 자극적 찌라시 쪽으로 기우뚱 기울게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마카다미아 회항 사건 관련해서는 경향신문의 이 기사가 더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관련한 여 상무, 대한항공의 증거 인멸, 승무원과 사무장의 트라우마가 잘 보도되어 있네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1071922551&code=940202

 

2. 사실은 대한항공의 사후대처능력에 대해서 한 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마카다미아 회항사건은 사후수습이 안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리더의 탓으로 보여요. 상황을 수습하려면 버릴 것과 취할 것을 골라내야 하는데, 그건 리더가 아니면 못하죠. 아무리 머리좋은 참모가 있어도 참모는 메모를 써줄 뿐이지 결정을 내려주거나 책임을 져줄 수는 없거든요


리더십 관련 논문은 이제까지 이런 것들을 밝혀냈습니다. 태평성대에는 조직의 리더가 능력 있으나 능력 없으나 조직의 성패에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위기가 왔을 때는 리더의 능력이 조직의 성패를 크게 가름하게 된다. 저는 이 연구결과가 갖고 있는 함의가 두렵습니다. 이 연구결과가 대한항공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 던지는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할 수록요.


2013년 KAIST장세진 교수는 대한민국 기업에 의미있는 칼럼을 썼습니다. 여기에 그 칼럼을 링크합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5/31/2013053101748.html

 


    • 지난 번 듀게 글에서는 사적인 문자가 아니라는 의견이 있었는데요

    • http://slownews.kr/35613


      "1. 압수물은 수사를 위한 자료로써 이용하기 위해 국가가 수거 보관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이지 해당 내용을 수사 종결하기도 전에 공개할 권한까지 준 것은 아니다....중략"




      이에 대한 강희철 한겨레 사회부장의 입장.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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