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적평형 독서모임 12월 송년회 후기

어쩌다보니 잠실역에서 계속 모임을 하게 될 것 같아 범강남권 독서모임이 된 동적평형 독서모임의 후기입니다. ㅎㅎ 오늘은 야근 괴물에 잡히신분들과 컨디션 난조를 보이신 분을 제외하고 열네분이 모여서 가열차게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다가 돌아가 주셨습니다. 


일단 송년회니만큼 가벼운 스파클링 와인과 치킨을 베이스로 깔고 주전부리와 귤을 사이드에 놓은 다음. 각자가 가져온 음식을 나누는 훈훈한 시간을 가질 계획이었으나.. 못오신 분도 계시고 제가 돈계산을 잘못했는지 음식도 술도 음료수도 너무 많더군요. 다 먹기전에는 못간다는 협박으로 거의 해치우긴 했지만 오병이어의 기적을 간접 체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의 주제도서는 아트 슈피겔만의 쥐였습니다. 유대인 학살을 다룬 만화기도 하지만 수전노라 불러도 마땅할 아버지와 갈등하는 만화가 아들의 자전적 독백이기도 합니다. 유대인들은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이기도 하고 작가는 중간에 서서 특유의 시선으로 촘촘하게 몰입감있는 만화를 그려냈죠. 상당수가 읽기에 저처럼 불편하다는 감상을 주셨고 유대인 학살보다는 현재에 아버지와 갈등하는 아들의 모습에 집중하는 느낌이기도 했습니다. 파시즘이 지배하는 시대의 우울을 현시점에 비춰보는 시각도 있었고 어릴때 읽었던 것과는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분도 많으셨어요. 은은한 캐롤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유대인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묘한 아이러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주제도서 정리를 마치고 다음 도서 선정에 들어갔습니다. 아래는 각자가 추천해주신 책과 간단한 사유, 득표수와 다음달 선정 도서입니다. 


1. 소설가의 일_김연수 : 김연수 작가를 원래 좋아하신답니다. 에세이집이라고. 5표

2. 화성의 타임슬립_필립 K 딕 : 사놓고 뜯지도 않은 전집의 1권이라고.. 8표

3. 닥터 지바고_보리스 파스테르나크 : 겨울이라서..5표

4. 삶의 격_페터 비에리 : 인간으로써의 존엄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책이랍니다..5표

5. 개는 말할 것도 없고_코니 윌리스 : 재미있는 타임슬립물이라고.. 5표

6. 에덴의 용_칼 세이건 : 저자의 이름이 주는 무게가 있습니다.. 5표

7. 워킹푸어_데이비드 K 슈플러 : 추천 사유가 생각이 나지 않는 유일한 책이군요..1표

8. 미생_윤태호 : 국민드라마의 원작..3표

9. 내 술상위의 자산어보_한창훈 : 전작인 내 밥상위의 자산어보 후편격인데.. 술에 대한 진지하고 술꾼다운 접근이 좋습니다..6표

10. 대한민국 원주민_최규석 : 최규석 작가의 자전적인 만화_4표

11. 광기와 우연의 역사_슈테판 츄바이크 : 역사의 중요한 장면을 옴니버스 식으로 다룹니다..9표

12. 경마장의 오리나무_하일지 : 첫문장이 인상적이라고..3표

13. 대성당_레이먼드 카버 : 작가의 이름이 모든걸 설명해줍니다..4표

14. 인간 실격_다자이 오사무 : 나이들어 읽으면 어떤 느낌일지..4표


보시는바와 같이 광기와 우연의 역사가 1월의 주제도서로 선정되었고.. 발제자는 찻잔속의 태풍님이십니다. 


오늘 모이신 분들 모두 모두 반갑고 즐거웠구요. 돌아가실때 뭐라도 하나씩 들고 가시는 걸 보니 괜히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편히들 주무시고..조만간 번개에서도 뵈요. 감사했습니다. ^^


PS : 오늘 회비 입금하고 못오신 분들은 송년회 준비에 돈이 좀 많이 들어간 관계로.. 환불은 어려울 것 같고.. 다음 회비 걷을때 조금씩 할인혜택을 드릴까 생각중입니다.-_-;; 다음에는 꼭..^^

    • 닭이 너무 많아요...... (배불링불링)
      • 너무 많이 드신거죠.. (물론 그러고도 많이 남았지만..)

    • 읽다가 잘 이해가 안 돼서 "유대인들은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라는 말은 피해: 홀로코스트, 가해: 팔레스타인 문제를 말하는 건가요? 



      • 그 얘기 아닌가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 네 본문에 자세한 맥락을 생략해서 부정확하게 다가온지는 모르겠으나 실제로 나치와 협력한 시오니스트들도 있었고 그 보상금을 받아 횡령한 단체부터 현재 팔레스타인 문제까지 얘기를 조금 했었더랬습니다.

      • 러프하게 말하자면 그럴수도 있지만 참석자중에 홀로코스트 산업이라는 책에 대해 언급해주신 분도 계시고 실제로 시오니스트들이 팔레스타인에 정착하기위해 나치와 뒷거래를 했다거나(동족을 팔아 돈을 챙긴거죠) 전후 막대한 배상금을 지도층이 착복하고 불쌍한 유대인 이미지를 퍼뜨리면서도 인종 차별에 제일 적극적이라는 논의도 오갔습니다. 일제에 부역하고 지금도 잘살고있는 국내 지도층 인사들도 떠오르죠. 차기 대권후보인 분도 계시고.. 한국인들이 일제 치하의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동족을 향한 착취와 수탈의 가해자이기도 한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물론 베트남 전쟁에서의 가해자 역할과는 별도로 말이죠.
    • 홀로코스트 산업, 그 책은 박노자 선생의 글을 읽다가 알게됐죠. 그 책을 쓰신 분은 미국의 대학 교수직에서 해임됐다고 들었어요. 더불어 그 책의 저자나 박노자 교수도 유태인이란걸 알게됐고.

      그런데 이런 문제는 어떤 사회, 국가에도 있는 문제라 별로 놀랍진 않습니다만....그것 때문에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에 대한 악영향까지 보여서 저는 최근에 그런게 신경이 쓰이더군요.-.,-
      • 유태인들도 그렇고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정치적 경제적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집단의 역사적 건전성, 도덕성,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일상이 똥통으로 빠지는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이런 문제가 어느 사회나 국가에도 있는 것이긴 하지만 최소한 어떤 것이 옳은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 교육, 되풀이하지 않기위한 청산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지..라고 하면 제2, 제3의 홀로코스트와 식민수탈이 올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착취자의 편에 붙으려고 할거예요. 학습효과가 있으니까요. 희생자에 대한 연민도 중요하지만 가해자와 착취자에 대한 처벌과 응징이 선행되지 않으면 인류의 역사 또한 똥통으로 쳐박힐거구요. 이유없이 희생당한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애도와 위로도 중요하지만 문제는 그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 건데.. 요즘 우리 사회를 보고 있으면 아예 내부 분열을 부추기는 분위기죠. 당연히 분열되어야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런건 더 말할 나위가 없구요.  

        • 절대 동감입니다. 답답한 현실이긴 하지만...그래도 나갈 길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저는 대학 신입시절에 이 만화를 봤었는데 제 동아리에 나치-히틀러 추종자 같은 애가 있어서;; 참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 친구는 거기다 밀리터리 매니아였는데, 나중에 웹의 밀리터리 게시판을 좀 들락거렸더니 그 동네에는 이런 부류의 네티즌들이 가득 가득 하더군요;; 걔네들 대부분은 물론 새끼 파시스트들이었고요.

      이들 중 몇이 일베충일까 싶은데...아마도 대부분일것 같다는 생각이-.,-
      • 유태인들은 박멸해야할 더러운 쥐새끼라는 시각이죠. 유태인을 쥐에 비유한 이 만화가 용감한 이유는 그 지점에 있다고 생각해요. 세상에 제일 무서운게 파시즘이고.. 제일 두려운게 파시즘에 경도된 폭력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베충은 다른 맥락에서 더 넓은 범위에 걸쳐 있다고 생각하는데 네오나치를 표방하는 스킨헤드라면 차라리 무시하고 말 수준이겠지만.. 일베충은 평소에 자기가 일베하는 것조차 어디 가서 떠들지 않죠. 그래서 무섭습니다. 가면쓴 소시오패스들이 주변에 드글거린다고 생각하면.

    • 그리고 그 친구는 이 만화 <쥐>에 대해 비판적이었어요. 현재 유태인들이 미국에서 누리고 있는 우월한 지위나 팔레스타인에서 저지르는 학살극 얘기를 하면서 유태인들이 악마같은 종자들이고 히틀러와 나치 정권은 제 할 일을 했다는 거죠;;

      이건 뭐...그 친구 의견은 너무 잘못된데다가 앞뒤도 안맞아서 어떻게 손 볼 여지도 없는터라 제가 그 당시에 참 어처구니 없게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 그 당시 제가 가장 당혹스럽게 생각했던 것은 그 친구의 그 '비아냥'과 '비웃음'이었죠. 인권과 민주주의 혹은 정의에 대한 천연덕스러운 비웃음이요.;;

      이게 참 무서운게, 일단 이렇게 비웃음으로 치고 나가니 순간 우리가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한 모든 것, 바로 인간다움과 타인에 대한 존중에 기초한 우리의 사회적 가치와 도덕이 바로 한 순간에 똥폼 잡는 웃음거리가 되어 구석에 쳐박히더라는 겁니다;;

      일베충들은 이걸 '씹선비' 혹은 '선비질'이라고 하던데...-.,- 참으로 비웃음의 힘은 대단하더라구요.

      그냥 한 순간에 논리의 힘을 박살내는 위력이 있다는....--;;
    • 제 어머니도 유대인 학살보다는 현대의 아버지와 아들의 세대 갈등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셨죠^^

      특히 아버지가 어떻게든 아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보이고 정을 주려고 하는데 아들이 그럴 때마다 폭발하는 에피소드들에 열광하셨어요ㅋㅋㅋㅋ 한 마디로 정말 공감된다고...^^;;
    • 저희 부모님만의 특이한 점이긴 한데, 이 양반들은 어찌된 셈인지 70대 노인이 된 지금도 '부모 마인드' 보다는 '자식 마인드'를 갖고 있답니다;;

      자식된 입장에서 정말 신기한데...여튼 두 분 성향이 다 그래요.;;

      드라마를 보거나 뉴스를 듣더라도 부모 입장보다는 자식들 입장에 감정이입을 더하고...

      여튼 어떨땐 짠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성장과정에서 부모님들께 별로 받지 못한 사랑이나 돌봄이나...뭐 그런것들이 노인이 된 지금까지도 지속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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