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백년의 고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1, 2 (민음사)를 도서관에서 빌려놓고 요즘 명상에 빠져 있어요. 

며칠 전에 한 30페이지쯤 읽었는데 뭘 읽었는지 기억이 안 나서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 할 것 같고요.


제목은 정말 마음에 드는데 (백년 동안 고독했다니... 이런 대단한 고독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읽어보고 싶거든요.)

제목이 맘에 들었던 소설이 이렇게 안 읽힌 적은 처음이에요. 

(안 읽힌다기보다는그냥 땡기지가 않아서 책을 펼치질 않아요. ㅠㅠ) 


참 안 읽혔던 책으로 밀란 쿤데라의 <농담>이 있는데 이건 50페이지쯤 읽으니까 그 다음부터는 술술 읽혔어요. 

(소설 첫 장의 시간적 배경이 모든 사건을 겪은 후 회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도대체 무슨 소린지 갈피를 못 잡았던 것 같아요.) 

뒷 부분을 읽고 나서 처음 50페이지를 다시 읽으니 이해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해 못하면서도) 앞부분에서 그만두지 않고 계속 읽은 걸 참 잘한 일로 기억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 <백년의 고독>도 읽어나가다 보면 갑자기 재미있어지는 순간이 올 것 같은데... 올 것 같은데...   

제가 책을 펼치려면 이런 막연한 기대 말고 뭔가 확실한 믿음이 필요해서요. ㅠㅠ 


"XX 페이지까지만 읽으면 신세계가 펼쳐져요."라든지 

"OO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이니 이 인물에게 집중하세요."라든지 

"이 소설을 끝까지 다 읽고 나면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돼요."라든지 

뭔가 구체적이고 강력한 동기 부여가 있으면 금방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물론 "XX 페이지까지 읽어도 별 감흥이 없으면 안 됐지만 쭈욱 그럴 걸요."라든지 

"꾸역꾸역 다 읽고 난 후 별로 기억나는 것도 없으실 텐데요."라는 잔인한 댓글도 괜찮아요. ㅠㅠ  

(빌린 책을 자꾸 연장하지 않고 즉시 반납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겠죠. ㅠㅠ)  


아니면 그냥 다른 책으로 갈아타라는 조언도 환영이에요.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이 대단한 사랑 이야기라는데 그냥 그걸로 갈아탈까도 생각 중이거든요. 

(그 소설은 <백년의 고독>보다는 잘 읽힐까요?) 


읽어보신 분들의 격려 혹은 채찍질(?)이 필요합니다. 


    • 억지로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요..저는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이런 신비로운 느낌의 이야기를 좋아하거든요.

      • 영화를 보거나 소설을 읽을 때 제가 어떤 이야기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가를 생각해 보는 것도 꽤 흥미로운 일인 것 같아요.


        홍차님은 저에게 부족한 신비로운 이야기들에 대한 수용력을 갖고 계신 것 같아 부러워요. ^^ 

    • 그렇게 안 좋다면 꼭 읽어야할 이유가 있나 싶네요. 

      • 웬만큼 읽다가 맘에 안 들어 그만두면 미련이 적을 텐데 (눈곱만큼 읽고나서) 읽기가 싫으니 그게 문제예요. ^^ 


        억지로 읽다가 대박이 난 경우도 있어서 얼마큼 읽은 후 포기해야 하는지 가늠을 못하겠는 것도 문제고요.   

    • <백 년의 고독>은 처음에 등장인물들 이름이 길고 복잡한 데다, 부자가 같은 이름을 공유하는 바람에 헛갈리고 해서 몰입이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저라면 가족 관계도를 그려가며 보시길 추천드려요. 일단 고비를 넘기고 나면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그리고 조구호 번역이 만연체에 가까운 원전에 충실한 번역이라 더 안 읽힐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런 경우라면 일단 안정효 판으로 읽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요. 그리고 <콜레라 시대의 사랑>이 더 잘 읽히긴 합니다. 기본적으로 한 남자의 순정을 다룬 스토리라 더 단순하니까요.

      • 이 댓글을 읽고 <백년의 고독> 가족 관계도를 구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인터넷을 뒤졌더니 


        민음사 책 첫 페이지에 잘 나와있다고 하더라고요.  


        갖고 있는 책을 펼쳐보니 과연 첫 장에 가계도가 번듯하게 나와 있군요!! orz 


        (호세 아르까디오의 아들도 호세 아르까디오, 그 아들도 아르까디오여서 머리가 아리까리하긴 하지만요. ^^) 좋은 방법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전반부의 아우렐리아노 대령의 활약 부분"을 메모해 놓고 1차 결단 지점으로 정해야겠어요. 


      이런 구체적인 조언, 좋아합니다. ^^

    • 재밌으려고 보는 게 소설인데 재미없으면 세상에 많은 다른 책 봐도 되지요. 근데 어느 작품이든 단편 아니고서야 특히 번역작이면 초반부터 뇌에 좍좍 붙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초반에 한두 챕터는 일단 버티기로 꾸역꾸역 읽다가, 그러다보면 익숙해지고 무슨 말 하는지도 알겠고 재미도 생기고 그렇더라고요 저는

      • 요즘 집중력도 떨어지고 인내심도 부족해져서 초반에 버티며 읽는 게 잘 안 돼요. ㅠㅠ 


        나중에 늙어서 책 많이 읽을 수 있게 지금부터 초반 버티기 근육을 만들어 놔야 할 텐데요. 

    •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절반을 읽는데 장장 6개월이 걸렸고 나머지 절반은 거의 6시간만에 읽었습니다. 악명 높은 이름 돌려막기 때문에 이 놈이 저 놈 같고 저 놈이 이 놈같아서 처음부터 다시 읽기를 여러번, 결국 머릿속에서 완벽한 연대기를 정리하는 걸 포기하자 신기하게도 책의 내용이 보이더라고요. 그러고 나니 터무니없는 허풍에서부터 신랄한 농담들까지 와 이 책이 이렇게 재밌었나 하면서 정신없이 읽어내려갔습니다. 


      저는 마르께스 첫 책으로는 언제나 단편집 '꿈을 빌려드립니다', 장편을 원한다면 '사랑과 다른 악마들'을 추천하곤 합니다. 이 두 권은 진입장벽이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을만큼 그냥 대놓고 재미있고 잘 읽히는 작품들이고, 여기서 이 작가의 매력을 알고나면 더 길고 무거운 다른 작품들도 접근하기 쉬워질 거예요.

      • 저는 역경극복 스토리에 쉽게 마음을 빼앗기는 사람도, 덩덜아 역경극복 의지가 불끈 솟아오르는 사람도 아닌데 lonegunman님의 댓글을 읽고 나니 갑자기 이 책을 계속 읽고 싶다는 열정이 불타올랐어요. ^^


        다른 책들도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해하기 어려우면 이사벨 아옌데의 영혼의 집을 먼저 읽으세요. 이해하기 쉽고 신비로운 면도 있고..명작입니다.

      이거 읽고 난 뒤 마르께스 작품 보면 달리 보일거에요.


      너무 영미 그리고 일본문학에 편중되어 있죠. 자만하고 있지만 우리가 결국 개구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깨닫기 위해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 생각해보니 남미 작가들 소설 중에 읽은 게 거의 없네요. 


        아, 저의 독서는 편향되어 있었어요!! 이 책을 끝까지 읽어서 얼른 균형을 잡아야겠어요. ^^


        아옌데의 <영혼의 집>도 기억해 놓았다가 <백년의 고독>이 끝내 안 읽히면 순서를 바꿔볼게요. 

      • 이사벨 아옌데의 <영혼의 집>! 제가 전에 이거 영화로 보고 넘 매력적이어서 책으로 읽다가...영화의 간략함이 마음에 들어 더 이상 읽는걸 중단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우리가 너무 영미와 일본 소설에 편중되어 있다는 지적에는 공감합니다.^^
        • The House of the Spirits (1993), http://www.imdb.com/title/tt0107151/?ref_=nv_sr_3


          아니 이 영화는 얼마나 대단한 영화길래 제레미 아이언스, 메릴 스트립, 글렌 클로즈, 위노나 라이더가 나오나요??


          책이 안 읽히면 이 영화나 찾아봐야겠어요. ^^ 

          • 감독은 '정복자 펠레'의 빌 어거스트이고


            위의 배우들에 더하여 안토니오 반데라스,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아민 뮬러-스탈 이 출연합니다.

            • 사실 바네사 레드그레이브와 아민 뮬러-스탈은 누구신지 잘 몰라서 찾아봤는데요. ^^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네요. (책 얘기 하다 덤으로 영화배우도 알게 되니 좋아요. ^^) 


              바네사 레드그레이브가 나온 Morgan, Isadora, Julia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 전 농담은 되게 재미없게 봤고 백년의 고독은 재밌어서 두번 봤는데, 이걸 그렇게까지 꼭 읽어야 한다고는 생각 안합니다. 그냥 읽고 싶은 책 읽고 싶을 때 읽으심이...;;

      • 밀란 쿤데라 책은 읽는 사람의 컨디션에 좀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예전에 <불멸>을 빌려서 처음 몇 페이지 읽고 영 안 읽혀서 그냥 반납했는데 


        나중에 빌려서 읽으니 처음부터 무지하게 재미있더라고요. 


        <백년의 고독>은 벌써 세 번째 빌리는 거라 더 이상 물러날 곳이;;; 

    •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긴 하네요. 전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안읽히는 거 꾹꾹 참아가며 겨우 읽은 반면에 백년의 고독은 이야기가 흥미로워서 술술 잘읽히던데.




      아니다 싶으면 덮고 다음 책(또는 다른 일)으로 넘어가는 게 나은 것 같아요. 시험 공부하는 게 아니잖아요. 끝까지 다 읽는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억지로 읽은 책은 읽고나면 남는 것도 별로 없더라고요.

      •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일단 사랑 이야기니 잘 읽힐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것도 아닌가 봐요?? 


        지금은 듀게분들의 격려로 의욕이 하늘을 찌르는 상태라 조만간 <백년의 고독> 1권을 격파할 기세이긴 합니다만 다시 좌절하게 되면 얌전히 책 반납하고 나중에 한 번 더 시도해 봐야죠. ^^  

    • 저는 이거 안읽었는데요. 천명관의 <고래>가 여기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들 그러던데 맞나요? 고래는 꽤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 저도 <고래>는 재미있어서 책 붙잡고 순식간에 다 읽었어요. ^^


        검색해 보니 천명관 작가가 직접 영향 받았다고 말한 적은 없는 것 같고 그냥 그렇게 느낀 독자들이 좀 있는 것 같아요. 


        <백년의 고독> 읽으면서 <고래>와 유사한 점이 있나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겠어요. 

    • <백년의 고독>이라...

      저는 이 작품에 아무런 재미를 못느꼈고 감정이입도 못했지만 그래도 일단 읽기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결국 다 읽긴 했어요. 정말 지루하고 의미 없는 독서경험이었죠. 다시 읽어보면 뭔가 새로운 점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ㅠㅠ
      • 낭랑님조차 재미 없게 읽으셨다니 갑자기 불끈 힘이 솟네요. ^^ 


        다 읽을 때까지 지루하고 재미 없어도 저와 같은 걸 느꼈던 동지가 있어서 기쁠 것 같아요. ^^

    • 저랑 똑같은 고민이라니!!!


      제목에서 오는 기대감과 신비로운 얘기가 펼쳐질거라는 느낌적인 느낌에 덥석 집었는데,


      그놈의 이름때문에 몇페이지 넘기기가 힘드네요-_-


      길고 안 외워지는 이름이 싫어서 판타지 소설도 많이 안 읽는 편인 인간에게


      이런 크나큰 시련이....ㅠㅠ


      저는 몇페이지까지 읽다 말았는지도 망각했을정도로 그냥 포기해버리고


      눈에 안 보이는 쪽으로 치워버렸;;;;


       

      • 듀게에 글을 올리고 나면 역시 나는 혼자가 아니었어!! 하는 느낌에 감격스러워요. ㅠㅠ


        저도 안 외워지는 이상한 이름들 나오는 판타지 (소설은 커녕 영화도) 잘 안 보는 사람이라 


        이런 책이 너무도 큰 시련이에요.  


        그런데 신기하게 "이런 영화 보는 게 괴로워요"라는 글을 듀게에 올리고 나면 


        그 영화가 술술 잘 보여서 혹시 책도 그런 약빨을 받을까 기대 중이에요. ^^  

        • 특히 국내 판타지, 서양 배경의 판협지라고 하죠? ㅋ 정말 이름이나 지명이 머리에 안들어오더라고요. 당연하죠. 그냥 판타지랍시고 아무거나 막 갖다가 지어서 붙여댄거니...--;;
    • 플로우를 타고 즐기면 됩니다.

      • 헉, 이 말씀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는데... 


        당장 이해가 잘 안 돼도 그때 그때 재미를 찾으며 슬그머니 넘어가라는 말씀으로 이해해버릴게요. ^^ 

    • 책이라는 게 나와 맞는 때가 있는 물건이니 지금 안 읽히면 애써 꾸역꾸역 읽지 마시고 그냥 다른 책을 읽으시길 권합니다. 시간이 지나서 다시 빌려 보면 그때는 또 느낌이 나와 잘 맞아서 책장이 술술 넘어가기도 하지요. 

      • 책도 인연이 있어야 만나지는 것 같아요. 사거나 빌린다고, 심지어 다 읽었다고 해서 


        그 책을 제대로 만났다고 할 수도 없는 것 같고요. 


        그래도 이 책과는 벌써 세 번째 만남인데 이게 계속 비껴가는 만남이어서... orz  


        이제는 나에게 좀 읽혀주렴, 나를 좀 만나주면 안되겠니, 하고 엉겨붙고 싶어요. 

    • 제 경우엔 백년 동안의 고독 자리에 롤리타나 보봐리부인을 넣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읽으면서 이렇게 괴로운데 왜 꾹 참고 읽어야 하지?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었죠. 그런데 수월하게 읽히는 책도 좋지만 이런 책도 매력있더라구요. 마지막 장을 끝내면 내가 뭔가 넘어섰구나..란 마음이 들고, 스 작가의 두 번째, 세 번째 작품은 더 편하게 받이들일 수 있구요. 저는 끝까지 꾹 참고 다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 저는 영화 <롤리타>를 참 재미있게 봐서 소설도 술술 읽힐 줄 알았는데


        민음사 번역은 이상하게 안 읽히더라고요. 재작년에 나온 문학동네 번역은 잘 읽혔고요. 


        (가끔은 새로운 번역을 기다리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듀게에는 책을 열심히 읽는 분들이 많으셔서 저도 덩달아 열심히 읽고 싶어져요. ^^  

    • 그런 이유 없어요. 하지만 전 고등때도 그 책이 참 재미있었어요. 특히 끝까지 읽어야 그 책이 느껴져요.

      • Poem II 님처럼 <백년의 고독>을 재미있게 읽었다는 분들 때문에 


        제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자꾸 시도하는 것 같아요. ^^ 


        그것도 고등학교 때부터 재미있었다니!! 어쩐지 억울해요 억울해. 


        (일단 제가 끝까지 읽어보고 난 후 다시 얘기하기로 하죠. ^^)  

      • 그냥 문장을 읽으면서 내용과 문체가 숨막히게 하고 절로 숨이 차는데 " 숨 한 번 돌리지 않으면서" 라는 말이 들어 있습니다. 천재 아닙니까!
      • 이런 만연체 문장 재미있어요. O.O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면 의외로 재미있게 읽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렇게 구체적인 기준, 좋아합니다. ^^ 

      • 헉..깜놀했지만 오기로 이해했어요 ㅋ
    • 전 대학교 때 문학수업 시간 주교재였기 때문에 읽었는데 교수님이 강의를 잘하셔서 그렇기도 하고


      대학생때는 그 "마술적 리얼리즘(?)"이 저한테도 매력이 있었네요. 리포트도 썼고 자세히 여러번 읽었어요.


      그러나....지금은 못 읽을거 같아요.

      • 산호초님 같은 인문학도들, 부러워요. 


        읽기 힘든 시나 소설들, 어떻게 읽어야 할지 가르쳐 주는 사람이 있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시험 치지 말고 성적 같은 거 매기지 말고요. ^^) 

    • 태어나서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 중에 하나입니다! 적어도 열번은 넘게 완독했던 것 같고, 심심할때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도 늘 경이로와요.


      처음 읽으실때는 복잡한 가계도를 한번에 머리에 넣으려는 노력보다는 그냥 환상적인 묘사나 극단적인 사건들 그 자체를 즐기면서 읽으시면 더 좋을 것 같고요,


      그래도 책이 잘 안읽히신다면 우르술라나 아마란따 같은 인물에 감정이입을 해가면서 읽어보시는 것도 좋으실 것 같아요.

      • 책은 결국 혼자 읽는 것이지만 다른 분들의 응원을 받으며 책을 읽을 때는 느낌이 다른 것 같아요. 


        어제까지만 해도 이 책을 읽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괴로워하는 햄릿이었는데 


        오늘은 이상한 이름들, 황당한 이야기들 다 나와 봐, 몽땅 읽어줄게, 뭐 이런 열정 돈키호테가 됐다고 할까요. ^^


        (아리따울지는 모르겠지만) 우르술라 아가씨를 가슴에 품고 끝까지 달려볼게요. ^^  

    • 사람들이 정말 다르다는걸 느끼네요. 전 대학때 아주 재미읽게 읽었어요. 너무 재미있어서 하루 이틀? 안에 다 읽은 기억이 있는데.


      억지로 읽는거 추천하지는 않지만 암튼 이 책은 저에게는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


       


       

      • 앗, 조이스님이 그 (제임스) 조이스님이라면 요 윗 동네에 <율리시스> 못 읽고 괴로워하는 사람들한테도 가보세요. ^^


        율리시스 관련 다양한 동아리들이 만들어지고 있더라고요. 


        그 위의 '나는 끝까지 손도 안 뻗는 고전' 관련 댓글을 보면 정말 사람들은 취향이 다 달라서 


        쉽게 읽히는 책과 절대 안 읽히는 책도 제각기 다 다른게 참 재미있어요.   

    • 이 글을 쓰고 다음날 갑자기 일이 생겨서 바쁘다가 오늘 저녁에 드디어 1권을 읽기 시작했는데 30페이지까지 2번 읽고 50페이지쯤 되니까 (좀 야한 얘기가 나와서 정신 집중이 되면서) 술술 읽히기 시작했어요. (지금 150페이지를 넘겨서 반쯤 읽었어요.  v^__^v ) 


      웃기는 만담을 늘어놓는 (때때로 야한 장면이 나오는) 황당한 무협지를 읽는다는 기분으로 책을 읽으니 재미있게 잘 읽히는 것 같아요. 


      호세 아르까디오 부엔디아의 아들이 호세 아르까디오, 그 아들이 아르까디오인 걸 명심하고 읽기 시작하니 헷갈리지 않았고요. 


      이렇게 특이한 책을 읽을 때에는 책에 맞춰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도와주신 분들께 일단 사분의 일은 성공했다는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다 읽게 되면 간단하게라도 소감문을 올릴게요. ^^


      ===========================================


      지금 2권 중반쯤 읽고 있는데 175페이지 첫째 줄에서 시작된 문장이 179페이지 셋째 줄에서 끝나네요. ^O^


      이런 건 기록해 놓을 필요가 있겠어요. (소설에서 가장 긴 문장 5위 안에는 들 것 같은데요??)


      솔직히 1권이 의외로 흥미진진해서 2권은 좀 심심한 느낌이에요. 


      ===========================================


      드디어 1, 2권을 다 읽었어요. 


      1권은 좀 느긋하게 읽었는데 2권은 할 일이 있는 상태에서 약간 초조한 마음으로 읽어서 그런지 1권이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1권은 대부분 누워서 읽었고 2권은 대부분 앉아서 읽어서 그랬는지... 2권도 누워서 읽어야 했어요.) 


      1권에서는 누구의 아들, 손자 정도까지만 나오는데 2권에 가서는 증손자, 고손자 이렇게 관계가 복잡해지고 이전에 있었던 일들을 기억해 내야 해서 좀 피로한 감도 있었고요. 


      그래도 민음사 번역자께서 가계도는 정말 잘 올려주신 것 같아요. 이거 없었으면 끝까지 못 읽었을 듯. 


      개인의 고독에 대한 얘기는 그다지 심도 깊게 나오지 않았지만 다 읽고 나니 이상하게 고독해졌어요. ^^ 


      오랜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반복되어 나타나는 이름들, 그래서인지 비슷비슷해 보이는 사람들, 되풀이 되는 통제불가능한 이상한 행동들을 계속 보다가 어느 순간 이야기가 갑자기 끝나 버리니까 지켜보던 사람이 홀로 남아 외로워진다고 할까, 뭐 그런 기분이에요. 


      왁자지껄하고 우스꽝스러운 인형극을 한참 보다가 갑자기 인형들이 다 사라지고 막이 내려졌을 때 혼자 남은 관객이 된 기분이에요.




      신이 있다면, 그리고 신이 모든 인간을 똑같이 아주 많이 사랑한다면, 그 신은 참 외롭고 슬플 것 같아요. 


      어느 누구의 편을 들지도 못하고, 그들로부터 눈길을 돌리지도 못하고, 그들이 서로 미워하고 싸우고 고통받는 모습을 끊임없이 지켜봐야 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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