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토토가를 보고
* 90년대에 10대, 20대의 대부분을 보낸 사람들에겐 무척이나 반가운 방송이었겠죠. 호평이 많았고, 저 역시도 굉장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요즘 음악", 아이돌이나 걸그룹 중심의 가요들에 대한 비하나 폄하의 정서를 발견할 수 있다는게 참 흥미롭네요.
온오프 주변에서 발견했지만 당장 제 자신도 마찬가지에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걸그룹 지겨웠는데......
그러나 90년대 노래들 역시 "댄스음악 일색" "노래(가사)에 깊이가 없다"라는 평을 듣기가 일수였던걸로 기억하곤 아, 이게 꼰대질의 매커니즘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거에 대한 향수와 맞물린 현재의 흐름, 혹은 현재 자체에 대한 폄하.
물량면에서야 산업자체의 덩치가 커진 지금보다는 작을겁니다.
그러나 당시에도 많은 아이돌, 댄스가수들이 순위권을 장식했죠.
이번에 무도에서 섭외하려 했다는 HOT가 그 대표적인 케이스고, 섭외된 곡들의 태반이 댄스곡이었죠고요
그럼에도 90년대 역시 많은 장르들이 폭넓게 사랑받았고, 좋은 곡들이 많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한 2025년쯤엔 아이엄마가 된 아이유가 3단고음을 지르고, 소녀시대가 다만세를 부르며 발차기하는 순간이 올지도.
엄정화가 토토가에서 노출 없이 손짓 몸짓(?)만으로 섹시함을 과시하며 관객을 사로잡았다며 노출로 승부하는 요즘 걸그룹들은 보고 배워야 한다는 기사를 보니 이것이 바로 꼰대구나 싶더군요. 한창때 엄정화는 요즘 걸그룹들보다 노출을 많이 하면 많이 했지 적게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 노골적인 섹스어필로 제일 지탄받던 가수가 엄정화였고요.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데다 그것도 녹화를 하루이틀 앞두고 급하게 출연이 결정된 상황에서 노출이 많은 의상은 입을래야 입을 수가 없는 것인데(그런 의상을 입고 나오려면 준비가 많이 필요하죠.. 신체 사이즈에 맞게 손도 봐야 하고 몸매 관리도 해야 하고요) 그냥 들입다 끼워맞춰서 '요즘 젊은애들'을 대상으로 한 훈계질을 늘어놓고 거기에 동조하는 광경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이상했어요. 그렇게 먼 과거의 사람도 아닌데 말이죠.
뭐 7-8년 지나면 2000년대 초반을 추억팔이 하면서 소몰이와 아이돌 후크송을 틀어주겠네요.

이 뮤비에선 댄서분의 표정이 좋았고 엄정화의 마지막 노출도 좋았죠.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이번 토토가나온 가수나 노래들 예전에도 한번도 좋아해본적 없긴해서 인지 좀더 냉랭하게 이번일을 보게 되더군요.
깊이 없기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지만 가사는 그래도 예전이 더 낫다고 할 수는 있겠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